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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가위 눌린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6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띠굴띠굴
추천 : 11
조회수 : 3960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0/08/03 19:25:56
일병 때 일이었을겁니다..

보통 군대에서는 밤에 2시간씩 2인1조로 불침번을 서는데요..

밤10시 취침시간부터 이튿날 오전6시 기상시간까지 총 8시간을 4조가 근무를 섭니다.

<불침번 근무 편성 시간표>
오후 10시~ 오전 0시 : 1번초 (1조)
오전 0시 ~ 오전 2시 : 2번초 (2조)
오전 2시 ~ 오전 4시 : 3번초 (3조)
오전 4시 ~ 오전 6시 : 4번초 (4조)
* x번초에 붙은 '초'의 의미는 '초병근무'의 의미 입니다.

하지만 일요일은 7시 기상이기 때문에 불침번의 시간이 1시간 깁니다..

보통은 부대에 따라서 마치막 근무조가 3시간 근무를 하던지

아니면 1시간의 근무를 위해서 다른 1조가 더 투입되던지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대는 마지막 1시간 근무에 1조를 더 투입해서 근무를 시키는 타입이었죠..

결론적으로 위의 <불침번 근무 편성 시간표> 맨 마지막에 

오전 6시 ~ 오전 7시 : 5번초 (5조)

라고 추가되는 형식이었죠..

여하 각설하고 제가 일병때 일이었습니다..

저희 내무실에는 TV다이가 있는데 그 안쪽에 달마도가 붙어 있었습니다.

한번은 맞고참 심일병에게 달마도가 있는게 신기하다고 했더니

심일병은 

"제대한 고참이 붙혀둔건데 우리 내무실이 수맥이 흐른댄다. 
그래서 온몸에 멍들어서 어디서 달마도 하나 구해다 붙혔더니 그담부터 괜찮다네."

라고 친절히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일요일 불침번 근무로 다른 분대 고참과 4번초(4조) 근무를 서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단 1시간이라도 쉴려고 내무실로 들어와 지친 몸을 뉘었을 때의 일입니다.

어차피 1시간있다 점호 취할텐데 옷은 갈아 입어 뭐하냐는 생각에 그냥 드러누워 잠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한 15분쯤 잤을까??

제가 누운 침상 끝에 있던 이모상병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저에게 고함을 질렀습니다.

"야이 X야 일병 새끼가 빠져가지고 전투복도 안 쳐벗고 잔단 말이냐? 쳐 빠져가지고!!"

라며 저에게 갑자기 달려드는 겁니다..

순간 제 반대쪽 침상에 있던 조모병장, 최모병장, 박모병장, 등 3명이 저에게 달려들고

그들은 제 두 팔과 한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이모상병은 남은 한쪽 다리의 바지를 걷어서 발목을 사정없이 물어뜯는것 아니겠습니까??

정말 아팠습니다. 아니, 아프다는 생각이었을까요??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혼자서 끙끙거리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아..피곤하고 힘들어서 꿈을 궜나보다..'

하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7시....기상 나팔소리와 함께 눈을 번쩍 뜬 저는 침구류를 개어놓으려고 일어난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제 오른쪽 발목(꿈에서 이모상병이 깨문 곳)이 멍이 들어서 퉁퉁 부어있었던 겁니다!!!!!!

일어나거 고참들에게 물어봤더니 꿈에서 일어난 일은 절대 없었다는것 아닙니까?!!!!??!?!?

아무리 우리가 갈굴 거리가 없어도 그렇지 1시간 남았는데 전투복 입고 잔다고 뭐라하겠냐고..

듣고보니 그렇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자던곳이 내무실 TV 다이 바로 옆이었거든요.

알고 봤더니 그 전날 저녁에 조모병장이 TV다이 안쪽에 붙혀놨던 달마도를 떼어냈다고 합니다.

제가 안그래도 가위 잘 눌리는 편이었는데,

달마도의 영향을 받았던것 같습니다.

저는 고참들에게 새벽에 일어났던 일을 설명하고 

조모병장이 떼어냈던 달마도를 소각장에서 다시 주워다가 TV다이 안쪽에 다시 붙혔습니다.

그러고 나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더군요..

짬 안될때 스트레스도 받고 군생활도 힘들고 항상 긴장하고 살다가

마침 수맥의 영향 때문에 가위에 눌린 끔찍하면서도 웃기기도 한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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