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평등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기회균등의 원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여성 징병제.여성징병제는 성별에 따른 병역의무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한계 또한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여성의 병역의무는 남성의 병역의무와 동일해지기는 어렵습니다.
업무 분야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 병역 기간 역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여성징병제가 시행되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도 성별에 따라 병역의무는 차별이 존재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써두었습니다.
http://todayhumor.com/?military_65937기회균등의 원칙을 기준으로 보자면 모병제가 최선의 대안입니다.
여자든 남자든, 병역의무를 수행할 동일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물론 모병제가 실시되더라도 다른 사회 제반사정이나, 성별에 따른 일반적인 신체능력의 차이 때문에
남성들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비율이 훨씬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모병제는 현재 한국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여성징병제 역시 현실적인 문제가 많이 있지만, 모병제에 비하면 훨씬 현실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기 때문에 기회균등,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징병은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식의 주장이 있는데,
이것은 사회 다른 분야에서의 차별을 없애는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여성징병제를 반대할 이유는 아닙니다.
다만, 여성징병제를 실시하게 된다면
반드시 성평등 문제에 관한 사회전반적인 개혁이 함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기회균등의 원칙이 지켜진다고 생각하고,
여성 징병제 실시에 따른 부수적인 사회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여성간부의 체력검정 기준의 차별.
저는 이것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여성이 일반적으로 체력이 약한건 사실이기에 여성징병이 불가하다면,
일단 군대에 입대한 여성이라면 남성과 차별 없이 평가해야 한다"고들 말씀하시는데..
일리있는 말씀이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징병에 있어서 성별에 따른 기회균등 역시 지켜져야 하고,
간부급 역시 성별에 따른 기회균등 역시 지켜져야 한다는 겁니다.
여성의 평균적인 체력이 남성에 비해 낮다는 것은,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노력을 투입할때 얻는 결과가 낮으며,
동일한 수준의 신체 능력을 내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기회 균등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그리고 여성징병의 타당성을 주장하시는 분들 말씀대로,
현대전에서 군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체력이 유일한 기준이 아닙니다.
체력검정에서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결과를 요구한다면,
여러가지 평가 기준들 중에서 여성에게 체력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게 되므로,
평가 기준의 비중이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더구나 요구되는 체력검정 결과에 차별을 두는 기준은 성별 뿐만이 아닙니다.
연령대에 따라 고령이 될수록 요구되는 체력검정결과는 낮아지도록 설정되어있습니다.
이것은 현대전에서, 특히 지휘관에게 요구되는 체력 수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절대적인 결과물보다는 노력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3. 군인의 급여인상과 처우개선
우선, 군인의 급여인상 처우개선이 이뤄진다고 해서 여성들이 자진입대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매우 부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부사관 및 장교급 지원자 성별 비율이 크게 차이난다는 사실은
그런 주장이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급여인상, 처우개선은
여성징병제와는 별도로, 성별간 병역의무 차이 문제를 완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여성징병제가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성별에 따라 일정한 수준의 차별은 불가피하고,
여성징병제가 실시되든 되지않든 급여인상과 처우개선이 성별간 차별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분께서는 이게 돈문제가 아니라 의무를 함께 나누는 것의 문제라고 하셨는데,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만, 병역의무 문제는 단순히 병역을 치르는 순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있어서의 기회균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병역의무를 수행한 사람들은, 병역의무를 수행한 기간만큼 그 개인의 사회활동이 제한될수 밖에 없고,
같은 기간동안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준비한 사람들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병역의무의 차별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중대한 요인입니다.
군인의 급여는 단순히 그 기간만큼 일했으니 정당한 보수를 주어야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복무기간동안 지체된 시간을 완전히 보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복학시 등록금 마련, 취업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복귀를 원활하게 만드는 자본이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여성 징병이 이뤄진다고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성의 복무기간이 짧다면 그 차이만큼, 남성들에게 차등적인 보상이 주어지게 되고,
또한 여성 역시 복무기간만큼 사회복귀를 위한 자본이 마련되므로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사회진출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여성징병제를 반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느정도 반론이 되기 때문입니다.
4.군가산점 제도
다수의 남성들이 군가산점 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것은 3.에서 다룬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서의 기회균등 문제와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군가산점 제도는 실질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무엇보다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군가산점이 적용되는 것은 공무원과 공기업에 한정됩니다.
일반 기업들도 군가산점 제도를 채택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채택한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공무원, 공기업에 지원하는 사람이라도 모두가 그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성적으로 합격하거나, 합격선에 한참 미달하는 사람들에겐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공기업에 지원하는 사람들 중 합격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경쟁하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군필자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아니라 군필자와 미필자가 경쟁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혜택인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합격하면 장기적으로 엄청난 혜택인 것이지만,
이것은 똑같이 군필인 사람들 중에서도 운좋은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나머지에겐 아무런 보상이 이뤄지지 않게 됩니다.
군가산점 제도는 군복무로 인해 사회진출이 지체되는 것에 대해서, 당장 불만을 품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가장 손쉽고 돈들지 않는 방법을 택한 것일 뿐입니다.
또한 군가산점 제도는 기회균등의 원칙을 해치는 제도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군가산점으로 인해 합격선에서 아슬아슬하게 미달하는 사람을 합격선으로 끌어올려 추가 합격시키는 것이 아니라,
군가산점으로 순위가 바뀔 경우 미필자의 자리를 빼앗아 군필자에게 주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군필자를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라, 미필자의 몫을 감소시키는 제도이므로
똑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경쟁상대가 군필이냐 아니냐에 따라 자기 결과가 달라질 뿐 아니라,
미필자 역시 군필자와 마찬가지로 병역의무 여부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이 아니므로 공정한 결과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군가산점 제도는 군필자에게든 미필자에게든 불합리한 제도일 뿐입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군가산점 제도를 옹호하는 뉘앙스를 보이는 것은,
사실 군가산점 제도 자체를 옹호한다기 보단,
군가산점 제도 반대자들이 병역 의무를 준수한 사람들에 대해 몰이해한 태도를 보이고,
군가산점 제도를 대체할만한 다른 제도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에 생긴 반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