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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순결 주의자로서 여자들이 몸을 너무 함부로 하는거 같아요.
게시물ID : phil_72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찡찡
추천 : 5/4
조회수 : 1599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3/10/29 21:20:17
Q
 
여자들끼리도 남자와의 잠자리 등,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는데요.
정말 놀라운 게 여자들만 있는 과라서, 저희 과 40명 중에 저를 포함한 3명만 빼고 다 경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순간 제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더라고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가르침으로 인해 결혼 전 성관계에 대해 엄청 보수적이에요.
참..이걸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게 요즘 들어 웃기긴 한데, 옛날 같으면 당연시하는데,
요즘은 너무 성적으로 개방이 심하다보니 제가 보수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
 
그렇다고 제가 남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사람도 아니고, 지금 남친과도 4년 가까이 사귀고 있어요.
지금 남친한텐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절위해 참아주고 있어요.
제가 너무나 혼전순결이 확고하기 때문에. 전 나중에 결혼해서 떳떳하게,
그리고 깨끗한 몸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은데, 요즘은 다들 왜 그렇게 몸을 함부로 굴리는지 모르겠습니다.
 
 
                                                                                                                 - 민OOO 사연 -
 
 
 
 
A
 
먼저, 이것부터 말하자. 이게,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H의 실제 사연이란 점에서 뒷목 잡고 쓰러질 뻔했다는 거.
요즘 세상에 혼전순결 주의자가 있다는 사실에서 놀란 게 아니라, 당신이 가진 그 지성의 결핍력 때문에 쓰러질 뻔했다고.
엄마한테 차조심해 소리 듣고 좌우 살피며 길 건너는 유치원생 수준의 지성은,
그저 성장지체로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결핍력이란 단어가 더 적합하다.
 
당신이 지키고 있는, 그 혼전순결도 한 여자의 신념이고, 그러한 개인의 신념이 중요한 거 맞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신념으로 혼전순결을 결정했을 때의 일이다.
그렇지 않고 종교적 학습과 부모의 훈육 등으로 혼전 순결이란 개념을 도입하게 된 거라면,
이는 결과적으로 몸은 순결할지언정 정신은 타락한 거다.
 
왜냐, 현대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고 자신과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방향성을 가진 문화거든.
일반적인 지성인들은 이 신념을 지키고 있다고. 편견을 깨트려야 한다는 인식 말이지.
편견이 뭐냐, 개인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을 압박하는 수많은 제도와 사회 인식이라.
 
즉, 공동체에 해를 가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개인이 무슨 짓을 하던 사회는 용인해 줘야 하는 거다.
그러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사회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현대 국가의 목적에 위배되는 거니까.
그건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우리 시대가 깨우친 시대정신인 거고.
 
해서, 만약 한 여자가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혼전순결이란 신념을 지키겠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렇다하여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자유로운 섹스라이프의 타인을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거다.
더군다나 그 신념이란 게 개인의 성찰이 아닌 종교의 압박이나 사회적 관습과 부모세대의 훈육이라면 더 큰 문제인 거고.
 
더군다나 순결이란 개념 자체가 사실 틀려먹은 이야기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지키는 순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인식하고 있는 순결이 틀린거라고.
다르다가 아니라 애초에 틀려먹은 거라. 대단히 여성에게 불리한 인식 틀이다 그거.
어느 사회나 문화권에서건 순결이란 말은 여성에게만 국한해서 쓰이니까.
 
왜 현대 사회는 전쟁, 기아, 질병, 재해 등등.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결이란 인식을 사회의 기준으로 삼지 않느냐,
인간 보편의 존엄성을 목적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을 피해자로 낙인시키는 게 순결이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난 혼전순결을 지키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힘들어 한다는 정도의 질문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난 순결한데 주위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게, 참 자기 몸도 아끼지 않고 왜들 저리 문란하냐는 식의 질문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인종차별적이고 인간 보편성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과 진배없는 거지. 한심한 거야. 그 지성의 성장지체가.
 
그리고 사실 종교나 부모의 훈육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신념으로 혼전순결을 지킨다는 것도,
물론 그것을 틀렸다 말할 권리 누구도 없다만, 사실 좀 웃기긴 해.
남자와의 관계가 없는 여성의 몸만이 깨끗하다 내지 떳떳하다는 발상, 그 자체가 촌스럽거든.
그러니까 당신이 틀렸다 말할 권리는 내 없다만, 촌스럽다 정도의 내 느낌을 말할 권리는 있다고.
 
섹스의 절대전제, 등가교환의 가치가 오직 결혼에 있다 여기는 멘탈리티, 적어도 그 정도 약조는 받아야 떳떳하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를 남자에게 헐값에 넘길 순 없다는 무의식의 방증, 그 왜소하고 나약한 자존감이 유아스럽다고. (웃음)
 
순결은 개뿔.... 그거 별거 아니다. 몸에 생체기가 나면 당장은 아프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그거 대수롭지 않은 거고 일상적인 거니까.
결혼하면 아무 의미도 없어지는 거다. 결혼 때까지 지키는 게 무슨 인생에 의미가 있나.
인생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니고, 여자 평균 82년 살아가는데, 여성으로서의 신체조건 첫 월경으로부터
고작 한 십 몇 년 정도 섹스 안 하고 살았다는 것이, 인생 80에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졸라 웃기잖아? (웃음)
 
남자한테 사랑을 받는 건 인격적이고 성숙한 스스로의 자아로 받아야 하는 거지,
처녀성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그것만큼을 바라는 건, 인간사의 계약조건에도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건 그냥 멍청한 거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얻기 위해 뭔가 신념을 품고 사는 거라면 모르지만 어떤 목적이 있고 효용이 있어서
그 신념을 써먹기 위한 거라면 결국 그 인간은 그것밖에 안 되는 거고.
 
인간은 위기와 실수와 수많은 문제들을 극복하는 과정에 서 있는 거지, 처음부터 뭔가 완벽한 인생을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거거든.
순결을 남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조건으로 내세우는 거야 당신이 알아서 하는 거지만,
처녀성이 사랑에 어떤 효용이 있을 거란 기대를 1그램이라도 갖고 있다면 그런 결혼 따위 금방 깨질 거다.
그렇게 완벽히 계산대로 진행되는 인생이란, 그 어디에도 없는 거니까.
 
 
 
 
 
 
선문대 순결학과는 뭐 입학할 때 처녀성 검사라도 받냐?
 
 
네 생식기의 주인은 배우자가 아니라 바로 너 자신이다.
'아이덴티티'가 겨우 그 수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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