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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되기를 포기하면서 쓰는 글.
게시물ID : freeboard_722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버트콜만
추천 : 1
조회수 : 73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26 13:55:43
교회를 나올땐, 거창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왔다.
하나님의 약한자를 돌보라는 말씀에는 그 말 그대로 약한자를 돌보라는 뜻도 있지만, 약한자를 대변해 싸워야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라는 말씀에는. 세상의 원리와 다른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라는 뜻도 있지만. 이 세상의 불의에 항변하는 삶을 살라는 말씀도 있다고.
그러면서 설교단을 떠났다.
그리고 1년간 여러곳을 방황했다. 철거되는 현장에서서 외치기도 하고.
교회내의 여론을 바꿔보려 여론운동도 하였고. 동지들을 모으기 위해 여러 기독교 사회단체를 전전했다.
유학에 가서 힘을 키워 오자며 독일어도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동네 편의점 알바생이다.
이러고 1년을 싸워왔다.
이 교회에 머물러있던. 교회안에 도사리는 심각한 어둠을 바꿔보리라 하며 던졌던 1년이였다.
그 사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오늘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에 대한 동영상을 보면서 막막한 내 마음을 어디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이 나라는 독재가 필요한 나라라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목사님의 목에는 로만칼라가 써있다.
당신의 성대는 하나님의 것이다라며 서약한 그 칼라 아니였는가.
난 그 사람의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다. 하나님이. 누군가를 정복하고 압제하라고 단 한번이라도 가르친 적이 있던가.
내겐 하나님은 해방의 하나님이다. 불의 순간 손 내미시는 그 하나님이다. 사랑하라 가르쳤지, 지배하라 가르쳤는가!
그리곤 하염없이 다운 되었다. 내안에는 일말의 사랑조차 안남은게 아니나면서. 저 목사님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없냐면서 나를 비웃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연민을 하는 나를 또 조소한다.
난 목사를 포기한다. 실은 오늘 그것을 결단해야 하는 날이다.
우리 교단은, 교단에 편입되기 위한 시험이 있다. 오늘이 그 신청하는 날인것 같다.
이순간을 놓치면 나는 목사가 될 길을 잃는다. 그래도 상관이 없어졌다.
그래서 적는다. 나는 여기에 포기하노라고 선언한다.
난 더이상 내가 활동하던 교단과 현재의 교회사회에 어떠한 희망도 걸지 않겠다.
그저 내가 살면서 활동하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할것을 선언할 뿐이다.
나는 동성애자와 함께 예배한다.
그들과 어울리며 식사를 만들고 나누며 성도의 삶을 누린다.
나는 정권과 싸우는 자리에서 예배한다.
물대포를 맞으며 전경의 방패에 치이며 나온 뱃살이 낑여 아파하며 멍이 든느 그 자리에 서는 것이 나의 예배가 될 것이다.
내 하나님은 투쟁의 하나님이며
내 하나님은 해방의 하나님이다.
.
.
.
그저 눈물로 기도하노니.
내게 싸울 힘을 주세요 하나님.
내게 투쟁할 힘을 주세요 하나님.
버웃는 저들에게 하나님의 공의를 보이소서..
당신의 이름으로 당신을 모욕하는 저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리소서.
그를 위해 끌려가는 이들가운데 내 함성이 있게 하소서.
그때에 목숨을 내놓을 수 있게 하소서.
찟어진 옷가지. 떨어진 피가 당신의 아들을 떠올리게 하소서.
그 옛날부터 해왔던 기도를 여기에서 드립니다.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
나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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