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황인숙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시가 맛있죠?
이 시는 소리를 내서 읽으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예능적 과장을 섞으면 더욱 좋습니다.
짜-릿!하다. 싱~그럽다. 이런식으로요.
근데 어째서 '배부르다'가 없는지
시인에게 진지먹고 물어볼까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