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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신이 형
게시물ID : lovestory_656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이빈
추천 : 0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3 14:11:02
 
 
 
순신이 형, 형과의 거리가 창 밖 어둠만큼
캄캄하다는 걸 잘 알아 별빛이 칼날이 되어
그 거리조차 뭉텅뭉텅 잘라내는
8층 임대아파트 베란다에 앉아,
접시형 안테나를 세우고 가난처럼 까마득한,
그리운 형에게 타전하고 싶었어
올해는 을유년이야. 그러나
우리에게 임진년 아닌 날 있었을까
산 속에서는 낙엽들이 고분처럼 쌓이고
오늘도 고이즈미는 신사참배를 했다는데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포화가 끊이질 않아
산 거북이를 방생하면 거북선이 되는 걸까?
우리의 왕과 신하들은 여전히 탁상 위에
아름다운 공론을 장식 중이었어
하늘에 떠 있는 저 보름달이
형이 준비한 화포라는 것을 잘 알아
달빛이 심지가 되어 타고 있는 하늘 아래
창문을 열어놓고 지구가 왜 하필이면
구체球體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어
지구는 여전히 목표지점을 향해
날고 있는, 형의 포탄 맞지? 
                    
  -이동호, 「순신이 형」 -
 
 
 
 
주지하듯 이순신 장군은 임진년 왜적의 침입을 무찌른 호국 영웅이다. 시인은 21세기를 살고 있으면서 지금이 마치 임진년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여전히 희망을 키울 수 없는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와 저급 자본주의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실에 우리의 왕과 신하들은 공허한 논쟁으로 왜적의 침략 앞에 우리의 전국토를 하루아침에 내주었던 임진년 당시의 왕과 신하들처럼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아름다운 공론으로 백성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망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럼 하필이면 왜 이순신 장군이었을까? 위기에서 국가와 민족을 구해낸 훌륭한 장군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에서 국가와 민족을 구해낸 장군이 우리 역사에 이순신 장군 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수 없이 많은 영웅들이 우리 역사에 존재한다. 이순신 장군이 다른 장수들과 차별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수로서 가졌을 책임감, 그리고 현실 감각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무능한 왕과 신하들로 향했던 분노, 그리고 그들로 인하여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백성들을 향한 연민 등과 같은 복잡한 심정이 그의 가슴에서 내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임진년 그날 왜적의 함대를 향해 발사했던 포탄은 단순히 적을 패퇴시키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무능한 왕과 신하들까지도 징벌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포탄이 다시 한번 우리 현실로 날아와 주길 시인은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희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이순신 장군의 전공(戰功)과 애국심을 의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박영호 계간 시인광장 2006년 가을호 계간평
 
 
 
 
 
저 시와 시평을 무능학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면서 블로그에 스크랩해뒀었는데 ...
지금 한치의 상황도 달라질것 없는 지금 진도에서 다시 떠올려 읽어보며
예나 지금이나 현실감각 전혀 없는 무능한 정부에 분노와 답답함을 가실길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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