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학교에도 가지 않았던 어린 나이로 기억한다.
아빠가 다니던 회사에 친하던 아저씨가 내 키보다 큰 미키마우스 인형을 사 주셨다.
내 생일이었던가?
아니면 외국 출장 나가서 사왔던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큰 인형을 좋아했다.
길이가 150cm쯤 되는 물개(혹은 돌고래)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것도 좋아했고
그 것과 세트로 비슷한 크기의 복실복실한 곰 인형도 있었다.
내가 장난감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때는 그 녀석들이 없으면 잠을 자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녀석들에게 새 친구가 생겨서
나는 적잖이 기뻐했다.
그리고 세 친구들과 함께 잠이 들었던 것이 3일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미키마우스 인형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우리 집에서 버려졌다.
그 것은 내가 그 인형을 너무나도 무서워했기 때문인데,
처음 선물 받았을 때 그렇게 좋아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상태에 부모님이 상당히 곤란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 이유를 끝내 말하지 못했다.
왜 무서워하냐고 물으면 그냥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어느 새벽.
어떤 이유에서인지 문득 잠에서 깬 나는 문 밖의 기척에 걸어나갔고.
그 인형이 두 발로 걷고 있었다.
악몽인지 아닌지, 구분 할 수도, 구분 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만큼 어렸고,
그만큼 충격을 받았다.
그 어린 나도, 인형이 걷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말을 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그 인형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버려졌다.
그 날, 내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26살의 봄.
문득 생각이 나서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