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그냥 잠을 청하려 하였으나, '루비나골레기'님이 쓴 글이 워낙 저열하여 비판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 글을 쓴다.
1. 당신의 논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주장 :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한 존재이다.
2) 근거 : 각종 여성 우대 정책들이 그러하다.
3) 예시 : 여자들이 고위직에 가지 못한다. 고위직이 되려면 '일중독자'가 되어야 하는데, 남자도 힘든 것을 여자가 어찌하는가?
여성 징병제를 안하는 이유도 결국은 여성이 열등하다는 증거이다.
4) 결론 : 페미니스트들이 '남녀 간 능력 차이가 없음'을 주장하며 '여성 우대 정책'을 지지하고,
한편으로 '여성 징병제'를 반대하는 것은 상호모순이다.
2. 당신의 글은 다음을 근거로 매우 비판받아 마땅하다.
1)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한 존재가 아니다.
능력에는 신체적 능력과 정신적 능력이 있다.
당연히 신체적 능력은 필자도 남성이 일반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정신적 능력을 포함하여 '능력 전반'에 걸쳐 여성이 열등하다는 것에 어떤 입증을 할 수 있는가?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정신 모두 열등하다.'는 것을 입증할 유의미한 자료를 보여주길 바란다.
2) 각종 여성 우대 정책은 여성의 열등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여성 우대 정책은 '적극적 평등실현조치'의 일종이다.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는 종래 사회로부터 차별을 받아온 일정 집단에 대해 그러한 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보상해주는 것이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소수자는 역사적으로 부당하게 차별을 받아왔고, 이로 인해 다수는 상대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
② 소수자는 과거의 차별로 인해 경쟁에 참가할 기회를 박탈당했으므로 앞으로 사회적 자원에 대해 조금 더 분배를 받을 수 있다.
③ 소수자의 사회 진출을 도움으로써 사회의 다양성을 향상시켜 사회 전체의 이익을 꾀할 수 있다.
즉 이러한 논리적 배경에서 여성우대정책은 정당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코 '열등하니까 배려해줄게 ㅉㅉ' 이런 이유가 아니다.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은 소수자를 '국가유공자', '도서지역에 사는 청소년', '미국의 흑인'으로 바꿔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적극적실현조치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 평등이 어느정도 달성되면 중단하는 잠정적 조치이다.
(하지만 그런 날은 쉽게 안오겠지..)
+) 물론 필자는 기본적으로 적극적 평등실현조치의 논리를 지지한다는 것이지,
모든 세부적인 여성우대정책에까지 찬성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모든 여성을 일반화하여 '사회적 소수자'로 치환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반론은 당연히 허용될 수 있다.
수 백년 간 이어져 온 논쟁이다.
3) 일부 선진국에서 여성들이 고위직에서 승승장구하는 데이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당신 논리대로라면 여성들은 못나서 전세계적으로 고위직에 진출 못해야 정상 아닌가?
그럼 당신은 '아니거든요. 한국 여자가 외국 여자보다 못난 겁니다.' 이럴건가?
3. 당신의 주장이 전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 역시 '여자는 훌륭한 장교 부사관이 될 수 있다.'라는 주장과 '여성징병은 절대 안된다.' 이 주장이 상호모순이라 생각한다.
여군에게도 남군과 동일한 수준의 체력시험을 보아야한다.
분단국가의 현실을 고려하여 최소한 여성들도 기초군사훈련 정도는 받도록 하면 좋겠다.
합리적인 수준의 군 가산점제도와 사병월급의 대폭인상은 당연히 적극 동의한다. (나의 2년... 젠장...)
4. 당신의 분노는 이해할 수 있지만,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고 모순된다.
한국의 남자로 태어나 그 누가 군복을 입고 억울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당신의 극단적인 주장이 더욱 강화되고 거칠어 진다면, '메갈'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혐오가 당신을 집어삼키지 않았으면 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못났다.'는 주장은 건전한 공론의 장 자체를 붕괴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