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은 경우는 신체급수가 3급이었습니다. 마르기도 말랐었고 체력도 안좋았었습니다.
그래서 심사 마지막에 군의관이 3급줄까 4급줄까라는 말을 했을 때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짓이지만)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3급 주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병으로 2년여의 군생활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뭐,,, 각설하고 초기에는 체력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이 악물고 버틴 덕분에 체격도 체력도 많이 좋아진 상태에서
전역을 하게 됐습니다. 약간의 인내심과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은것도 장점이지요.
근데 왜 이런 얘길하냐면요.
예전에 대학 다닐때 여학우들이 동석한 술자리에서 군대 얘기가 잠깐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한 여학생이 남자들은 군대에 가서 인내심도 배우고 체력도 좋아지지 않냐. 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하죠.
근데 이런 얘기는 직접 겪은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할 순 있어도
남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더욱이 그 말을 하는 당사자가 군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여자들이 한다?
이건 마치 김무성이 시급도 못받는 알바생들에게 그것 또한 사회를 배우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간 거니까 기왕이면 뭔가를 얻어오기 위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야하는 건 있을 수 있어도
인내심을 배우기 위해, 체력이 좋아지기 위해 군대를 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군대는 남자들만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고(<-- 남자들만 군대간다는 얘긴 아닙니다. 부사관 같은 자발적 병역자를 제외한겁니다)
그 어쩔 수 없는 강제성에 대해서 보상은 차지하고라도
몇몇 여성분들이 그 성 차별적인 강제성을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좀 주저리 주저리 했는데 이런 얘기가 화두가 될 때마다 님비 마인드를 가진 소수의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