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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게의 견적 사태를 보면 열정페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약스압)
게시물ID : computer_121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예천랑
추천 : 11
조회수 : 554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3/10/23 01:37:44
열정페이.jpg

 제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열정페이 계산법입니다.
왜 뜬금없이 컴게에 이런 글을 올리냐 하면...
노트북 청소 방법을 찾으러 왔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그럽니다 하하.

 열정페이와 컴게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라고 하실 분이 많으실꺼같은데,
제가 말하려는 내용은 제목에서도 이미 언급한 것처럼 컴퓨터 견적과 관련된 내용입니다.(이미 한 바탕 휩쓸고 지나간지 오래입니다만...)

 컴퓨터 견적을 짜는 일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집에서 쓸 컴퓨터 견적을 맞추기 위해 오유 외에 여러 기타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봤지만 처음보는 사람이 부품에 대해 이해하기란 참 어렵죠.
그래서 가격과 용도만 가지고 컴퓨터를 찾다보니 굉장히 고생했었습니다.

제가 하려는 말은 단지 오유 컴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컴게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지인의 부탁입니다.
특히 잘 아는 지인이 아닌 친한 친구의 선배나 혹은 후배 등 직접적인 친분이 없는 사람이 하는 부탁이 난감하지요. 
평소에는 이런 글을 보면 그냥 좀 난감했었겠다 하고 지나쳤지만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왜 해주는 거 없이 부탁만 하면서 태도는 그렇게 뻔뻔한가."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견적을 짜주는 과정에서도 짜증나는 일이 많겠지만, 그 고난과 역경을 딛고 컴퓨터를 완성하신 여러분에게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A/S지요. 

 여러 다리를 건너 당신에게 컴퓨터 견적을 부탁한 사람은 대부분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합니다.
컴퓨터의 용도는 인터넷 서핑과 게임으로 압축되지요. 
문제는 그런 간단한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외의 지식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컴퓨터에 가장 기본적인 백신 조차도 없는 경우가 많으며 수많은 엑티브X를 받아들이는 예스맨인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렇다보니 컴퓨터에 잔고장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때 떠올리는 것이 A/S기사가 아니라 견적을 짜준 바로 당신입니다.
"컴퓨터를 맞춰준 건 너니까 책임도 니가 져라"
.......네? 뭐라고요? 컴퓨터 견적 짜달라고 부탁해서 들어줬더니 하는 소리가 저 소립니다.
그 컴퓨터 쓰는 건 자기면서 관리는 견적 짜준 사람한테 해달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요?

 이 상황에서 저는 제가 처음에 언급했던 '열정페이' 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견적을 짜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컴퓨터에 대한 공부를 할 생각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일본만큼 없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필요하고 돈은 적게 쓰고 싶고....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거 보니까 조립컴이 싸다더라 하니 부탁을 한 겁니다.
그런데 컴퓨터를 쓰다보면 고장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기계가 고장이 없는 건 말이 안되죠.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 그런 고장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견적을 짜준 당신이 있기 때문이죠. 
"견적 짤 정도면 컴퓨터에 대해 관심이 많겠지? 그럼 내 컴퓨터 좀 봐줄 수도 있지 뭐. 자기가 좋아하는 거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당신에게 연락하는 겁니다. 

 이런 일이 쌓이다보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더 이상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부탁을 거절할 경우 화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는 사람끼리 그런거 좀 해줄 수도 있지, 쪼잔하게 왜 그러냐?", "니가 손보고 난 후로 컴퓨터가 더 이상해졌는데 어쩔꺼냐?"
당신의 도움은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 호의가 아니라 우리가 숨을 쉬는 것 처럼 당연한 행동입니다. 
당신의 컴퓨터에 대한 지식을 그 사람은 대가없이 이용한 겁니다. 

 왜 이래야 할까요?
분명 처음 컴퓨터를 살 때는 당신에게 부탁을 했지만, 이후에는 당신이 제발 그만 좀 불러달라고 부탁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견적을 짜달라고 한 사람의 부탁을 거절한다면 이 사람은 당신이 속해있는 무리에서 당신을 욕 할 것입니다.
"컴퓨터 좀 봐달라고 했더니 짜증내더라", "컴퓨터 좀 안다고 사람 무시하더라"
.....참 답 없는 상황이죠?

 안 그럴꺼 같나요? 이런 일은 의외로 주변에서 많이 일어납니다.
심지어 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주변에서 동조해줍니다.
당신은 세상을 살면서 죽기 전에 어쩌다가 한 번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사람의 컴퓨터를 조립해준 대가로 이런 수모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는 대사는 비단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말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앞으로 저런 부탁을 받게 된다면, 당신이 바치는 열정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늦은 시간에 갑자기 머리 속에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라 글을 써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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