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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냐 중도냐 보수냐
게시물ID : sisa_658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INHOLD
추천 : 7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2/03 02:46:00
  민주주의는 피를 먹는다고 합니다.
  이 피는 두 종류의 피입니다.
  하나는 압제자, 독재자의, 단 한 방울의 피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수천, 수만, 수십만의 좌파의 피입니다.
  성공한 좌파는 없습니다.
  좌파는 본질적으로 몰락이라는 속성을 타고 났습니다.

  운동가 출신 정치가요?
  그 분은 '좌파였던' 정치가지 '좌파'가 아닙니다.
  좌파적 정책을 펼치고자 하는 정치가요?
  그 분은 '좌파와 친한' 정치가지 '좌파'가 아닙니다.

  옛날에는 독재정권과 맞서싸운 운동가 출신인데, 왜 새누리당에 있냐.
  저는 이것만큼 멍청한 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은 기득권이 되기 위해 독재정권과 싸운 사람들입니다.
  아래를 보는 좌파가 아니라 위를 보는 좌파입니다.
  변절? 아닙니다. 그 분들은 자신의 목적과 욕망에 충실하게 잘 사는 사람들입니다.

  옛날에 대학생 시절에, 선배에게 좌파, 중도, 보수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두 아들이 있는 집안에 폭력적인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 아버지는 이기적인 아버지입니다.
  온 식구가 먹을 밥을 자기 혼자 배터지게 먹고서, 남은 밥 한 공기를 두 아들 중 하나에게만 줍니다.
  그러고서 아들이 반항할 것이 두려워 두 아들 중 한 아들은 사랑하는 척하고, 한 아들은 매일매일 비오는 날에 먼지가 날 듯이 팹니다.
  두 아들이 협력하면 아버지를 이길 수 있거든요.
  그 옆에서 맞지 않는 아들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중도입니다.
  맞고 있는 아들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고 생각하며 칼을 갑니다. 이게 좌파입니다.
  그리고 자기 배만 불리며 한쪽 아들은 잘 해주고 한쪽 아들만 패고 있는 아버지, 이건 보수입니다.

  가정 안에서 보수, 중도, 좌파의 관계는 이렇습니다.
  중도는 보수에게 아들 좀 그만 때리라고 말합니다.
  보수는 중도에게 어, 안 때릴게. 내가 잘못했어. 그러면서 약간 잘해주다가 중도가 안 보면 또 팹니다.
  중도는 좌파에게 내가 지금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보수 죽이지 말라고 합니다.
  좌파는 내가 지금 죽게 생겼는데 경찰은 무슨 경찰이야, 라면서 일단 두고 봅니다.

  이 경찰 신고가 선거입니다.
  선거에서 중도가 이겨서 보수가 자기 먹을 걸 좌파에게도 좀 나눠주면 다시 민주주의의 생명이 연장되는 겁니다.
  만일 보수가 이겨서 좌파가 갈데까지 가면, 그때가 바로 좌파가 보수를 칼로 찌르는 혁명의 때입니다.

  조금 비약이 있는 비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좌파는 '목에 칼이 들어온 것 같은 절박함'을 느끼지 않으면.
  '도둑놈, 살인자를 보고 외치다가 입이 막히는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
  '자신의 아버지, 아들, 딸들이 공권력의 총칼에 맞아 죽는' 그런 악몽 같은 경험이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오유는 좌파 사이트가 아닙니다. 오히려 중도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폭력시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 계시나요?
  전 어떤 폭력이라도 과감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이상으로 이 정부가 사람들을 사지로 몰고 가고 있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오유에서 하면 비공감을 살 것입니다.
  오유는 중도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사상이나 이념은 관성이 있어서, 한 번 형성되고 나면 웬만해선 변하지 않습니다.
  일단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좌파가 아닙니다.
  좌파는 어떤 자랑하는 자리거나 멋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간절하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싸우다가 결국 몰락하는 자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오유는 '좌파가 되어 가는 도중'인 상태일지도 모르겠네요.

  글이 길었네요.
  아무튼 말하고 싶은 건, 지금 국가 전체가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중간에 있는 사람이 좌측에 있는 것처럼 보일뿐이라는 겁니다.
  제가 보는 오유는 좌파 사이트가 아닙니다.
  굉장히 온건하고 중도적인, 어떻게 보면 보수적인 사이트입니다.
  사실 그게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국내에 좌파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국가가 썩을대로 썩어서 이젠 약도 먹히지 않아 외과수술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거니까요.

  저도 스스로의 스탠스를 좌파라고 생각합니다만, 피를 보는 건 끔찍합니다.
  이번 총선, 더불어민주당, 꼭 이기길 바라고, 이겨야 합니다.
  정말 이기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다시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가 될 것입니다.
  이것만이 저의 요즘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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