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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서른다섯, 오늘은 퇴사일인게 자랑인득..ㅋㅋㅋ
게시물ID : boast_75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설의D컵
추천 : 5
조회수 : 96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29 19:25:17
 
 
어디다 올려야 하나...하다가...
자랑게시판에 올리는게 좋을듯 해서 요기따 올려 봅니다.
^ -^ 애인도 직장도 안생겨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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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살 봄...
신체검사 7급, 그 후 재검을 받았더니 5급..이였나...(4급이 면제인가요?)
Y우체국으로 들어갔다.
남들은 버티고 버티고 늘이고 늘여서 18개월...
난... 학교 1년 휴학 하자마자 부지런히 들어간 이유로 28개월을 지냈다.
월급 10만원... 그래도 사람 답게 나마 살아 보고자...
면허도 따고 넘쳐나는 학원들중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학원으로 웹디자인 과정도 대강 마쳤다.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기에 전문대를 다닌 나는 소집해제와 졸업으로 20대 초반을 정리 했다.
 
 
 
* 24살 여름...
제대가 아닌 소집해제 이후 그나마 조금 할줄 아는 일러스트와 포토샵...
지인분 소개로 안경을 디자인한다는 S사무실에 일을 배워보겠습니다... 하고 문을 두드렸다.
막상 들어가니 너무너무 가난하더라는.. ^ -^;;;
어쨌거나 아침 9시 30분 출근, 하루~이틀 지나고 퇴근... ㅎㅎㅎ
새벽두어시~ 서너시~ 의자 밀어 넣고 누우면 퇴근, 아침에 눈뜨면 출근...^ -^;;;
하루 종일 사진 찍고 보정하고, 사진찍고 보정하고...
첫 월급 30만원... 몇달 후 50만원... 그리고 몇달 후 8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그래도 꿈이 생긴것 같은 기분에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들이 었지만,
역시 꿈은 생활고에 시달리면 더욱 큰 시련될 수도 있다는걸 깨달았다.
아참... 삼시세끼 라면만 1년을 먹으면 살은 찌고 머리카락이 노랗게 변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25살 봄...
낙하산 이라고 하나?
J담배회사 영업직으로 출근할 수 있게되었다.
거의 최 연소에 가까웠지만 나름 인정도 받고 연봉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라면은 절대 먹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후...
핸드폰비, 최소한의 밥값을 제외하곤 모두 저금을 했다.
꼭 그리던 꿈이 아니더라도 나름 만족했고 조금씩 늘어나는 통장 잔고가 날 기쁘게 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지점이 두개로 나뉘며, 새로운 지점장을 만났고,...
그의 지점 운영 방침은 여러 직원들을 힘들게 했다.
이유 없는 야근, 이유 없는 개인 회식, 트집, 모욕등...
인사이동 인원을 결정하는데 희망 인원끼리 가위바위보를 하라 했을때...
마음을 접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그새끼는 미친놈이다.
그때 알았다. 정말...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널렸다.
 
 
 
*26살 가을...
무언가 머릿 속에서 정리가 되질 않았다.
아마도 이때 처음으로 무언가 하나를 정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차를 빌려 쌀과 물, 라면, 이불, 옷가지 몇벌, 낚시대 등을 챙겨 놓고 일주일 중 3일은 밖으로 돌아 다녔다.
그 후, 여행과 도피는 비슷하지만 분명 다른게 있다는 걸 느꼈다.
 
 
 
* 27살 겨울...
참 애매했다. 디자이너도 아니고, 영업사원도 아니었다.
영등포 중앙시장 음식 납품 업체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설탕, 소금, 간장이 그렇게나 무거운 것인 줄 처음 알았다.
설탕 1kg 짜리 다섯개가... 5kg 이 아니라 1kg 스무팩이 하나 라는걸 이때 알았다.
학교에선 수학에 정답이 하나 이지만, 시장에선 같은 숫자이지만 무게는 바뀔 수 있다는걸 알았다.
물론 돈의 무게가 다르다는건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다.
 
 
 
*28살 봄...
조금은 다른 시장의 숫자 단위가 슬슬 익숙해 질때 즈음...
라면이 싫었던 S사에서 전화가 왔다.
그간 사업을 많이 키워 개인 매장도 있고, 유통도 시작하기에 와서 매장 관리를 하라는 연락이었다.
그 전화를 받고 손수레를 놓을 수 있었다.
 
다시금 꿈' 이라는 것에 도전 할 수 있을것 처럼 느껴져 정말이지, 내 가게마냥 일했다.
아침 10시 출근, 밤 11시, 12시, 새벽 2시, 등...
한달에 하루 이틀~ 못쉬는 달도 있고 목에서 소리가 안나와도 교통사고가 났던 날도 일을 했지만,
어쩐 일인지 회사의 빚은 계속 늘어 나고, 사장님은 예민해 지고, 사소한 트러블은 계속 생겨 났다.
결국엔 그 유치찬란한 빤짝이 등을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를 몰아 세우는 날...
키보드를 뒤집어 엎어 버리고 그길로 나왔다.
그리곤 느꼈다.
언젠간 보답하마, 언젠간 너에게 돌아갈꺼야 라는 말은 말그대로 언젠가' 이지, 정해진 날짜가 아니었다.
 
 
 
*30살 초겨울...
도저히 안되겠는 마음에 자격증을 위해 대학교에 원서를 냈다. (학교를 졸업해야 응시 자격이 생기는 자격증임으로...)
그 매장에서 같이 일하던 동갑내기 동료가 개인 매장을 오픈하는데, 같이 일해보자는 제시를 했다.
라이센스가 필요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 나이가 서른인데 돈을 벌어야 하는게 아닐까 라는 고민이 계속해서 결정 짓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그래 여기까지 내 지른 상황 어디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일을 택했다.
 
인테리어 업자와 씨름씨름하며 인테리어 하고 간판 만들고 물건 셋팅하고 어찌어찌 오픈을 했다.
그 후 3개월이 지나고 그는 본인의 큰 형을 데려 왔고 난 그와 투닥 거리다 단 한달만에 내 쫓기듯 나왔다.
그리고 학교는 벌써 한창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 때 피는 소주보다 진하다는 걸 알았다.
 
 
 
*30살 가을...
지인 분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그냥 놀지 말고, 안 좋은 기억 지워 버리고 일단 생활비라도 벌면서 생각을 정리하라 했다.
여자 보정 속옷을 홈쇼핑으로 파는 업체 였는데, 꽤나 장사가 잘됐다.
3개월이나 지났을까... 엔화가 미친듯이 올라가더니 정확하진 않지만 1400원 가까이 치솟을 때,
창고 사장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야야~ 너거 사장이 이상타~ 이거 아무래도 물건 빼돌리는거 가트이~ 너 이리 언능 달리 와바라~"
아니나 다를까 뭔가 검사? 조사?를 대비해 윙차가 빠르게 물건을 나르고 있었다.
사무실로 내달려 물었더니, 직원 몰래 부도처리를 하려는 속셈이었다니...- _-;;
그 때, 되는대로 일하는 건 어쨌거나 좋지 않다는걸 알았다.
 
 
 
*30살 겨울...
실업 급여를 신청하러 가는 길
나란히 꽂혀있는 전단지를 봤다. <편집디자인 교육 / 국비지원>
이거다 싶었다. 그래, 조금 다르긴 하지만, 월급이 적더라도 "나 뭐하는 사람입니다!" 정도는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약 6개월, 그래도 그간 저금한 돈도 있으니 천천히 정리하며 다시 처음이라 생각하고 배우고자 했다.
허나...못난 아들놈 때문인지 부모님께서는 무리한 투자를 하셨고 그 덕에 약 8천만원이 홀랑~
정말... 홀랑! ㅋㅋㅋ
라면과 김밥과 설탕 소금, 그놈에 반짝이 등, 보정 속옷이 눈앞에 휙휙휙~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우체국에서 일할때 부터 모아두었던 내 통장의 잔고 6천만원은 하루 아침에 0원이 되었다.
 
 
 
*30살 가을...
작은 잡지사 마케팅부 디자이너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월급 150만원... ^ -^;; 그래도, 그래도! 예전에 느끼던 정체성 혼란 보다는
조금더 아끼는 편이 옳다는 생각. 그리고 "저 잡지에 광고 만드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는 기쁨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할아버지인 대표님과 정말이지 책임감 없는 CEO들, 한박자 느린 시장 대응으로
한달에 3종류의 잡지가 발간되다, 가장 큰 잡지가 폐간되는 참사로...
가장 만만한 마케팅부 직원들 부터 하나씩 하나씩 잘려 나갔다.
이때 처음으로 권고사직서를 받았다. 그날 저녁,
골목길 길바닥에 주저 않아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목놓아 울어 봤다.
 
 
 
*33살 겨울...
잡코리아, 사람인...이력서를 110통을 넣었다.
쉴 겨를이 없었다.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집어 넣었다.
서른 초반에 사용할줄 아는 그래픽 툴은 한정적이고, 실력도 그리 좋은 편도 아닌데다, 나이도 많았다.
총 4곳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 중 실사 출력실이 있었다.
현수막 배너 등을 인쇄하는 업체였는데, 바쁘고 정신없었다.
무엇보다 인쇄기가 양 옆으로 위잉~ 위잉하면서 그림을 그려내는 모습은 생각보다 멍~하게 오랜시간 바라 보고 있게 만드는 힘이있다.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그... 쾌감? 기쁨? 음... 뭐 암튼...그런 힘이있다.
 
 
 
*33살 겨울...
2달이나 흘렀을까...
2번이나 나왔던 S사 사장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난 이쪽으로 마음 굳혔노라 말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언제까지 넘의 일을 하겠냐며, 이젠 너도 니 일을 해야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말했다.
한달쯤이나 계속해서 연락이 오는 통에 꽤나 스트레스 였건만...
나도 미친놈이지, 투자자가 있으니 돈 걱정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자는 말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해당 물품의 쇼핑몰을 시작했고 제품도 만들었다. 하지만 영업사원의 부재, 쇼핑몰 경험의 전무...
역시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내 월급은 두명이 쪼개서 내어 주는 상황이 벌어졌을때, 이젠 나도 니 월급을 주니 이쪽일도 해야해 라는 말을 들었다.
월급 적게 주는게 아니라는 말도 역시 잊지 않고 해 주었다.
없으면 안될 것 처럼 말하던 그 분은 내가 그만 두겠다고 말하던날...
사무실 직원에게 내가 나가면 월급이 없어지니 오히려 사무실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라는 메세지가 왔었다고 말해 주었다.
그길로 바로 나왔다.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갈때는 같을 수가 없다는 걸 그때 알았다.
 
 
 
*35살 봄...
몇몇곳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예버부터 나의 행보를 지켜 봤다는 업체가 나타났다.
그는 이미 사람을 뽑았지만 일단 만나보자 했다.
그리고 예전 S사에서 초반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정말 팬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곳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출근 첫날 부터 그는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다.
내게 인수인계를 해주던 여직원은 치를 떨며 내게 말했다.
절대, 절대, 절대 이쪽 업계로는 발도 들이지 않겠노라...
쇼핑몰 교육 이틀 받고 난 후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한 이틀째 되던날...
그는 나에게 일좀 빨리빨리하라며 면박을 주더니, 왜 이렇게 느리냐며 투털댔다.
- _-;; 어디가서 손 느리다는 말은 안 들어봤고, 인수인계를 이제 막 받기 시작했건만... ^ -^;;
그리고 다음날 그는 몹시 화가난 얼굴로 출근을 하더니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는 요구사항을 줄줄 이야기 하는데 요점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돈이 되는 것만 하라는 말이었다.
이제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한 나로서는 할수도 없는 일인데다, 급작스레 너무 많은 일들이 써내려가 졌다.
내 노트에 써내려가진 일들은 정말 팬이었다고 말하던 그는 없었다.
돈이 되는 것 아니면 하지 말라던 말을 듣고 난 후, 바로 나오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때 나는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 꼭 큰(大)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35살 초봄...
친한 형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너 뭐하냐?"
 
"놀고 있어요...."
 
"일단 이력서랑 포폴 좀 보내봐봐!"
 
그리고 난 또 취직을 했다.
여기가 마지막 회사다! 라는 마음으로 출근길에 올랐다.
나름 바쁘기도 하고 정신 없을때도 있고, 조금 한가할 때도 있고...
그렇게 5개월이 흐른 지금...
 
난 내일을 마지막으로 퇴사를 하게 되었다.
사장님의 와이프인 이사님의 기분 파악이 일보다 먼저, 컨펌은 눈치 봐서 기분 쫗을때만,
5개월간 총 7명의 직원이 퇴사하는데 그 7명 모두 억울하다 말하는 상황,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는 시안수정 번복, 기억 못함 등등등...
저 사람만 없으면 참 좋은 회사에요 라고 말하는 직원들...
 
암튼...
내일이면 다시 무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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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해야 하고, 종자 돈이 없는 관계로 취직을 해야 한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치' 이라는 말이 유행인듯 하던데...
이제사 슬금슬금 저 말을 듣고도 웃음지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키 160이 될랑 말랑한 작은 키로 나름 열심히 해보고자 애쓰고 산거 같긴한데,
오늘 처럼 간간히 찾아 오는 허무함이나 무기력함에 기운이 빠진다.
뭐...
소주 한잔 마시고 세상사 뭐 별거 있나~ 하다가도~ 내일 아침 눈뜨면 똑같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왠지 오늘은 내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았나...하고 정리가 해보고 싶었다.
하아~ 이거 어떻게 끝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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