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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도서관] 책이야기 30번째 (마지막특집 '연애소설')
게시물ID : readers_97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르헤스
추천 : 8
조회수 : 35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28 23:24:58
  안녕하세요. 관장입니다. 드디어 책이야기가 21개월간의 휴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쓰는 특집이네요. 요새 다시 책게의 흐름이 다시 차분함으로 변해 가지만 열심히 글도 올라가고, 댓글도 많으니까요. 이정도면 괜찮다 싶네요. 다른 게시판들처럼 무언가 시끄러운 콜로세움 없는 게시판도 드무니까요. 
 
  어째든, 결국 책이야기를 이렇게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게 되서 씁쓸하기도 하고, 21개월 뒤에 다시 다른 책들로 책이야기를 쓸 저를 보는 저를 생각하니까 기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밤이네요. 이번 특집인 연애소설은 로맨스 소설과는 조금 다른 연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연애라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수 없이 많은 스토리가 엮어지는 그런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네요. 저는 책 이야기가 만약 이번처럼 장기간의 휴재가 아니라 책 이야기를 마지막이 되는 날이 오게 된다면 연애소설 2로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이유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책 서평을 마무리 지어야 책이라는 장르를 가장 완벽하게 이야기 한 기분이 들어서 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이해해야만 소설의 진리를 느낄 수 있다고 누가 말하던데 기억은 잘 안나네요)
 
마지막을 닾두고 이렇게 말이 많아지네요. 마지막은 아니라 잠시 멀어지는 거지만, 멀어짐이 헤어짐으로 변화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봐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21개월간 남기지 못하는 글은, 제가 다녀온 뒤 더 깊고, 재미있는 서평으로 보상하겠습니다.
 
그럼 책이야기 마지막 특집 연애소설 시작합니다.
 
1. 태연한 인생 - 은희경
 
  은희경 작가의 신작이죠. 저는 은희경 작가의 초기와 후기의 소설이 소년을 위로해줘를 기준으로 보면, 후기의 절정이 바로 태연한 인생이라고 봅니다. 소설적 경향이 예전에 쓰던 착한 소설에서 벗어나 그 문장의 독한 술을 퍼붓듯 쏟아내는 소설의 미묘한 감정과 신기루같은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보여주는 처절한 인생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이런 인생의 단면을 드러내면서 깊게 베인 상처를 감싸하는 알싸함을 보여주죠.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연애소설이냐고 말하지만요. 저는 은희경 작가가 최초로 연애소설을 썼다면 이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은희경 작가가 평생을 갈구하면서 쓰려는 소설이 무산되면서 써낸 소설이지만요. 저는 새의선물이라는 은희경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를 떼버린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동진씨도 그렇게 말했죠) 후기의 은희경이 보여줄 수 있는 과거의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세계와 구축된 인물들을 가장 응축시킨 소설이라고 봅니다. 저는 요셉이라는 인물이 가진 비밀스러움과 보여주는 단면도 있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욕망을 품고 그것이 에너지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외로운 남자의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이 바로 은희경식 연애 소설이라고 봅니다.
  은희경 작가는 원래부터 풀롯자체는 단조로운 경향이지만, 문체는 그와 다르게 쿤데라식의 강렬한 언어 체계로 이야기를 하죠. 그 점을 통해서 연애의 방식을 보여준거죠. 단순히 밀당이라는 기술이나 서로의 사랑과 갈등도 없이, 그저 사랑이라는 신기루에 손을 뻗어나가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자신을 밀어 넣으려는 모습이죠. 결국, 은희경이 써낸 태연한 인생이 연애 소설인 이유는 바로 연애의 과정과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더 연애적인 면이 많다고 봅니다. 에쿠니 가오리처럼 판타지한 로맨스와 사랑 그리고 섹스라는 의미 불명한 연애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죠. 판타지와 같은 로맨스에서 벗어나, 연애라는 현실을 가장 매끄럽게 묘사하면서도, 헤어짐이 시작되어가는 그 순간을 가장 아름답지만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소설이 요셉의 소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연애 소설로서 이 책을 본다면 저는 류라는 인물이 갖는 부모님과 이미지 상으로 드러나는 그녀의 모습들이 곧, 연애라는 의미를 상징화 시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은희경의 비슷한 구조를 벗어나 색다른 비관적 소설의 이면을 드러내는 아주 좋은 소설이라고 봅니다. 단지 어렵다는 것이 흠이지만, 그것을 참고 읽는다면 아주 좋은 작품이겠네요.
 
- 추천하는 단편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이토야마 아키코, 이 소설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입니다. 은희경작가와 비슷한 냉철한 문장 구조를 가졌지만, 은희경보다는 좀 더 그 속에서의 진실된 연애 감정이 담겨있네요.
 
 2.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예전에 알랭 드 보통 붐이 있었을때 한 번 읽었던 책입니다. 사람들은 이 작가를 흔히 젊은 쿤데라라고 말하지만, 인정을 할 수는 없네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 소설의 매력이 일상적 견해를 철학적으로 덧붙이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첫 만남과 사랑의 시작, 권태기와 서로간의 불신 그리고 헤어짐 그리고 또 다른 만남. 결국 연애라는 가장 완벽한 패턴을 철학적이자 심도있게 이야기 하는 점이 대단하네요.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가장 객관화 시킨 군살 없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무언가의 묘사와 방식이 필요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묘사와 스토리를 빼고 어느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그리고 느껴오는 감정의 시선과 방식들을 통찰적으로 소개하는 논문 같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연애 소설인 이유는 지금 우리가 겪고 느끼는 감정의 시선을 주인공의 운명에서부터 시작하게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라고 봅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패턴과 설렘 그리고 연애의 기본적인 관점을 알고 있다면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단지, 철학적 성찰이 아니라 그 안에서 느끼는 인간의 심리적 배경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소설만의 기름기 없는 담백함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언어적인 면에서도 아주 좋다고 봅니다. 단지 어느 한 남자와 여자의 운명을 시작으로 그들이 만나기 부터 연애와 헤어짐까지를 가장 빠른 형식으로 말하면서인지 지겨운 장면을 띄어갔네 라고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네요. 연애소설이지만 언제나 로맨스만을 위한 소설은 필요 없다고 봅니다.
  단지 그 연애라는 전반적인 과정과 싱체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진짜 성찰적 모습까지 로맨스라는 판타지적 한계점을 뛰어넘은 작가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나이와 시대의 흐름이 따르지 않았지만, 좀 더 그 작가의 무르익음이 생긴다면 저는 이 작가가 밀란 쿤데라식의 연애 전반의 소설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연애소설이잖아요. 그것처럼 이 소설도 어렵다고만 느끼지 마시고, 연애라는 전반적인 과정을 생각하고 느끼시면서 읽는다면 더 재미있을 만한 책이라고 저는 봅니다.
 
3. 나쁜 소녀의 짖궃음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입니다.  이미 독재자와 문학에서 염소의 축제라는 책을 다루었는데요. 그 책을 쓴 작가의 최신작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두껍지만 소설의 매력이 너무나도 넘쳐나기 때문에 좋은 것 같습니다. 바로 한 평생 소녀만을 보던 남자와 그런 소년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 소녀의 블랙유머가 뒤섞인 연애소설입니다. 아마 이 작가가 이런 연애소설을 처음 써보았다고 하는데요. 이 소설이 주는 가장 강렬함은 바로 소녀를 기다린 소년의 뜨거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녀가 떠나보리고도, 소녀가 잡혀있다는 말에도, 시한부 인생으로 소년에게 왔을때도. 소년은 묵묵히 소녀라는 사랑의 배경을 전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만으로는 절대 연애소설이 될 수 없습니다. 이건 단순한 소년의 구애이지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네요. 결국 이 책에서 연애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소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위해 언제나 떠나기도 하고, 열정과 언제나 살아가는 동안의 자신을 위한 일들로 채우려는 나쁜 욕망. 결국 소년마저도 늘 괴롭히죠. 그점이라고 봅니다. 소녀의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소녀를 지켜주는 소년과 그런 소년은 고맙지만 자신의 삶을 위한 소녀. 결국 그 안에서 갖고 있는 것은 사기와 거짓말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소년이 하는 연애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녀를 받아드리고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소녀에게 주고, 느끼게 만드는 결국 일방적인 연애이지만요.
  저는 소년의 순정보다는 소녀의 욕망이 바로 연애라는 감정을 증폭 시킨다고 봅니다. 언제라도 떠나서 야쿠자의 부인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노예, 아니면 사회주의 혁명군의 입대하기도 하는 대담함 속에서도 소년은 묵묵히 그녀를 위한 일을 행하죠. 그리고 소녀는 그런 욕망이 소년에게 충전되었다 싶으면 다시 사라지죠. 그러면 소년은 다시 소녀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죠. 결국 연애라는 밀당의 기술처럼 소녀와 소년의 40년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진거죠.
  저는 연애와 로맨스는 다르다고 봅니다. 연애는 그저 서로를 만나고 이해하는 관계를 맺는 사이라면 로맨스는 진심을 다하는 사랑의 역활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 아닌 연애소설이라고 분류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죠. 끊임 없는 소년의 구애에도 연애만 하지 로맨스는 전혀 없는 소녀의 모습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갖는 소년 혹은 소녀의 매력은 아주 깊다고 봅니다. 순정과 욕망의 연애. 결코 어울리지 않는 두 만남이 갖는 서로의 충돌점이 더 연애의 기준들 단단하게 만들어 내는 것 같네요. (횡설수설 하네요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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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인 것 같기도 하고, 힘들어도 이렇게 쓴게 된거지 생각도 드네요. 이제 마지막 특집입니다. 21개월 간의 군 복무가 지나고 다시 오겠지만 그 동안 많이 고마웠습니다. 이제 관장은 물러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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