"해외토픽감으로 소개되는 그런 폭력이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격렬한 노사대립과 거리의 불법시위, 그리고 북한 핵을 꼽았습니다. 노사문제나 불법시위 문제를 개선한다면 그만큼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지난 60년은 민주화의 역사였고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눈부신 산업화에 못지않은 세계적인 자랑거리였습니다. 이번 국회의 폭력사태는 그런 우리의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습니다." "인기발언이나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는 여러차례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꿈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류국가는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만은 아닙니다. 존경받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우 받는 세계 시민이 되는 나라가 바로 제가 꿈꾸는 선진일류국가입니다."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라든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룩한 민주주의'라는 말은, 과거 정권들이 국민의 말을 안 듣고 언론이 정부의 선전만을 내 보내어 언로가 막힌 대중을 길거리에서 의사표현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그렇게 쏟아져 나온 시민들을 몽둥이로, 총칼로 찍어 누르면서 폭력적인 충돌이 발생하고 그러면서 정권이 한발씩 양보하는 과정이 몇십년간 반복되어 현재의 민주적 절차들이 확립되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말로 이해해도 되는 것일까? 적어도 그가 말한,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말은, 촛불과 피켓만을 들고 거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몽둥이로 패고 군화발로 밟는 폭력 해산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불법시위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치스한나라 당 정권의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의 [합법시위]가 가능한지 부터 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합법시위를 하려면, 신고제이지만 우선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운이 좋아 허가를 받으면, 해 지기 전에 사람이나 차량 통행이 없는 곳에서 소음을 내지 않고서 조용히 얼굴을 드러내 놓고 풍선 등의 위험한 물건을 지니지 않고 해야 한다. 보통 혼잡한 교통 소음이 85dB인데, 주거지역에서는 65dB, 기타지역 80dB을 넘는 소리를 내면 아니된다. 요약하면,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도 듣지 않도록, 혹시 보는 사람이 있으면 누가누가 참여하는지 얼굴이 보이도록 시위를 하여야 한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 길거리에 모인 엄마들이나 백악관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이나 철거에 앞서 보상금을 협상하려는 사람들이나 다 같이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우 받는' 것이 '선진일류국가'라고 알고 있는데, 때리고 잡아 가두고 죽이면서 '일류국가' 운운하다니 역설적이다. 모르긴 몰라도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낀 건 노무현이 더 했을 것이다. 적어도 그는 반대자들에게 '내 앞에 있었으면 한 대 패 주었을 것'이라든지 '떼쓰면 된다는 의식을 버리라'든지 하는 헛소리는 하지 않았다. '북한 핵'이 우리나라의 '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면 어째서 그런 깡패들을 자극해서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하고 개성공단을 휴무 상태로 만들며 외국인 투자 자본을 걷어가게 하는가?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이건 남 탓 하면서 총통대통령 자신이 내 뱉을 말이 아니다. 춧불 집회 탄압, 미네르바 체포 수사, 조중동 불매운동 3년형, 이 모든 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고 이게 다 자기 탓임을 어서 깨달아야 한다. 소위 '소통'한답시고 이런 지령하달 방식의 선전 방송이나 할 게 아니라 하다 못해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 한번이라도 마음을 열고 차근차근 읽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