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축구 아시안컵에서 중국 팬들이 노골적인 '반일감정'을 드러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우 려를 표명하고 나섰다고 4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포츠는 우호의 제전이기 때문에 일본 선 수도 외국선수도 따뜻하게 환영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강행이 중국 팬들이 드러낸 '반일감정' 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스포츠에 너무 정치의식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잘 파악해보아야 할 문제"라며 "양국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협의할 의향을 비쳤다.
이번 대회에서 상당수의 중국 관중들은 일본 국가가 연주되자 야유를 보내거나 일본과 대결하는 상대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가 하면 일본측 응원단에게 쓰레기봉 투를 던지는 등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일본인은 아시아 인민에 사죄하라" "일본인은 댜오위다오(釣魚鳥)를 중국에 반 환하라"는 정치주장을 담은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일본의 경기는 충칭(重慶)과 지난(濟南) 등 과거 중.일전쟁의 무대 로 중국민들이 대거 희생된 지역에서 열려 중국 팬들의 반일감정은 더욱 격화된 것 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일본은 오는 7일 이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앞서 이날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문부과학상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대원칙을 중국 정부도 충분히 알고 대처해달라"며 "오는 2008년 베이징(北經)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는 잘 판단할 것으로 믿 는다"는 취지의 '경고'를 보냈다.
집권 자민당의 고지마 토시오(小島敏勇) 부간사장은 "일본 정부는 공식 항의하 라"고 촉구했다. 또 "중국의 반일교육의 결과" "이래서야 베이징 올림픽이 잘 되겠 는가" 등의 강경발언이 당 간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도 일본 정부의 공식대응을 주문할 방침이 라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한 중국측의 공식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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