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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고문관 후임이야기(스압)
게시물ID : military_32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다야
추천 : 11
조회수 : 210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10/23 14:58:19
난 GOP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화기중대 인사병이었기에 직사화기 소대와 함께 소초로 들어가지 않고 대대 본부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러던 중 물병장때 한 신병을 맞이하게 된다.
GOP에서 신병이 오면, 소초에 투입되기 전에 한 일이주일 정도 대대에서 적응기간을 가진 후 투입하게되는데,
그동안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학교도 나름 괜찮고, 똘똘했고 고향도 동향이었다.
부사수로 뽑아볼까 해서 그녀석을 눈여겨 보게된다.
그리고 나서 행정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고, 그녀석은 하고 싶다고 말하게된다.
그게 내 군생활 최대 실수였다.
 
어느날 새벽 12시경 잠이 안와서 행정반에서 지뢰찾기에 매진하며
초급 최고기록 12초를 7초로 단축하는 신기록을 세워놓고 뿌듯하게 있는데,
불침번이 나에게 다급하게 와서 말한다.
- 이병장님 인원 한명이 빕니다.
그랬다. 그 신병녀석이었다.
- 찾아라. X되기 싫으면
 
20분을 찾아 해메었지만 그녀석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30분만에 전입신병 및 휴가자 생활관에서 그녀석을 찾게 된다.
 
- 왜 여기있냐?
- 낮에 여기 갔다가 지갑을 놓고가서 찾으러 왔습니다.
- 지갑찾았냐
- 없습니다. 내무실에 있는것 같습니다.
- 알았다. 들어가봐라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지갑 찾는데 30분?
그리고 오늘 낮에는 여기 잠겨있었는데?
저녁 점호에에 당직사관이  열어논건데?
그녀석은 거기 왜 간걸까.
 
이녀석이 처음 전입왔을때 이틀간은 그 생활관에서 지냈다.
그리고 나서 우리 중대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리하기 위해 우리 내무실로 데리고 온거다.
그녀석은 내무실에 대해서 잘 알고있을거다.
전입 신병 생활관이기 때문에 그 내무실 안에는 전화기가 있다.
오늘 낮에 전화시켜달라고해서 시켜줬는데 여자친구가 연락이 안된다고 했다.
그녀석은 그곳에 전화를 하러 간 거였다.
 
다음날 일어나서 물어봤다.
- 지갑 찾았냐
- 내무실에 있었습니다
- 거기 낮에 계속 잠겼었는데 어떻게 들어가서 지갑 놓고온거냐
- 제가 착각한 것 같습니다
- 너 전화했지?
- 아닙니다
- 여자친구랑 전화했지?
- 절대 아닙니다.
- 그래 알았다
 
이런 뻔뻔한녀석. 짬밥을 내가 똥으로 먹은줄 아나..
그냥 모르는체 넘어가 줬다.
 
그리고 얼마 뒤 그녀석은 소초로 넘어가게 되었고
소초로 간지 1달만에 그녀석의 정성어린 마음에 편지 덕분에 사람들은
줄줄이 비엔나를 엮듯이 대대본부로 돌아와서 1주일을 보내고 전부 영창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석은 소초 부적응자로 분류되어 다시 대대본부로 돌아왔다. 
소초 입장에서는 좋았지만 우리는 폭탄을 맡게 되었다.
 
그녀석이 나에게 다가와 담배를 피며 조용히 말한다.
- 저는 이병장님 부사수로 가서 인사병이 하고싶습니다. 중대장 인사병 안시켜주면 대대장이고 중대장이고
다 총으로 쏴버릴껍니다.
 
난 이성적이다. 화내지 않는다.
- 그래? 정말 하고 싶은가 보구나. 내가 중대장이랑 잘 말해볼께
 
중대장에게 보고한다
- 중대장님 신이병이 인사병 안시켜주면 중대장님이랑 대대장님 총으로 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중대장님이 이새끼 인사병 시키면 저는 행정병 그만두고 바로 소대로 복귀할겁니다.
 
1시간뒤 대대장이 날 긴급하게 부른다.
- 니가 말한거 진짜냐?
- 그렇습니다.
- 미친 이등병새끼가 존x 빠져가지고 군대 잘 돌아가네
 
그 후로 한달동안 그 신병은 중대장에게 행정병이 하고 싶다고 졸랐고
행정병들은 나를 선두로 여기가 쓰레기 처리장이냐고 결사 항쟁을 하게 된다
 
특히 우리중대 인사병 같은 경우는 사람들의 생지부를 볼수 있고, 주간 병력 결산을 원래 중대장이 하지만,
인사병이 항상 대행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인사병을하면 병력관리가 개판이 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대대장 지시로 그녀석은 행정병으로 들어오게 되지만
딱히 보직은 없고 무보직 행정병이 되게된다.
 
이를 딱히 여긴 보급관은(진짜 천사였음) 왕고인 내가 결사 항쟁을 했기에
행정실 투고 교육계에 부사수로 보직을 맡긴다.
이후 얼마 안가 나도 부사수를 뽑게 된다.
 
어느날 아침에 중대장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전기 면도기 소리가 들렸다.
우리 중대에서 전기 면도기 쓰는 사람은 나 하나다.
보급관이랑 쇼부보고 보급관 실에다가 놓고 쓰는 면도기였다.
근데 소리가 들린다. 행정병들 전부 여기있는데?
행정반엔 그 신병이랑 내부사수뿐인데?

회의 끝나고 물었다
-어떤 아름다운 녀석이 병장에 전기면도기를 썼니?
둘다 안썼단다.
내가 알아내서 걸리면 책임 못진다? 나 지금 누군지 알고있는데?
둘다 자신있단다.
- 자 니들이 전기 면도기를 한번도 안써봐서 모르는데
한번도 안쓴사람이 전기면도기를 쓰면, 피부가 다 일어나게 된다.
오랫동안 전기면도기를 쓰면 피부가 단련이 되서 괜찮은데,
처음쓰면 다 일어나게 되. 자 그럼 범인은 누구?

결국 그녀석은 CSI 뺨치는 내 수사덕에 자수를 하게된고
내 부사수에게 물어봤다.
- 난 다 알고있었는데 왜 말 안했냐?
- 신이병이 제 선임이어서 말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쓸때 제가 쓰면 안된다고 말렸는데 괜찮다고 모를꺼라고 하면서 썼습니다.
- 그래 알았다 그럴꺼같았다.
 
여튼 그녀석은 GOP철수 후 페바부대에서 생활을 이어나간다
 
페바부대에 복귀한지 얼마 안되 진지보수 공사를 나가게 되었다. 난 전역을 한달남긴 말년이었기에
중대장이 대대에서 쉬라고 하지만, 여기있으면 시간 더 안가니 나가겠다고 졸라서 그럼 넌 식사추진해라
라는 조건으로 나가게 된다.
 
식사추진을 하는데 그녀석도 따라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석은 나에 뚜껑을 열리게 하는 발언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한다. 말년에 몸 움직이는건 쉽지 않다는걸.
그래서 천천히 짐을 옮기고 있는데 이숑키가 나에 면전에 대고 말한다
- 이병장님 아씨발 존나 굼뜨네 빨리빨리좀 해 이새끼야
 
귀를 의심한다. 그리고 이숑키 미쳤구나 라고 생각한다.
 
이놈도 아차 싶었는지 미안하다고 했지만 넌 끝났다 라는 말을 전해주고 쿨하게 짐을 옮겨 주었다.
그리고 끓는 속을 가지고 공사가 끝나고 대대로 복귀하게 된다.
그리고 가만히 있다가 점호시간에 말한다.
- 야 근데 얘가 나한테 빨리빨리 안한다고 아씨발 존나 굼뜨네 빨리빨리해이새끼야 라고 말했다?
눈이 한곳으로 모인다.
- 그리고 나 일있어서 야근하러가니까 당직하사한테 점호 참석 못한다고 열외 추가하라고 말해놔라
보니까 서로 할이야기 많은것 같은데 그럼 대화들 나눠라
 
그냥 그렇게 처리 했었다.
 
 
그리고 전역이 2주일쯤 남았을 때 아무리 찾아봐도 그놈이랑 내 부사수가 안보인다.
알고보니 내 부사수랑 그놈이랑 한판 붙다가 대대장한테 걸렸단다.
결과는 둘다 영창.
다행히 중대장이랑 보급관에게 잘 말해놔서 내 부사수가 후임이라 하극상임에도 불구하고
내 부사수 형량이 그녀석에 반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군생활 당시 중대장과 보급관에게 나는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전역 2주전에 1주일 동안 근무 명령서를 짜고 휴가를 보내고 해야한다니 정말 끔찍했다
내인생에 태클이었던 놈이다.
 
 
이후 전역하고 들리는 말로는 그녀석은 전역할때 행정병들이 전역백 안해주니까
땡깡부리고 난리 치다가 예전에 자기가 소초 폭파시켰던 소대가서 전역백 해달라고
1주일을 졸랐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지가 사서 나갔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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