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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에서 소수자의 삶을 체험했습니다.
게시물ID : lol_659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유빙글
추천 : 1
조회수 : 75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5/31 20:52:09
롤에서도 저보다 더 소수자인 분들도 있을겁니다. (듣기로는 여성분들이 심한말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하네요)

평생 소수자로 살아보지 않았지만 소수자의 삶을 롤에서 체험해봤고,
이 것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습관적인지, 재미가 있어선지, 오늘은 어떤걸 해보자 인지, 캐리해버렷 인지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롤을 킵니다.


실행을 누르고 라인을 골라 큐를 돌립니다.
큐가 잡혔네요

밴픽창이 나옵니다.

팀원들과 조합을 고려해보기 위해서든, 밴을 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든, 아무생각이 없이든, 오늘따라 성실했는지
여러분은 선택할 챔피언을 미리 띄워놓습니다.

아래 채팅창에 글이 올라오네요.
팀원들의 말풍선을 봅니다.

팀원 1 : 아 X발 XX네
팀원 2 : 트롤이네
팀원 3 : 아 XX XXXXX 그딴거 하지마라
팀원 4 : 던짐

이유는 모르겠지만 욕을 하네요. 심지어 1234를 한사람이 말하기도 합니다.
1234를 각자의 버전으로 더 많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마침 팀원이 여러분이 하려던 챔피언을 벤을 합니다.

내가 하려는 챔피언을 같은 팀원이 못하게 하는 것이지요.
버그나 핵이 아닌 게임에서 제공하는 챔피언인데 말입니다.
범죄도 아닌 기호선택에 욕과 강제로 금지까지 팀원들에게 당합니다.

어라

창이 꺼지네요

아예 함께하는 것을 못 참은 팀원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무무 : 나랑 놀자..)

여러분은 다시 큐를 돌립니다.
다시 팀이 잡혔습니다.
여러분은 괜히 팀원들에게 욕과 벤을 당하기 싫어 이번에는 여러분이 할 챔피언을 미리 띄어놓지 않습니다.
이거말고 챔피언이 없는건 아니지만 인생챔피언이거든요. 심지어 잘합니다.

이번에는 들키지않고 마음졸여가며 기다린 끝에 
픽을 성공하고 게임에 들어갑니다.
애써 채팅창의 욕설은 못본 것으로하고 지나갑니다.




게임이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라인전을 하는데 우리팀이 다가오네요
도와주러 왔나? 싶은 마음에 상대방을 잘 노리며 두근두근하며 준비를 합니다.

아.. 이런 기회가 안보였는지 우리팀이 그냥 성큼성큼 걸어와 여러분의 미니언들을 마음대로 먹습니다.
이러면 상대방과 싸우는 준비가 망가져 한참동안 몸만 사리고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뭐라 항변하려 했지만 팀원은 여러분에게 욕을하며 여러분의 챔피언을 무시하고 갑니다.

게임이 진행됩니다.

결국 아까의 팀원의 방해 탓인지. 적팀원의 호흡이 좋았던 것인지 여러분의 챔피언이 한 번 목숨을 잃게됩니다.
우리팀 채팅창에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부모님은 평안하시니?, 부모님과 아는사이다, 어디에서 봤다등의 욕설이 빗발칩니다.
울컥했지만

원래 이런 게임이니 
참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잘 못한것에 대한 책임
이라고 생각하며 짜증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게임에 집중합니다.

다른 우리팀 한명이 욕심을 부리다 죽었습니다.
또 욕설이 눈에 밟힐 생각에 벌써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하지만 채팅창은 조용하네요.

초반의 역격을 딛어내고 여러분을 열심히 집중한 덕에
좋은 성과를 연이어 이루어 갑니다
채팅창은 조용하네요.

우리팀 한명이 멋진 솜씨로 적팀원의 챔피언을 잡아냈습니다!
제드갓 제드갓 하며 팀원들의 분위기는 훈훈하네요.
근데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심한 욕설을 한 그 사람을 칭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 수록 분위기는 점점 암울해지기만 합니다.
곳곳에서 비보가 들려오고 적팀은 전설적입니다.

그러던 중.
적팀이 승리에 취한걸까요 조금씩 실수가 쌓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아까의 분노를 근원으로 집중을 끌어올려 상대방의 실수를 통해 조금씩 경기 분위기를 바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힘든 경기를 마치고 결국 여러분의 팀은 승리를 이루어 냈습니다.
여러분의 점수를 보니 상대방의 실수에서 무리하게 역전의 빌미를 끌어올리느라 자행했던 희생들로인해
점수가 썩 좋지는 않네요.. 씁쓸할 수 도 있지만 덕분에 승리를 일궈내어 여러분은 기쁩니다.

결과창의 팀원들의 대화가 보이네요.
혹시 칭찬하는 말도 있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읽어봅니다.
팀원 1 : 캐리했다 XX
팀원 2 : 팀원 1 고맙다
팀원 3 : 무슨 팀원 1캐리야 내가 다했구만
팀원 4 : 내 그랩 쩔었다 블크갓
:
:
:

등의 이야기만 오갑니다.
고생을 끝마치고 좋은 결과를 다같이 본 마음에 여러분도 한마디 합니다
여러분 : 솔직히 저 잘했지 않음? 초반에 그렇게 말렸는데
팀원 1 : 꺼져 아무것도 안하고 혼자 백도어만 하더니
팀원 2 : ㅇㅈ 
팀원 3 : 님 죽는거 밖에 못봄
:
:
:

등의 이야기를 듣게되네요.
적의 수비인원이 비어있는 곳에 공격을 간 것 뿐인데 무작정 간 사람이 됬네요.
우리팀이 다같이 의미없는 곳에 다 죽어가는 적 한명을 쫒아가다가 정작 바론을 뻇길거같아 시야라도 찔끔찔끔 먹어보려다
낚시에 걸렸는데 죽는것 밖에 안보였나 봅니다.
여러분은 억울하지만 다같이 하지 않았다고 다른 4명과
외로이 싸움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결과창을 벗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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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좋지 않아 어떻게 전달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말하고 싶었던건
제가 선택하는 주 챔피언은 수많은 욕을 먹는 챔프입니다.
여느곳에서 장난삼아 해당 챔피언을 무시하고 욕하고 웃음거리로 만드는건 
제가 그 챔피언이 아닌 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몰입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그 챔피언을 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욕과 무시를 받게 되더군요.

뭐 롤에서 다른 사람들의 해당 시선을 바꾸고자하는 거창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노력을 할 에너지와 시간과 용기가 있다면 
다른 진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저에게도 더 좋은일 일테니까요.

다만 롤에서 소수자의 삶을 느껴볼 수는 있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성입니다. 한창 젊은 나이이며, 키나 외형모두 보통의 범주에 들어가며
사회 다수를 차지하고있는 이성애자입니다. 
갖고있는 취향도 2D가 아니며, 환상속의 것이 아니며, 가학적이거나, 어린아이나 나이많은 분들도 아닌 대중적인 취향의 사람입니다.
여러모로 전 차별이나 소수자에 속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롤을 시작하게 되었고, 롤에서 '트롤'과 '벌레'의 이미지를 갖고있는
3충 중 하나인 티모를 주챔으로 하는 플레이어였습니다.

수많은 영상에서 티모를 살해당하며,
티확찢(티모는 확 찢어야한다?)등의 유행어등을 가진 챔피언입니다.

위의 상황은 티모를 하며 겪게되는 일부입니다.

뭐 이글을 심각하게 받아들여달라기보다
저의 체험적 글입니다.

소수자분들은 저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생활이고 일상이였겠구나
참아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견대왔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플레이하는 구간"에서는 잘하고있는 편인것 같습니다.
(브4에서 실3까지 하다안하다 하면서 했지만 승률 60%넘기고 각 구간당 많아야 8경기 정도로 승급&격을 했습니다.)
(라인전을 지는 경우는 여의치않게라도 어느라인을 가던 매우 적었으며, 전반적으로 역전 및 캐리했던 판이 주를 이룹니다.)
(실3에 왔는데 플레이 하는 시간이 바뀌어선지 트롤이 너무많아 격한 염증을 느끼고 매번 쓰고싶었던 글을 적어봅니다.)

심지어 잘하고 있어도 욕을 먹고 무시를 받고 편견에 갖힌 눈으로 바라봅니다.
"티모를 하는 것 자체"에 격하게 화를 내는 사람도 있으며, 저를 싫어하고 반감을 갖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본인이 가진 상식선에선 이해가 안간다(실제도 들은 말)며 시작부터 저를 방해하는 팀원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현실에서도 티모를 한다하면 같이 있다가 말 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안그러실 수 있습니다.
그건 여러분이 겪어본 한가지 케이스입니다.
저는 단순히 게임이지만 저렇게 심각하고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일이라면 그건 얼마나 크게 느껴지고 크게 다가올까요.
인종범죄등 각종 편견으로 기초한 범죄가 아직도 잔존하며 일어나는 경우에는 정말 심각하고

그것이 잘 못되었다거나 하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끄적여 봤습니다.

결론을 내리기엔 각자의 상황들이나 여러가지 것들이 얽히고 
제가 누군가에게 화가났던 것이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에서 느껴본 것을 이야기하는 것에 그런감정들까진 끌어들이기 싫어 여기서 마칩니다.

ps. 롤에서 티모로 살다가 빡쳐서 게임 지웠습니다. 
    하핳 이제 대회방송들만 보다가 친구들이랑 피방놀러가면 그때나 하려합니다
    재미를 이겨내는 극한의 사람들과의 일들이네요. 게임하는 내내 맨날 매번 일대일로 하는 모드가 생기길 바랬는데 
    진정한 솔랭조차 열리지 않네요. (#4인큐 핵고통 #3충일체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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