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어른들로부터, 사회로부터 배웠던
도덕, 윤리, 규범
이에 대해 배울 때 어떻게 배웠는지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위 단어들을 보며 연상되고 있는 바로 그 느낌
뭔가 희생적이고 봉사적이고
뭔가 애써 다잡고 다스리며
뭔가 경건한 마음으로 수양해야 하는
인간과 사회의 책무 같은
어른들께서 '올바르게 살거라' 하고 가르치는 그것은
내 욕구나 쾌락 및 행복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요구하기만 합니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라며 공존을 위해 노력하라 합니다
'바른 뜻'인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흥미가 없습니다. 재미가 없습니다
즐거움이 없고 이득이 없고 감동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욕이 없습니다
인간은 욕구충족의 쾌락 지향 원리대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소위 '바른 뜻'이라고 하는, 그 가르침은
온통 욕구에 반하는 것들 뿐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다시 말하자만 그 뜻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다만, 그 가르침이 인간의 본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르침은 그저 '옳은 것이니 외우고 받아들여라'라는 식입니다
대대손손 유물처럼 내려온 '절대진리'인 듯 따르랍니다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땀흘려 이바지합시다' 같은 구호처럼
한 인간을 도구처럼 여겨 희생을 요구하는 듯한 교육방식을 따르니
본성의 욕구가 반기를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권리'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도덕, 윤리, 규범
이 모두 개인의 욕구를 제어하는 일입니다
그 욕구는 옳지 않다며, 그 욕구는 지나치다며
내 욕구는 참거나 버리고 전체의 욕구를 위해 조율하라 합니다
이런 교육방식은 욕구 자체를 부정하게 하는 오류를 저지릅니다
개인과 사회가 마찰을 겪고 피해를 입고 고통을 받는 이유는
'욕구의 오류' 때문이 아니라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의 오류' 때문입니다
그 수단이 바로 '권리' 입니다
'권리'란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누릴 수 있는 자격'으로
그 자격엔 책임이란 의무사항이 필수조건으로 전제됩니다
이 책임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를 계산하고
권리이행의 오류수정 및 과실을 보상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즉, 책임은 수호(守護)로써 권리와 공존하며
권리는 책임의 수호 아래 성립되는 개념입니다
도덕을 가르치기 이전에
윤리를 가르치기 이전에
규범을 가르치기 이전에
권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권리는 '욕구의 존중'이란 전제가 깔립니다
권리는 욕구의 합리적인 범위를 계산하여
이를 토대로 이행해 쾌락을 지향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권리는 감흥이 있고 의욕이 있고, 마음을 움직입니다
인간사의 모든 갈등은 욕구간의 충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 욕구간의 합리적인 범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칙을 세우고 절대기준을 만들어버립니다
도덕이니 윤리니, 법이니 규범이니 하는 것들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욕구를 제한합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도
고용주와 노동자도
임대인과 임차인도
생산자와 소비자도
교사와 학생도
부모와 자녀도
남자와 여자도
국민과 지도자도
이 끊임없는 분쟁의 고리는 모두 '권리'에 있습니다
각 상호간 권리의 범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도덕이나 윤리란 통념보다 권리의 지위가 낮기 때문입니다
권리를 연구해야 합니다
'권리학'이 생겨야 하고 기초학문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도덕이나 윤리보다 '권리'가 우선 교과목으로 편성돼야 합니다
본성의 욕구를 바르게 이행하는 방법이야말로
삶의 근간을 관철하는 절대적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진리탐구보다도 최우선 되어야 합니다
권리는 유동적이고 논리적입니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해 오류를 잡아줍니다
동시에 욕구를 충족시키고 쾌락을 지향해 삶의 체계를 유지시킵니다
의욕을 생산해내어 계속해서 행복을 향하게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선 권리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그렇기 위해선 권리를 공부해야 하며, 권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권리가 '권리'며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는 행복이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논제를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