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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게 소설) 흐름.
게시물ID : dungeon_6563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사우사냥냥
추천 : 1
조회수 : 2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23 21:43:37
던파로 귀환하고 나서 운이 척척 붙었다.

빠르게 안톤레이드를 가고

단톡방에 있는 던창 친구들을 제치고 

제일먼저 방어구 풀셋을, 제일먼저 루크레이드로 입성을 했다.


그러나 어느날

운이 끊겼다.

한달에 가까운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 나오는 날도 있었고

하루종일 본 빔이 호룡담 하나 였던 날도 있었다.


한참을 무기력증에 빠져있던날

안 되겠다 싶어서 무당을 찾아갔다.

- 요즘 일들이 원하는대로 안 풀리지? 예전엔 원하는대로 척척 뚫렸었지만 말이야.

- 니가 곳간을 열어놨을때 하늘이 너에게 온갖 곡물들을 다 줬는데, 니가 쌀만 필요하지 콩은 필요없다고 

  곳간문을 걸어잠그니 쌀도 콩도 들어가지를 못하지.

나는 그녀가 하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무엇이 문제인지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무기력해지는 원인을 이야기 해주니 신뢰가 갔다.

"그러면 곳간 문을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곳간에 곡물을 넣는것만 곳간 문을 여는게 아니야. 곡물을 내보내는 것도 곳간 문을 여는 것이지.

내보내는 것도 문을 여는 것이다.....

- 천운은 흐름이야. 상류에서 하류로 물이 흐르는 것처럼. 너같은 욕심쟁이가 그것을 다 갖겠다고 보를세워 물고를 틀어막으면

  물은 흐르지 못하고 고여서 썩게되지. 그러면 더이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되는거야.



무언가 번쩍이는게 생각났다.

나는 돌아와서 셋트를 맞추겠다고 모아놓은 다른 방어구들을 갈아버렸다.

어차피 지금 방어구가 풀셋인데 다른 방어구 풀셋을 맞추어 봐야 의미가 없다.

원래 있던것 보다 성능이 낮은 다른 방어구들을 다 갈아버렸다.

그란디스에게 에픽아이템을 구매할만한 에픽소울이 손에 들어왔다.

나는 그것들을 초대장으로 바꿔서 헬던전을 돌았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무언가 무당에게 사기를 당한것 같았다. 배신감이 들었다.


그 에픽소울을 다 써도 나의 운은 멈춰있는듯 했다.

마치 이계던전을 아무리 돌아도 크로니클이 나오지 않아 접었던 시절처럼

그냥 던파를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우연히 길을 지나다 그 점집을 발견했다.

과연 그 이후에도 계속 안 풀리게된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갔다.

- 그 이후로도 운이 트이지 않아서 찾아온게지?

정말 기분이 나빴다. 내가 운이 트이질 않을거란걸 알고있으면서 곳간을 텅텅비게 하는걸 내비뒀단 말인가....

- 농사를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나?

"농사 라뇨?"

- 말그대로 농사 말일세. 밭일.

"물을 잘 줘야겠죠?"

- 물을 주기전에 무엇부터 해야 할 것 같은가?

"씨앗을 심어야겠죠?"

- 그래, 자네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줬어. 그것도 곳간에 있는것을 전부 다. 그러면 이제 뭘 더 해야할까?

"양분을 위해 비료를 더 뿌려야 하나요?"

-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서

"흐음.... 정말 모르겠네요. 농사를 지어본적이 없어서"

- 씨앗이 결실을 맺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네. 씨앗을 심어놓고 물한번 줬다고 왜 싹이 안나나 초조해하니 농사가 잘 되겠는가?

"그러면 이대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구요?"

- 얼마전에 경제 책을 읽었는데, 성실한데 구두쇠인 사람과 인간관계에서 돈을 잘 쓰는 사람.

  둘다 사업실패로 무너졌을때 둘중에 사람들이 누구에게 돈을 더 잘 빌려주는지 아는가?

"성실한데 구두쇠인 사람이 아닐까요?"

- 성실한 구두쇠는 타인이 이미 돈이 없는 사람. 이라는 생각에 돈을 빌려줘도 갚지 못 할 수 있다. 라는 인식이 깔린다고 하네.
  
  오히려 돈을 쓰던 쪽은 원래 돈이 많은 사람인데 일시적으로 돈이 부족한 것 일테니.... 라고 지레짐작 해서 돈을 빌려준다고 하지.

"그런데 왜 그 얘기를 저 한테....."

- 자네가 이 이야기를 듣고 오늘 친구들에게 밥도사고 선물도 사주고 돈을 잘 썼다고 해보게

  그리고 다음날 나타나서 돈 좀 빌려달라고 하면 돈을 쉽게 빌려줄까?

"아니죠."

- 그러면 자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시간....."

- 잘 알고 있고만 ! 복채는 저번에 넉넉히 받은걸로 됬네.


점집을 나오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지금까지 고민하고 무기력해지던 문제가 너무 사소한것처럼 느껴져서 였을것이라.

헬을 돌다 안 나와도 절망하지 않게 됬다. 이것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싹을 기다리는 기간이니까.

몇년을 운 없는 던파 라이트 유저 였다가 몇달 운이 트여 최종컨텐츠를 건들이게 됬는데

앞으로 더 템이 안 나오는 기간이 있다해도 결국 다시 운이 트이질 않겠는가.

운은 흐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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