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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게시물ID : readers_9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뭐하면수전증
추천 : 3
조회수 : 2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5 00:55:38
어느 봄날 당신은 내게 말했다.

좋아한다고.

나는 그 말에 너무나 기뻤지만 쉽게 답하지 못했다. 잡으면 멀어질까봐, 언젠가는 남이 될까봐. 행복한 감정과는 별개로 걱정이 자꾸만 앞섰다. 그래도 사랑은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걱정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갈림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렀다. 당신은 흐름 속을 걸으며 나를 기다려 주었고, 나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천천히 당신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흐르던 시간은 어느새 강물을 이룰듯 거새어졌다. 당신도 그 흐름 속에서 어느샌가 조금 지친듯하다. 그런 당신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샘솟고, 그럴때마다 이미 오래전에 당신에게 했어야 했을 말을 꺼내들고 싶다고 몇번이나 생각한다. 그러나 바보같은 한 사람은 아직도 그 말을 못하고 오늘도 다가오리라 믿는 그 어느 때, 그 어느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당신이 내게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던 봄날만큼이나 따뜻하던 그런 순간, 나는 당신에게 고백을 하고 싶다. 당신이 내게 주었던 기쁨과 따스함을 나는 되돌려 주고 싶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고 있고, 당신이 나에게 준 것이라 기억하기에 그렇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때를 기다리는데, 도무지 그 때가 언제인지 무던한 나는 감이 오지 않아서 당신을 붙잡고만 있는 것이다.

속으로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지친 어깨를 붙잡고, 늘어진 귀에 속삭이고, 파래진 얼굴에 부비어 당신에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좋아한다, 그날부터 내겐 당신뿐이었습니다, 내 눈에는 당신만이 비친다, 세상 어느것과도 당신을 바꿀 수 없다, 내 가슴은 당신을 향해 뜁니다, 당신만이 내 전부입니다, 당신, 오 당신... 존댓말로든 친근감 있는 반말으로든 어쨌든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단어로 당신에게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속으로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수십, 수백, 아니 수만번쯤은 되뇌었다.

하지만 바보 같은 나라서 아직도 이야기 못한 채 당신의 온정에 기대어 시간을 또다시 흘려보내고만 있는데, 어찌해야만 하는 것인지.

속으로만 말하는 나의 마음을, 당신은 알고있을까? 그래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 마음도 모르면서 그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소모해가며 시간을 견디어내고 있을까? 착해빠진 당신을 내가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숨, 한숨, 한숨이 이렇게나 터져나간다. 터져나가지만, 행동은 여전히 못하고, 또, 또.


속으로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당신의 손을 맞잡고,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이야기하고 싶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고 싶다.

당신을, 사랑한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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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언젠가 생각을 했더랬지요.

하지만 끝내 말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떠나보냈던 친구가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에게 이야기 했더라면, 지금쯤 저는 그 친구와 아직 함께 하고 있을까요?

그날들의 감정을 추억하며 짧게 써봅니다.


오유의 저주에 지지들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에겐 때로는 용기를 내시길 기원합니다.



물론 용기를 내도 안생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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