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가 동성애자로 살면서 힘들었던 점들
게시물ID : humorbest_6605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doY
추천 : 161
조회수 : 13662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4/16 09:14:3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16 03:55:14


전부터 '한번 정리해봐야지' 생각했던건데 이래저래 미루다가 한번 써봐요.

우울하지 않고 멀쩡한 마음으로 그냥 한번 목록 작성하듯이 쭉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건 '제 인생에 있어서 동성애자라서 힘들었던 점' 이라 다른 동성애자들을 대변하는건 아니예요.

제 개인적인 경험일뿐.


어느정도 극복했다 생각하는 부분들이지만,

여전히 상처가 남아있기도하고 현재진행형인 것들도 있어서

그냥 한번 쭉 정리해보고 마음 다잡아보려고 씁니다.



1. 고독감

2. 거짓말 인생

3. 아웃팅 공포

4. 사회는 호모포비아적이다.

5. 미래에 대한 고민





1. 고독감


외로움이라고 쓰려다가 그냥 좀 더 외로운 느낌을 내기위해 고독감이라는 단어를 써봤습니다.


저는 제가 동성애자인걸 일찍 안 편이예요. 

초등학교 3학년 입학식 날 같은반 여자애에게 한눈에 반한뒤

'이게 모야! 나는 여자인데 여자를 좋아하네!' 하면서 지식인에 질문을 올렸었지요ㅋㅋ


그 전에는 '동성애'라는 개념도 몰랐고, 동성애나 게이 등의 단어를 들어본적도 없었고,

여자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도 전혀 몰랐어요.

동성애라는 단어도 네이버에 검색해보다가 처음 알게 됐지요.


어쨌든 초3, 10살의 나이에 스스로가 동성애자라는걸 알게 됐어요.

어린 나이였지만 부모님에게 말 안한걸 보니 본능적으로 '나는 남들과 다르다', '숨겨야한다' 를 느꼈던 것 같아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며 수많은 호모포비아 글과 댓글들을 본 뒤로는 머리로도 '정말 숨겨야하는구만' 이라고 생각했고요.



그 뒤로 외로움과 함께하는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ㅋㅋ


음... '남들과 다른 존재이다', '나 자신을 숨겨야한다',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 알면 싫어할 것이다' 라는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외로운 일이더라고요.


사교성이 좋아 친구들도 많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싹싹하고 명랑해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이쁨 받는 아이였지만

그래도 늘 외로움이 있었어요. 

'이 사람들도 내가 정말로 누군지 알면 날 떠날꺼야, 날 싫어하게 될꺼야' 라는 생각이 늘 들었거든요.


단순히 피해망상이 아닌게 가뭄에 비 나듯 접하는 동성애 관련 소식이나 말들은 거의가 호모포비아적인 말들이였고,

제 또래들은 '게이'하면 '으에엑 변태' 이런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가족들도 호모포비아였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그렇듯 제 주위 사람들도 딱히 동성애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거부감들고 싫어하고 변태라고 느껴했지요.


그리고 어릴때부터 그걸 스펀지처럼 민감하게 뿅뿅 빨아들이며 커왔어요.

좀 더 나이 들어서 정체성을 알았다면 좀 덜 마음 아파하고, 좀 더 의연하게 상처입지 않았을수도 있을것 같은데

10살이면 어린 나이였어서 그런지 더 상처 입었던 것 같아요.

사촌동생이 지금 10살인데 보면 얼마나 조그만하고 어린지 놀라요. 참 저 시절의 내가 고생했다 싶기도 하고요.


좀 이야기가 샜지만, 이렇듯 살면서 늘 다수의 '적극적이지 않은 호모포비아'와 '적극적인 호모포비아' 들에 둘러쌓여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드라마에도 나오고, 홍석천도 방송에 나오고 그렇지만 제 때는 그런게 전혀 없었어서

세상에 나 혼자만 동성애자인것 처럼 느끼며 살았어요.

머리로는 다른 사람들도 어딘가에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내 주위에서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기에 체감상으로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인것 같았지요ㅋㅋ

좀 외로운 일였어요ㅋㅋ


그리고 이성애자분들은 이해가 잘 안 가실것 같고, 다른 동성애자 분들도 딱히 생각해본적 없는 문제일수도 있지만

그 어떤 매체에서도 동성애자가 나오지 않는것도 그 외로움을 더한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 존재하는데, 그 어디에서도 나와 같은 사람들을 볼 수 없다.

사회에 동성애자가 존재하지 않아요. 

주위에 오픈게이인 사람이 없고 언론에도 뭐 홍석천 드문드문 나타나는것 빼곤 거의 없다시피 하죠.

영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책에서도 모두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해요.

제 자신이 더 별종같이 느껴지고, 남들과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박히게 됐어요.



가족 얘기도 추가해봅니다.

전 제 가족들이 호모포비아란걸 알았어요. 그래서 가족들을 완전히 믿을수는 없게됐어요.

사람들이 흔히 가족을 생각할때면 '언제나 내 편인 사람들', '믿을 수 있는 사람들', '그 어떤 경우에도 날 사랑할 사람들' 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어릴때부터 그게 아니란걸 알았거든요ㅋㅋ

커밍아웃하거나 아웃팅 당하고나서 의절 당하거나 집에서 쫓겨나는 동성애자들도 참 많았고,

무엇보다 제 가족이 호모포비아이자 제 정체성을 밝히면 의절할거란걸 알았거든요.


평소에도 호모포비아 발언을 하셨지만,

제가 중학생때 뭘 들킨적이 있어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레즈비언에 관한 소설이였어요(야하거나 그런건 아니였고요)

그걸 보고 엄마가 뭔가 눈치를 채셨어요. 그걸 꽁꽁 숨겨둔것도 그렇고, 뭐 엄마의 육감도 있었겠죠.

그 날 밤에 제가 자고 있는줄 알고 제 방에 들어오시더군요.


들어와서는 제 침대옆에 앉아서 

'엄마는 동성애자는 안된다.. 차라리 장애인인게 낫지 동성애자는 안돼.. 동성애자면 내 자식이 아니야..' 라고 하셨어요.

자는 척 했지만, 큰 충격이였고 뭐.. 좀더 현실적이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어요.

그 전에는 '그래도 혹시 모르지.. 호모포비아여도 날 사랑하니까 알게되면 날 받아들일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던게 있는데

그 생각을 그만두게 됐죠.


엄마가 나쁜 사람은 아니예요. 그리고 절 사랑하기도 하시고요.

다만 다른 동성애자들과 그들의 가족들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랑을 뛰어넘는 거부감이나 혐오가 존재하는것 같아요.


사실 많잖아요. '동성애자이든 아니든 상관없는데 내 가족이거나 친구면 안돼' 이런식의 생각은요.

보다보면 친동성애나 극동성애혐오보다 이런 분들이 더 많은것 같고요.

제 가족들도 그냥 이런 사람들 중 하나인거죠.


다만 동성애자 입장에서는 '내 가족', '내 친구' 들이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것이기에 마음 아픈거죠.

'남이 동성애자인건 괜찮지만 내 주변은 안된다' 라는건 극혐오자보다는 반가운거지만,

어쨌든 내 주위 사람들은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니깐요.




2. 거짓말 인생


위의 이야기에 이어서 써갑니다.


이렇게 살아가며 저는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고 살게 되었습니다.

어릴때는 본능적으로, 나이 좀 들어서는 이성적으로도 제 성정체성이 밝혀지면 안된다는걸 알았기에,

거짓말을 기본으로 깔고 살게 되었어요.


저도 새삼 느끼는거지만 사람들이 은근 사랑 얘기, 연애 얘기를 많이하고 살아요.

초등학생일때도 누구누구를 짝사랑하느니, 누가누구랑 사귀느니 이런 말들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나이 들면서부터는 더 많이 늘었고요ㅋㅋ 무슨 남자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는지 참!ㅋㅋㅋㅋ


뭐, 그럴때면 늘 남자를 좋아하는척,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척 거짓말을 했죠.

짝사랑 얘기든, 사귀는 얘기든, 연예인 얘기든.


다른 동성애자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저에게 있어서 제 성정체성은 제 정체성의 큰 부분이였어요.

늘 의식하는 부분이였고,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중 굉장히 큰 부분이였어요.

이런걸 늘 속이고 거짓말하고 사는건 영.. 마음 편한 일은 아니였죠.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며 살아야하는거니까요. 

전 나~중에 극복하게 됐지만 내적호모포비아가 약간 생기기도  했고, 자기부정이 뭐 자존감에 좋은것도 아니겠지요.


가면 안 쓰고 사는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나의 가장 큰 부분을 늘 가면 쓰고 살아야만 하고 안 그럴경우 남들이 날 밀어낼거란 공포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거짓말 말고도 아.. 오유인이라면 공감들 하시겠지만ㅋㅋ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숨겨야하는 이 마음ㅋㅋㅋㅋ


마음이 콩닥콩닥 뛰고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그저 들키지 않게 숨기며 살았지요ㅋㅋ

들킬까봐 조심조심하고 불안해하기도 하고, 좋아하지만 다가갈 순 없고,

짝사랑하는 애가 어떤 남자애랑 잘되는 모습을 보면 속이 뒤집히지만 티는 낼수 없어 웃으며 축하해주곤

방에서 혼자 엉엉 울곤했지요ㅋㅋㅋ 

'나는 들이댈수도 없는데 엉엉 정말 좋아하는데 엉엉 흐엉엉엉' 등등ㅋㅋㅋ


사실 자라면서 이게 참 힘들었던것 같은데 (사춘기이기도 했으니깐ㅋㅋ)

뭐 정도의 차이지 이런 마음고생은 이성애자분들도 다 어느정도 하셨겠죠. 원빈느님은 안했으려나ㅋㅋ



3. 아웃팅 공포


아, 아웃팅. 아웃팅 그것참 아... 참.. 무섭습니다.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전 정말 공포에 쌓여 살았어요.

(참고로 아웃팅은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 남이 억지로 성정체성을 밝혀버리는걸 의미해요)


아.. 정말 무서웠어요. 남들이 내가 동성애자인걸 알게되면..

평소에 하던 농담반 진담밤 호모포비아 발언들 속에 담긴 혐오를 나에게 느끼겠지,

내 친구들과 가족들은 날 떠나겠지, 사람들은 날 보고 수근거리겠지, 난 왕따가 되겠지, 난 버림받겠지 등등


뭐, 그래서 자주 공포와 불안에 떨었어요ㅋㅋ

고등학생때까지는 '아웃팅 당하면 그냥 자살해야지' 라고 늘 생각했으니깐요(지금은 그런 생각 안해요)


사실 아웃팅 당한 적이 있어요.

중학생때 학원에서 소규모로 당했어요. 학원 친구들이랑 정말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날 학원을 가보니 분위기가 쎄~하고 어색한거예요. 왠지 다들 내 눈을 피하고 수근거리고.

직감적으로 뙇! '망했구나' 를 느꼈고 손이 덜덜 떨렸지만 어쨌든 학원 수업을 듣고 집에 갔지요.

머리가 새하얘져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친구 두어명에게서 

'네가 여자 좋아하는거 알아.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그래도 우린 친구야' 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었어요.

큰 감동을 받았지만 뭐.. 결국은 어색해지고 연락 끊기고 안 풀리더라고요.

상처라기보단 그냥 씁쓸할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사실 그것보단 고등학생때 아웃팅 당할 '뻔' 한게 더 무서웠어요.

전 일기를 꼬박꼬박 써요. 사실 들킬 위험이 있기에 그런거 쓰면 안되는건데 답답한 마음에 써왔어요.

뭐 그냥 솔직하게 다 적었어요. 누구를 좋아한다거나, 동성애자라서 너무 힘들다거나, 그냥 일상얘기 등등


근데 어느날 이게 없!는!거!예!요!

오마이갓뜨!!!


기숙사 고등학교였어서 자습실 제 자리 서랍 안쪽에 숨겨놓곤 했는데 없음!!

아침 일찍 자습실에 공부하러 갔다가 발견했는데 그냥 심장이 멈추는 느낌이였어요.

와... 그 기분은 지금도 생각하기 싫어요. 악몽 같아요.


심장이 뚝. 하고 얼어버리고, 머리는 진짜 그냥 새햐얘졌다 새까매졌다를 반복했어요.

순식간에 식은땀이 나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머리는 이성적인 생각이 안 들고 그냥 공포가 숨막히게 가득차는 느낌이였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보고 자습실을 뒤지고 기숙사에도 돌아가 내 침대랑 옷장을 뒤지고, 다시 자습실을 뒤지고 그랬어요.

그렇게 일기장을 찾아 헤매면서 친구들을 여러번 마주쳤는데(작은 학교라 뭐 거의다 친구였죠)

나한테 인사를 하는데 눈을 못 마주치겠는거예요. 이미 소문이 퍼져서 다 알까봐. 너무 무서워서.


머리로는 '어떡해. 망했다. 어떡하지. 자퇴해야해. 부모님에게 이유를 말 안하고 어떻게 자퇴  허락을 받지. 부모님까지 알면 안돼. 난 끝났어' 등이 무슨 확성기로 말하듯 울려퍼졌고요.


다행히 일기장은 신발장에서 찾았어요. 나란 인간 멍청한 인간, 전날밤에 신발장에 넣어뒀다가 까먹음....ㅋㅋㅋㅋㅋ

발견하는 순간 주저앉았다가 화장실 들어가서 한참 엉엉 울었네요ㅋㅋ

일기장은 미안하지만 주말에 집에 가자마자 화르르 태워버렸답니다.


아.. 실제로 아웃팅 당한건 아니지만 정말 공포스러운 때였어요.

아예 머리가 작동이 안 될 정도의 순도 높은 공포는 처음 느꼈던 때라 참..



참고로 아직도 아웃팅이 무섭긴 하지만, 전보다는 괜찮아요.

이런저런 이유로 좀 더 마음을 강하게 먹을 수 있게 됐어요.



4. 사회는 호모포비아적이다.


사회는 호모포비아적이다. 호모포비아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살기.

뭐.. 유쾌한 일은 아니였지요. 사람들과 사회가 호모포비아적인걸 받아들이긴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아팠고 아직도 아파요ㅋㅋ


TV에서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거나 어쩌다 이야기의 주제가 동성애가 될 경우에

사람들은 호모포비아적인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뭐 "게이들은 콱 마! 다 죽여버려야돼!" 이런 것 뿐만이 아니라 "변태같아", "으 싫어" 등등 도 포함해서요.

그 외에도 말도 안되는 편견들을 사실이라고 여기며 말하는것들도 그렇고요.


뭐.. 평생 들으며 살았던 말인만큼 정말정말정말 익숙한 일이지만 

신기하게도 익숙한데도 여전히 아프더라고요. 상처가 돼요.

내게 가까운 사람이 그런말을 해도 아프지만, 나를 전혀 모르는 타인이 그런 말을 해도 마음이 아파요.

하긴, 나를 싫어하고, 나 같은 것들은 변태이고, 나 같은 것들은 정신병자이고, 나 같은 것들은 징그럽고 등등 

이런말을 누가 좋아하겠어요. 게다가 들킬까봐 그냥 반응 안 보이고 웃는 낯으로 들어야하는데.


어릴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처가 돼요.

좀 쿨~해지고 그래야하는데 허허.. 유리멘탈인건지 그게 안되네요ㅋㅋ


그리고 편견에 찬 말 혹은 공격적인 말은 여전히 분노가 솟아요ㅋㅋ

표현은 안 합니다ㅋㅋ 속으론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고 분노가 불같이 일어나도 티 안내고 웃고 있을수 있어요ㅋㅋ

그래도 화 납니다.


사실 너무 편견에 차고 잘못된 말들을 친구가 하면 '사실은 그게 아니라 이렇다더라~' 하곤 했지만

표정은 멀쩡해도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친구들이 화난걸 눈치채길래 어쩔수없이 입을 다물게됐어요ㅋㅋ


아 근데 전에 조선일보(개인적으로는 언론이라 생각안합니다)에서 전면 광고로 전면 게이 포비아 광고가 실렸을때는

그걸 보고 너무 화가나서 손이 떨려서 반찬 집던 집게 떨어트렸음ㅋㅋㅋㅋ

친구가 보고 '너 빡쳤어?' 이러길래 '아냐ㅎㅎ 그냥 손이 미끄러짐' 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 날 분노의 새로운 레벨을 알게됐어요ㅋㅋㅋㅋㅋ


뭐 이래저래 일상적으로 상처도 입고 분노도 느끼며 살아갑니다.


호모포비아는..음.. 존재한다는걸 알고 존재할수밖에 없다는걸 인정해요. 뭐 제가 당장 어쩔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사회에서 자랐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제가 만약 이성애자였다면 호모포비아가 아니였을까 고민도 해보니깐요.

그래서 나에게 표현만 안 한다면 그냥 그러려니해요.


하지만 평소 호모포비아 말을 하거나, 그런 행동을 하거나, 댓글이나 글등을 보면

미워하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합니다ㅋㅋㅋ 솔직히 미워지거든요ㅋㅋ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욕하거나 모욕하니깐요.

그래도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종종 화가 치솟긴 하지만 그래도 노력해요.

나도 미워하는건 해결법이 아니란걸 알기도 하고, 누군가를 미워해봤자 피곤하고 힘든건 나니까요.


그래도 전 속 좁은 존재라... 화날땐 미워요ㅋㅋㅋ 가끔은 입에서 용가리처럼 불 나갈것 같아요ㅋㅋ 캄 다운 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표현을 안할뿐 좀 다혈질이라ㅋㅋㅋ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ㅋㅋㅋ



+ 추가로 세상이 이성애자들의 것인양 표현하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ㅋㅋ

예를 들어 '너네들이 동성애자인건 알겠는데. 왜 자꾸 글 쓰거나 정체성을 밝히거나 그럼? 그냥 너네끼리 살고 밝히지도 마' 이런 경우를 보면 의문이 듭니다.

'이 사이트가 이성애자 전용이였던가? 왜 이성애자들은 연애얘기 써도 되고 동성애자들은 안된다고 주장하는거지?' 

비슷한 맥락으로 '이 세상이 이성애자들의 '소유' 였던가? 왜 동성애자는 스스로를 밝히고 존재하면 안된다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참고로 '이성애자 연애 사이트' 가 아니라 오유같이 다양한 이야기를 적는 커뮤니티 등을 얘기하는거예요. 

이성애자들이 연애 얘기하는 이성애자를 위한 사이트에서는 굳이 들어가서 안 적죠.

동성애자 커뮤니티 사이트가 이성애자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듯, 그곳이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니기도 하니깐요.


다만 일반 사회, 세상 전체에서 본인들이 '주류'라고 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해져요. (착잡하다 표현했지만 전 다혈질이기에ㅋㅋ 사실은 화가 납니다ㅋㅋ)





5. 미래에 대한 고민


누구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동성애자이기에 하게되는' 고민이예요.

주류 사회에서 비주류, 소수로 살아가기라는건 '현재'도 힘든 일이지만 '미래'를 생각할 경우에도 마음이 갑갑해집니다ㅋㅋ


특히 한국같이 좀 다들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결혼하는게 당연하지' 란 분위기가 많을 경우에는요.


저는 아직 그 나이가 아니지만 많은 동성애자들이 결혼 압박으로 고생하시더군요.

특히 부모님들에게서 결혼해야한다는 압박이 많이 들어오고,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얼른 결혼해야지' 라는 걸 여기저기서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성과의 결혼은 금지되어있고,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함께 살려고해도

주위 눈빛도 있고 그럴경우 (들키지 않을 경우) 주위에는 '미혼' 인 상태이기에 계속 결혼 압박, 사람 만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네요.



이거이거 전 어릴때부터 고민 많이했어요. 어려서 정체성을 안 장점이라 생각해요. 

나이 다 들어서 뒤늦게 알면 이 문제에 충분히 대비 못하고 현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알거든요.


저는 어릴때부터 늘 결혼하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알콩달콩하게 사는건 저의 큰 꿈 중 하나.

그래서 전 미국 가려고요.

초등학생때부터 생각하던 일이고, 중고등학생때부터 쭉 마음먹고 준비하던 일이예요. 

한국에서 졸업하면 미국으로 유학을 갈 생각이고 관련해서 준비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어요.

유학+이민이 현재 계획이예요.


미국도 완전 게이프렌들리한 나라는 아니지만,

언어가 통하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보다는 훨씬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는 사회니깐요.

거기에도 호모포비아가 많지만, 그래도 다들 자기 주위에 게이가 존재한단걸 알고 

누구나 동성애자인 사람을 직장 동료로든 같은 학교 애로든 친척이나 가족이로든 알고 있으니깐요.

아예 동성애자가 존재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에 비하면 그래도 더 낫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결정을 내렸어요. 가능하면 샌프란시스코쪽으로 가고 싶군요ㅋㅋ


흠.. 가족과 친구들이 다 있는 나라를 떠나

아예 새로운 곳에서 나홀로 시작해 살아야한다는게 겁도 나고 막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가려합니다.


한번 사는 인생 평생을 거짓말로 살기는 싫고, 

당당하게 내 자신을 드러내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살고 싶은데

한국에서는 제가 그럴 배짱도 없고 저를 위한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예요.


'나'로 살기위해 내 나라를 떠나야한다는건 좀 마음 아픈 일이긴 하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헤어져야한다는것도 슬프지만

뭐, 난관없는 인생 어디 있나요. 제 난관들 중 하나는 이건거죠.


전 그래도 어릴때부터 생각과 대비를 해왔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가져서 다행이지

너무 늦어서야 현실과 맞딱뜨리는 동성애자들도 많으니..

그래도 뭐 저 정도면 운이 좋은거라 생각해요.






심플하게 목록으로 적어보려고 했는데,

이거 쓰다보다 스압이 되었네요. 끝까지 읽은 분이 하나도 없을것 같아요ㅋㅋ

그래도 제 머릿속을 정리해보려고 쓴거니까 내가 읽었으면 됐지요ㅋㅋ


음.. 빠트리거나 생략한 부분들이 있지만

이게 대강 제가 동성애자로 느꼈던 인생의 어려운 점들이였어요.


생각보다 적네요.

느끼기로는 한 백만개쯤 되는것 같았는데ㅋㅋ

적어보길 잘한것 같아요.


그리고 이거 플러스 알파로 보통 이성애자분들도 하는 

진로 고민, 가족 고민, 친구 고민, 성적 고민 등등도 인생 고민도 똑같이 징글맞게 했고요ㅋㅋㅋ





마음 다잡으려고 쓴 글, 마지막으로 제 꿈 쓰고 끝냅니다. 꼭 이루겠습니다.


1.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 내 사람 당당하게 사랑하기.

2. 내가 커오며 느껴야했던 여러 괴로움들을 지금의 아이들과 태어날 아이들은 느껴야 하지 않아도 되게 노력하기.

   동성애 관련 상처였든, 다른 상처들이였든 다른 사람들은 그걸 안 느끼고 살아갈 수 있으면 해요.


    그런 세상이 되게 지금은 열심히 공부를, 나중에는 열심히 일을 해야죠!ㅎㅎ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