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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다가 지역구 외통수에 걸린 안철수
게시물ID : sisa_657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뚱아저씨1219
추천 : 31
조회수 : 2159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6/01/30 20: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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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간보다 반짝 흥한 자는 간보다 폭삭 망한다.'
 
정치에서는, 특히 정치의 가장 첨예한 테마 중에 하나인 선거에서는 명분, 시기, 장소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명분이겠으나 시기와 장소 또한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볼 때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하 안철수)는 이번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국면에서 점점 명분과 시기와 장소 모두를 잃고 외통수에 걸리고 말았다.
 
안철수의 가장 큰 패착은 3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가 삼성 X 파일 사건으로 검찰과 법원 등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에 의해 억울하게 강제 퇴출당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날로 먹은데 있다. 당시 3년 전 보궐 선거 때만해도 안철수는 꽤나 신선한 인물이었고, 굳이 노회찬의 노원병이 아니더라도 부산에서도 충분히 당선 가능성이 있었다.
 
006-2 노회찬.jpg
노회찬의 무죄, 사면을 주장하는 정의당 당원들. 오른쪽에 천호선님도 보이는군요. 사진 정의당 홈페이지에서 캡쳐.
 
하지만 안철수는 정도의 길, 명분의 길을 택하기 보다 쉬운 길을 택했고, 개혁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원망속에서 노원병에서 무혈입성하다시피 했다. 국회의원으로 첫 시작을 날로 먹다시피하니 안철수의 정치는 그후로도 유권자들, 특히 개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뭔가 통쾌하고 짜릿한 맛을 보여주는 멋있는 정치가 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006-2 안철수.jpg
사진 : 안철수의 3년 전 노원병 보궐선거 당시의 포스터. 아마도 곧 혐짤로 등록될 듯.
 
안철수는 늘 정도의 길, 명분의 길보다 쉽고 편한 길을 가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은 또한 많았다. 무릇 방송, 신문 등 매스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야권에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시대정신과 대의명분을 모두 틀어쥐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안철수는 그런 측면에서 국회에 첫발을 디딘 3년 전의 보궐선거에서부터 벌써 명분을 잃고 시작한 것이다.
 
안철수는 이번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어떻게든지 원내에 진입을 하려고 할 것이다. 명분이야 어떻든 일단 원내에 진입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하려고 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으로서 누리는 100여가지 이상의 특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출마를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원내 진입을 해야만 한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 안철수이기에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무조건 안전한 길을 선택할 것이다.
 
만약 안철수가 그 길을 보다 명분있게 가려고 했다면 오늘 노회찬 전 의원이 창원 성산으로 출마를 한다는 소식을 전하기 전, 가능하면 이준석이 안철수를 잡겠다고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 했어야 했다.
 
그 때 명분좋게 "야권 연대를 위해 정의당의 노회찬 전 의원의 당선을 기원하며 저는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겠습니다."라고 하며 슬쩍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출마를 했다면 도망간다는 모양새 없이 명분과 실리를 다 챙기면서 이번 20대 총선에서 비례로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단 비례 1번이라는 조건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부연한다. 
 
하지만 이준석이라는 어린 후보가 대통령까지 출마하려고 했던 안철수를 저격한다고 나왔고, 노회찬 전 의원은 창원 성산으로 명분있게 자리를 옮겼기에 더 이상은 비례대표로 피할 명분을 잃었다. 
 
하지만 오늘 노회찬이 창원 성산으로 간다고 하기에 안철수는 나름 "잘됐다" 생각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는 약체이고, 이준석과 싸운다면 자기가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시점에서 안철수는 제대로 외통수에 걸렸다고 본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절대 노원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준석과 안철수와 1 : 1 : 1로 싸워도 이길만한 강력한 후보를 낼 것이다.
 
지금 예비후보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요즘의 더불어민주당의 기세로 볼 때 노회찬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긴 노원병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의 그 후보가 누굴지 몇 명 손꼽아볼 수는 있겠지만 그 부분은 전략적 판단이니 미리 예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노원병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며, 그 후보는 이준석과 1 : 1로 붙더라도, 혹은 이준석, 안철수와 1 : 1 : 1로 붙더라고 제압할 수 있는 승산있는 후보가 나올 것은 분명하다.
 
외통수에 걸린 안철수는 이제 결국 스타일 구길 것 다 구기며 비례대표로 도망갈 것이다. 하지만 그 도망가는 모양새도 우습기도 하거니와 국민의당에서 호시탐탐 비례대표 1번을 노리는 자들과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는 이중의 꼴불견을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노회찬 후보의 창원 성산 출마는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300석의 의석 중에 금쪽 같은 2석을 잃을 지 획득할 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것보다 우선 창원 성산 하나 확실히 의석 챙기고, 노원병도 더불어민주당의 역량으로 한 석 더 챙기면서, 국민의당의 정당 득표률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는 좋은 모멘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정말 흥미진진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안철수의 국민의 당은 이번 2016년 총선에서 비례를 포함해서 5석 이하의 형편없는 성적만 낼 것이고 선거 후 곧 해체되거나 새누리당으로 투항할 것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오늘 창원 성산으로 옮긴 노회찬 의원이 꼭 당선되길 기원하며, 노원병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의 막강한 후보가 누가될지 정말 기대가 된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맺는다.
 
006-3.jpg
노회찬 의원 이번 20대 국회에 꼭 당선되서 국회 불판을 깨끗하게 갈아주시길 응원한다. (사진 정의당 홈페이지에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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