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com/?bestofbest_104860
작성자입니다.
이복누나와 아버지 유산을 두고 법정분쟁까지 불사하려 했습니다. 실제 그럴려고 자료도 모았고,
법무사랑 변호사랑 상담까지 마쳤었습니다.
법원에 가기 이틀쯤 전에 한번 누나랑 연락을 해서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정말 마음 모질게 먹고, 친족의 연마저 다 끊어내려고 굳게 마음먹고, 이번엔 정말 모질게 끊어내자
마음 먹고 갔었습니다.
...고시원 살더라구요.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있었는데 다 이혼하고 혼자 산다고 그러더군요.
고시원...
저도 서울 홀로 올라와 3년간 고시원에서 지냈었습니다.
누나라 생각치도 않으려 했는데 누나란 말이 그냥 나오더군요. 눈물이 나더라구요.
배다른 누나라지만 누나는 누나잖아요. 이럴려고 가출했냐고, 그렇게 나갔으면 잘살기라도 하지
왜 이러고 사냐고. 이 동생놈 보기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그냥 속으로 저렇게 중얼거리면서 돌아서서 나왔고... 그렇게 그냥... 달라는대로, 1500만원 주고...
법무사 통해서 전달해주라 하고, 그러고 오늘 다 마무리 됐습니다.
1500만원 큰 돈입니다. 아버지 유산 다 정리해봐야 1억도 안되는, 8천만원 남짓이라 1500만원이면
그에 비해 큰 돈입니다.
근데, 누나가 살아온, 저희 가족과 떨어져 살아온 그 세월에 비하면 작은 돈입니다.
바보같이, 그러고 살거면서 왜 나가서 살았는지. 왜 돌아오질 못했는지 저는 모르지만... 아니, 이해
할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누나도 내 아버지의 자식이고 내 누나고 내 어머니의 딸이잖아요.
돈이 아까운 것도 아니었고, 돈을 주기 싫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왜 돈 얘기부터 나왔는지
그거부터 듣고 싶고 그랬는데...
그러고 사는 거 보고나니...
왜 돈얘기가 먼저 나왔는지, 안물어도 알겠고... 안봐도 알겠고.
이제 다시 만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다가다 만날 일은 있겠죠...
법정에서 ㅇㅅㅈ 시전을 기대하신 분들도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참 죄송합니다.
저도 그렇게 모진 놈은 아닌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