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님처럼 스물여덟 되기까지 연애를 한번도 못했네요.

제대후에 학교 다니면서 평일 밤과 주말동안은 어머니 식당일 도와드리고 피터지게 공부해서 장학금 받느라 도통 시간이 없었어요.

거기다가 제가 그동안 모은돈과 제겐 제2의 엄마와 다름없는 고모가 지원해준 돈으로 교환학생까지 다녀오고

지금은 뭐 공시생이랍시고 집 도서관 집 도서관을 전전하다보니 잠깐 오유하고 주말에 축구하는게 유일한 낙이네요.

이런건 다 그냥 연애를 못하니 대는  핑계아니냐구요?

아마 아닐거에요, 적어도 특별한 하자는 없거든요.

저도 뭐 뵙지는 않았지만 님보다 부족하진 않을거에요.

유치하지만 적으신대로 저도 언급해보자면 키 187에 외모도 준수하게 생겼다는 소리정돈 많이 들어봤구요.

항상 웃는 상이어서 어른들한테 이쁨 많이 받고 자랐어요.

다만 님처럼 유머러스 하지 않고 말수가 적은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겠네요.

돌이켜보니 어쩌면 좋은 인연으로 남았을지 모를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제가 좋아했던 사람, 고맙게도 저를 좋아했던 사람도 있었거든요.

이젠 뭐 다 스쳐지나버린 인연이 되었지만요.

다만 제가 님과 다른게 하나 있다면 아마 이걸거에요.

내가 연애를 못한건 정말이지 형편이 어려워서 였다기보다

어쩌면 다른 이들의 평범한 연애보다 조금은 힘들고 불편한 연애를 해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거요.

사람 사는 방식이 각양각색이듯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방식이 일률적일수는 없어요.

남들 눈에는 부족해보이고 초라해보일지 모르지만 그것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방식으로써 고귀하고 참 예쁜 거거든요.

그래서 전 제 자신이 비겁했던 것을, 그래서 생기는 씁쓸한 감정들을 원망이라는 감정으로 타인에게 투사하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저와 손을 맞잡을뻔 했던 그 스쳐간 인연들에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한편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기도해요.

조금 더 힘은 들었겠지만 내가 용기를 냈으면 어땠을까 하고요. 

주제넘는 조언이지만 조금은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 혹은 타인들이 사랑을 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을으로 보셨으면 해요. 

지금이야 각박하고 마음의 여유가 많이 없으시겠지만 머지 않아서 좋은 날이 올거라 또 좋은 분 만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글을 보실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좋은일 가득하시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