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
그 때 네가 했던 말,
내가 웃으며 대답했던 말.
비록 멀리 있었어도
새벽까지 뜨거운 전화기를 손에 쥔 채
할 말이 비록 없었어도
절대 전화는 끊고 싶지 않았지
노래를 못부른다고 해서
길거리에 있는데도
나에게 트로트를 불러줬던 너
정말 우스웠지만
내겐 어떤 사랑 노래를 듣는 것보다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어
밤에 잘 준비를 다 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을 때도 있었지
망설이며 전화를 받아보니
넌 집에 가는 중이라며, 내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갑작스럽게 넌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했지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는데,
넌 이제 집앞이라며 끊었고
난 그 날 잠에 들지 못한 것 같아.
언젠가는 친구와 도서관에 갔는데
갑자기 네가 너무너무 생각나고
갑자기 너무 가슴이 뛰면서 설레여서
친구한테 말했지. 친구는 별로 개의치않아 했지만.
그냥 그랬던 때가 있었어.
내가 밥먹은 것보다 네가 밥먹었다고 말해주는게 더 좋고
버스 창문을 볼 때도 공부를 할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내 머릿속엔 항상 너가 있었지
처음 먼저 너에게 문자를 보냈던 날
한 시간동안이나 답이 없어서 속으로 얼마나 절망했는지
혼자 핸드폰 메모장에 철부지같은 말들이나 써놓고
한 시간 뒤에 답장왔을 때는 애처럼 베시시 웃어버렸지
우리의 좋았던 날들은 짧았지만
그래서 서로 지쳤던 날들도 있었지만
나는 아직 그 때가 그립다
하지만 너의 카톡에 이젠 대답해주지 않을거야
우리는 끝났고, 이 년이나 흐른 지금
그 때로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아니까
우리의 시간들은 그 때 멈췄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