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입사 2년.
승진을 앞두고 있는 나는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같다.
그 이유는 일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도 아니고,
회사 자체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아니다.
입사때부터 쭉 직속사수였던 저 인간. 만병의 근원, 바로 선배다.
첫인상부터 좋지 않았다.
회사의 90%가 남자인 곳에서 일하는 나는,
맞다. 우리 부서엔 나 혼자 여자다.
업무 특성상 나는 외근과 출장이 잦다. 야근도 있다. 남자들과 하는일도 똑같다.
나는 일을 배우려면 선배랑 함께 다녀야 했다.
다른 팀원들은 내 업무교육을 다 선배에게 떠넘기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무관심이 어느 정도였냐면, 내가 연차휴가서류를 내고 도장을 찍어줬음에도 불구하고
휴가 당일날 내게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 있냐고 할정도다.
선배와의 관계는 처음부터 나쁘진 않았다.
잦은 외근탓에 늘 함께 다녀야했기에,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는게 맞는 말일거다.
입사 후 1년, 그 관계는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난 살가운 성격도, 애교가 많지도, 스스로의 생각이지만 별로 여성스럽지도 않다.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성격인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아무이유없이 미움받을만큼 잘못 살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입사 후 1년이 좀 지났을까.
선배가 날 싫어한다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툭하면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다른 사람한테 말고 나한테만,
영문도 모르고 일방적인 쌩깜을 당하던 나는 너무 답답한 나머지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냐고 넌지시 물어봤지만, 그 물음에도 답해주지 않고
여전히 싸늘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선배는 내게 신경질을 내고, 화를 내지만.
뭣 때문에 신경질이 났는지, 화가 났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난 영문 모를 이유때문에 속앓이를 하다가,
선배가 다시 말을 걸어주면 그때서야 마음을 놓았다.
한두번인줄 알았지만, 이 상황은 쭉 반복되고 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선배는 나보다 2년정도 먼저 입사를 했다.
내가 승진을 하고나면 선배와 연봉차이는 얼마 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고서부터 더욱 더 심하게 변해버린것 같기도 하다.
언제까지 이 지리멸렬한 심리싸움을 계속해야할까.
저자세로 숙이고 들어가도, 똑같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처받는건 늘 나다.
영문도 모른채 죄송하다고 하는것도 이젠 인내심에 한계가 온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다.
회사를 그만둘 순 없다.
주말에 사람들을 만나며 스스로 자체힐링을 했지만,
회사에 오니 또 마음이 무거워졌다.
월요일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더 고단하게 만드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