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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남 집에 쳐들어온 유부남 친구.Ssul
게시물ID : wedlock_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_Kei_AN
추천 : 19
조회수 : 3335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6/04/23 01:52:47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554#memoWrapper77019411
요기에 댓글을 쓰다가 문득 유부남 친구가 쳐들어온게 생각난 김에 써봅니다.

삼십대 초에 결혼할 여자도 없기때문에 음슴체를 쓰겠습니다.
친구끼리 욕도 쫌 하기 땜시, 욕은 그냥 가볍게 필터링 해주시길.



올해 초에 21평 집을 사서 혼자 살고 있슴. 물론 삼십대 초에 집을 산다는게 꽤나 헬조선 내에서 벅찬 일이긴 하지만,
집 문제로 이래저래 터진게 많아서 차라리 이자로 월세값정도를 내고 사는게 낫겠다 싶어 아예 대출을 끼고 집을 사버림.
하지만, 여자가 집을 갖고 있으면 남자가 꼬이고, 남자가 집을 갖고 있으면 남자가 꼬인다는 그말.
꽤나 신빙성이 있다는걸 요새 느끼곤 있다.

여튼, 주변 친구중에 셋이 결혼을 했는데,
한 놈은 애가 있고, 두 놈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지 애를 아직 두고 있지 않음.
애가 있는 놈은 문제가 없음. 싸워도 애가 있으니 바득바득 돌아가서 애를 보고 그래야 할 팔자려니 한다만.
문제는 그, 애가 없는 두놈임. 그 놈들중 한놈 이야기를 풀거임. 보고있냐 선우 개객꺄!

집, 작업실에서 일하는 자유직종이기 때문에 항상 집에서 자고 일하고 가끔 작업실에 나가 일하는 형식으로 있는데,
어느날, 퇴근해서 돌아와서 보니 집안 불이 켜져 있어서, 뭔 도둑이라도 있나 싶어 슬금슬금 거실로 들어가는데
그 두놈중 한놈이 집 비밀번호를 전에 초대했을때 용케 기억했는지,
열고 드와선 지 집처럼 내 거실 소파에 드러누워서 고추를 벅벅 긁으며 TV를 보고 있었음.
나 원, 어이가 없어서 발로 그 친구를 퍽퍽 차댔음.

나 - 야 이 샠키야 남의 집에서 뭐하는 짓이냐. 나는 아직 거기서 고추도 못긁어보고 불알도 못굴려봤는데 이생키가 감히
친구1 - 지랄하네 ㅋㅋㅋ 여튼 나 여기서 이틀만 재워주라
나 - 와이프도 있는놈이 뭔 개소리야. 고자로 만들어서 마눌한테 돌려주랴? 뭔 개놈이 연락도 없이 다짜고짜 남의 집문 열고 거실을 차지하고 있어?
친구1 - 야, 하루 3만원 + 피자 한판. 콜?
나 - 씨발 여관가서 케이블로 뽀로로라도 보면서 자던... 피자?
친구1 - 피자. 그것도 도미X피자
나 - ... 거기에 맥주 붙여서. 국산맥주는 맥주 취급 안하는거 알지?
친구1 - 짠돌이 새키... 콜

차피 이틀간은 작업실에 나가느라 낮엔 집에 없을 예정이었고,
없는동안에 고양이 사료라도 잘 챙겨주겠지 하며 그냥 받아줌.
사실 중요한건 이놈이 피자를 사준다는 것이었음.
피자 졓아!

나 - 새꺄 옆으로 좀 꺼져봐. 니보다 비싼 소파니까 내가 앉아야지
친구 - 주인양반 인심 박한거 보소. 여 있소. 앉으소
나 - 그나저나 왜 왔수? 나 작업실 나간게 오후였던걸 생각하면 니 밤에 온거 같은데
친구 - 유부남이 왜 왔겠냐
나 - 아오 씨 난 싸울 마누라도 없구만 염장지르러 왔냐?
친구 - 나 반쯤 가정주부인건 알지 않냐. 취업이 될 때 까진.
나 - 니깟놈이 가정 주부가 아니라 가정 노예라고 소개를 해야지 뭘 그리 과대포장하고 앉았냐.
      와이프랑 왜 싸웠냐. 아니 너는 그냥 가만히 숨만 셔도 쳐맞는게 당연한 놈이긴 한데.
친구 - 아니, 나도 와이프도 게임 좋아해서 그 동안에 내가 조금씩 용돈 모아둔걸로 플스를 사서 짜잔-하고 가져왔거든?
        근데 그걸 왜 샀냐면서 뭐라 하더라고.
나 - 니는 마눌한테 취업증명서를 가져가야지 뭔 플스를 가져가. 거 온라인에 유부남 썰 주인공이 요기 잉네.
친구 - 딱 그거 맞다. 아니 그래도 내가 이곳저곳 이력서 넣고 취업하려고 컴퓨터학원 다니면서 집안일도 꼬박꼬박 챙기기는 하는데,
취업 안되는게 내 탓인건 아니고... 집안 분위기도 싸하고... 그래서 같이 게임하면서 대화도 하고 즐기기도 하고 싶어서 갖고 왔는데 다짜고짜 화부터 내니까 내 자존심이 팍 상하드라.
나 - 워쩌겠냐. 나도 싱싱한 백수인 시절에 전여친한테 맨날 그런걸로 바가지 긁히다가 차였는데. 결혼하면 그게 더 뻔히 보이지.
친구 - 그래서 나도 집안일 보이콧 하고 가출했지 뭐.
나 - 근데 니 하루에 100뎀씩 쳐맞을거 누적되는거 아인가?
친구 - 몰라 생캬. 맥주나 사올테니까 피자 시켜놔라. 내 카드 여기 둔다.

여튼 친구놈이 나가고 피자를 시키자, 20분내로 쏜살같이 배달이 왔다.
그래서 배달원에게 그놈이 두고간 카드를 주고 계산하려 하는데...

배달원 - 어? 한도 초과된 카드라고 나오는데요.
나 - 예?
배달원 - 다시 한번 해볼께요.

한 번 더 해봐도 카드는 요지부동으로 한도초과된 카드라고 나왔다.

배달원 - 어... 이거 진짜 한도 초과된거 같은데요...
나 - 제 친구껀데... 에이, 그냥 일단 제 카드로 계산하죠 뭐.

그래서 내 카드로 피자값을 계산한 뒤에 친구놈한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친구 - 야이씨 마누란줄 알고 쫄아서 편의점 밖으로 나왔네. 왜?
나 - 야, 피자와서 결제하는데, 이거 한도초과 됐다는데.
친구 - 뭐? 그거 한 30만쯤 여유 있었는데?
나 - 그 30만원 엇다 처먹었냐. 여튼 일단 내가 계산했는데.
친구 - 그럴리... 아...!
나 - 뭔데
친구 - 이거 가족카드라 분명 와이프가 이 카드 못쓰게 하려고 임시로 한도 꽉 채워서 뭘 결제했나 본데.
나 - 야 니 마누라 똑똑하다. 니가 감히 개길 상대가 아니네. 니는 손오공이 아니라 존나 부처님 손바닥위의 초파리정도다.
친구 - 아오씨 알았다. 맥주살 현금은 있으니까 일단 그 돈은 맥주사서 갈테니까 그 피자값은 나중에 줄께.

그리곤 피자 한조각을 뜯으면서 거실에서 영화를 보면서 유유자적 하고 있었는데
한 1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 간 녀석이 도통 돌아오질 않고 있었다.
나는 이 찐따같은 놈이 불량 고딩들한테 삥이라도 뜯기면서 빌빌 기고 있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전화를 해 보기로 했지만, 친구놈의 전화는 계속 통화중으로 잡혀 있었다.

한 40분쯤 지났을까. 내가 먹을 분량인 반판은 이미 다 먹었는데도 도통 놈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내가 먹어버릴려고 한 조각을 들려는 찰나 그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 이놈이 맥주를 뭔 효모를 발효시키는 단계부터 거치나 했네. 뭐하냐?
친구 - 야, 나 집에 돌아간다.
나 - 뭐?
친구 - 와이프가 화내서 미안하다고 30만원어치 게임 타이틀 주문해놨대. 그래서 가족카드 한도를 다 썼다고 하더라. 바로 돌아오래.
나 - 야 그럼 피자는? 맥주는?
친구 - 거 피자값은 집에가서 줄께. 계좌번호 문자로 보내놔라. 난 와이프 앞에서 애교좀 부려야지.
나 - 쉐키... 알았다.

친구놈이 병신같긴 하지만, 마눌복이 있구나 하면서. 이놈에겐 굉장히 아까운 와이프란 생각이 들었다.
난 그런 와이프감이 될 여자친구도 없는데 후후...

그리곤 그 날 하루.
기억나는 그 놈의 모습이라곤 내가 산지 얼마 안된 빤짝빤짝한 소파 위에서 고추를 긁은 모습 뿐.
왠지 열받는다...

곱씹어보니 오늘따라 열받아서
소파 위에서 고추를 좀 긁어봤다.
거 시원하네. 이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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