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16:51.62 ID:Ax0QvrS80
엄마 48세
나 23세
아버지가 진 빚을 독촉하러 우리 집에 쳐들어온 야쿠자를
「그런 밥풀과자같은 머리로! 부끄럽지도 않냐!」고
바보취급해서 되돌려 보낸 엄마.
엄마가 죽어버렸다거나 병들어 버렸다는 흔한 결말은 아니지만
너희들에게 우리 엄마를 좀 자랑 하고 싶으니까 스레 세웠다.
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17:36.65 ID:Ax0QvrS80
나는 삼남매. 세 살 많은 형과 일곱 살 적은 여동생 사이에 낀 둘째.
엄마는 평범한 엄마. 젊은 배우 보면서 꺄~꺄~ 거리고
알바하고 돌아오면 아버지한테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있었던 일을 투덜대거나
평소에는 과자 같은 거 만들지 않는 주제에,
내 친구가 놀러 왔을 때만 쿠키나 마들렌을 구워서
「매일 만드는데 오늘은 조금 실패해 버렸네」라며
손수 만든 탄 과자를 내오는 허세 엄마다.
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18:54.69 ID:Ax0QvrS80
비유하자면 짱구 엄마「봉미선」이 딱이다.
그런 엄마지만.
내가 14세 때, 아버지가 빚을 졌다는 걸 들켰다.
원래 사기같은 학습 용품 세일즈를 하고 있던 아버지는,
그 회사에서 쭉 톱 세일즈맨이었다.
내가 아홉살(여동생은 아기였다) 때 까지는
월수입이 실수령액으로 100만엔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그런 고수입(이었던) 아버지가 빚을 진 첫 계기는 버블 붕괴.
거품이 터지고 나서
자꾸자꾸 매상도 떨어지고, 급료도 떨어지고
실수령액이 20만엔으로 떨어지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1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0:03.43 ID:Ax0QvrS80
「다음 달에는 노력할께」 「다음 달이야말로!」라는 게 아버지의 말버릇이 되고
100만엔의 수입은 20만, 16만, 10만… 이렇게 카운트다운처럼 줄어들었다.
엄마는 「알바 할거야」라고 했지만
아버지가 「아니, 다음 달이야말로 꼭 벌어 올 거야!」라며 엄마를 붙잡아두고,
저금을 깨는 생활을 당분간 계속했던 것 같다.
1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0:49.63 ID:Ax0QvrS80
당시 여동생은 아직 두 살, 나는 아홉 살. 그리고 형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그런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엄마가 집에 있길 바랐던 것 같지만
아버지의 수입이 8만엔으로 줄어든(주택론을 결국 갚을 수 없게 된) 시점에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가 조용히 계시자 엄마는 캔공장 알바를 했다.
시급 800엔, 월 8만엔 남짓의 수입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1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1:30.56 ID:Ax0QvrS80
하지만 역시 엄마가 알바하는 게 거슬렸던 아버지.
우리 몰래 사채업자에게 대출을 받았다.
「이거 봐, 잠깐은 못 벌었지만 다시 100만엔 벌잖아. 그러니까 이제 알바 그만둬」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뭉치를 팔랑팔랑 대면서 그렇게 말한 아버지.
엄마는 알바를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 이제 생활이 좀 안정되겠구나」하고 생각한 것 같다.
안심하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
아버지는 태평스럽게도 「웃는 얼굴이 귀엽다」고 생각했단다(후일담)
1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5:15.26 ID:Ax0QvrS80
하지만 결국.
내가 14세, 중학교 2학년 때.
위험한 곳에서 돈을 빌렸던 죗값을 치를 때가 되었는지
밤낮없이 야쿠자가 집에 찾아왔다.
그때는 요즘처럼 빌린 돈을 받아내는 게 느긋하지 않았을 때라서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쾅쾅 두드리고 시간에 관계없이 인터폰도 계속 눌러댔다.
야쿠자가 찾아오지 않는 날에도
우편함에 “융자 가능” “심사 없이 바로 융자” 같은 전단지가 잔뜩 들어있었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아버지가,
고리대금에 손을 댄 증거였다.
2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6:24.33 ID:Ax0QvrS80
집에 찾아오는 야쿠자, 그리고 일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를 아버지.
17시까지였던 알바에다 잔업까지 하기 시작한 엄마.
모두에게 진저리가 난 나는 당시 중학교 2학년.
중2병이 한창이던 그 시기,
어지러운 집안사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렇게 생각했다.
「아, 돌아버리자」
* 역주.
중2병 : 일본에서 사춘기의 불안정한 호르몬 분비 때문에 발생하는 청소년의 사고나 행동을 다소 희화화하여 만든 표현. 한국에서 말하는 초딩의 개념과는 다르다. 초딩이 흔히 인터넷 사이트 등지에서 갖춰야할 예의 없이 나대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중2병은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허세가 그 주가 되는 인물형을 일컫는다.
2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29:58.82 ID:Ax0QvrS80
돌아버린 척 해서 정신병자처럼 보이면
가족들이 모두 나를 걱정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지도 몰라!
아무튼 그때 당시에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서 말이야,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정신병처럼 꾸몄다.
어떻게 꾸며댔냐면,
예나 지금이나 사이비 정신병자한테 인기 있는 다중인격(웃음)이야.
혹시 이 병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실례했네, 미안.
여기까지 써놨으니까 이 다음은 리얼타임으로 갱신할게.
2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3:32:31.55 ID:DdmA5/ZF0
>>23
다중 인격인 척 하다가 발병하는 경우도 있는데.
>>26
너 경험자인가?
2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3:32:22.02 ID:Ax0QvrS80
다중인격인 척 하는 건 의외로 간단했다.
간단하게 두 단계다.
「아…! 머리가…!」
이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움켜쥐고 웅크려 앉는다 →「후후후… 내가 누군지 알겠어?」
이렇게 사이비 다중인격 완성
2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3:36:19.80 ID:Ax0QvrS80
부모님은 그런 중2병을 본 적이 없기에
진심으로 날 걱정했는지 몇 번이고 병원에 데려갔다.
그 사이에도 쭉 빚쟁이가 집에 찾아왔고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인지 3학년인지 했던 여동생이
정신적으로 상당히 괴로워했다는 것은 모른 채
사이비 병자인 척 할 때마다 부모님이 힘을 합해 병원을 찾는 것을 보며
「아, 이제 다시 행복한 가족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3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39:52.80 ID:Ax0QvrS80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나는 집에서 애니메이션 스페셜을 보고 있었다.
...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병원에 있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라는 건 너무 늦은 것 같았다.
꼬박 2주간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잇고 있었으니까.
원인은 목을 매달아 자살기도.
목을 매단 기억은 없고
여름방학 애니메이션 스페셜로 해 준 슬램덩크를 보고 있던 기억 밖에 없는 나는
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깨어났다는 것에 진짜로 겁먹었다.
3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43:07.21 ID:Ax0QvrS80
솔직히 이 때 엄마가 문병와서
거울 너머로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기억은 어렴풋이 있지만 잘은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집중 치료실에 흐르던 라디오 소리만 조금...
나머지는 지금도 기억 안 난다.
아무래도, 다중인격인 척 하다가
진짜로 다중인격이 되어, 다른 인격이 목을 매달아 자살하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2주간 의식 불명에 목까지 매달았다니.
엄마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는 이유로
집에 돌아왔다가 날 발견해서 구조된 것 같지만
진짜로 기억나지 않는데다가,
의사가 걱정하던 후유증도 전혀 없었다.
3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43:59.34 ID:izyUykSP0
지금도 다중 인격이야?
>>34
아니, 정신병자는 아니니까 안심해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3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45:44.51 ID:Ax0QvrS80
결국 그대로 3개월 입원.
후유증은 없었지만 재발 방지라나 뭐라나
이상한 카운셀러와 매일 몇 번이고 이상한 그림을 그리며
귀중한 수험 기간을 보내 버렸다.
아무튼 나는 고교 수험에 실패.
중졸 니트가 되어 매일 매일 집에서 약이나 먹으며 살았다.
3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3:49:34.52 ID:Ax0QvrS80
취미는 2ch과 애니메이션. 외출은 일주일에 한 번 정신과 통원.
어머나, 보기 좋게 그림으로 그린 듯 한 정신병자가 되었지만
변함없이 빚쟁이가 집에 찾아왔고 고리대금 전단지도 매일같이 왔다.
보다 못 한 엄마가 아버지의 빚을 해결하기위해
알바하던 캔공장에서 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 무렵 트럭 운전기사로 전직한 아버지.
운전수는 변변찮은 벌이였기에
순식간에 엄마의 수입에 견줄 수 없게 되었다.
4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3:53:17.14 ID:Ax0QvrS80
엄마 수입에 비교되고
자기가 진 빚 때문에 가족이 빚 독촉을 당하는 매일.
스트레스가 쌓인 아버지는 퇴근 후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의미 불명한 말을 계속 외쳐댔다.「다앗~!」같은 말이었다.
지금도 의미를 모르겠어.
형은 고등학교에 가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집에 잘 안 들어오고 여자 친구 집에서 살다시피했다.
불쌍했던 건 여동생이었다.
아직 초등학교 3학년. 어린데도 야쿠자랑 이야기하거나 니트인 나와 놀아줬다.
4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3:57:12.42 ID:Ax0QvrS80
어쩐지 어두운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전혀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거든.
단번에 어두운 부분을 끝낼게.
하지만 또 나는 목을 매달아 자살기도를 했다 “...는 것 같고”,
정신 차리고 보니 병원에 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죄책감을 느꼈다.
그리고 또 입원. 이번에는 길게 5개월.
퇴원 무렵에 동급생은 벌써 고등학교 2학년.
도대체 나는 뭐하는 걸까 생각했다.
건강한 건 엄마 뿐이었다.
4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00:12.40 ID:Ax0QvrS80
엄마는 문병 올 때마다 내게 이렇게 말했다.
「또 한사람의 내가 있다니 굉장하잖아! 별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싱글벙글 웃으며 일과 가사 때문에 바쁜데도 매일 문병 왔다.
하지만 여동생 일로
우리집에 한계가 와 버렸다.
어느날 엄마와 문병 온 여동생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언니, 나 귀저기 차」
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01:58.92 ID:AUvpGLMbO
여자였냐!
* 역주.
형, 오빠 모두 兄으로 표기 합니다.
2ch VIP판은 남자의 비율이 높고. 따라서 1이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서 1이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ㄷㄷㄷ
4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03:02.58 ID:Ax0QvrS80
뇨의를 느끼지 못해서 눈치 채면 이미 실례해버리게 된 여동생.
그래서 어른용 기저귀를 차고 다닌다고 했다.
놀랐지만,
여동생은 싱글벙글 웃으며 빨리 고치지 않으면 수영장에 갈 수 없다고 했다.
이 사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퇴원하자마자
부모님이 이혼했다.
이혼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야쿠자의 협박에서 여동생을 지키는 일」이었지만
그때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4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06:45.58 ID:Ax0QvrS80
하지만 어떤 아버지라도 아버지는 아버지.
그리고 처음 내가 병이 난 이유도
부모님 사이가 좋아지길 바랐기 때문이었으니까
나는 끝까지 이혼을 반대했다.
당연히 친권은 엄마에게.
게다가 엄마는 오빠와 나와 여동생, 세 명을 모두 거둬들였다.
아버지는 이제부터 부풀대로 부푼 수천만의 빚 때문에
자기파산 수속을 밟아야 해서 친권을 얻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엄마 혼자 벌어서 3명이나 기를 수 있어? 라고,
엄마와 살게 된다는 말을 듣자마자 생각했다.
5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13:34.21 ID:Ax0QvrS80
당시 엄마의 월급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공장 사무직 정사원이니까
많아봤자 20만엔 정도였을 것이다.
아버지가 양육비 지불할 리 없고
오빠도 고등학교 그만둘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나는 니트.
이제 어쩌나 싶어 엄마에게 묻자
「어떻게든 되겠지, 괜찮아 괜찮아」하고 깔깔 웃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자살기도를 했을 때도
야쿠자가 몰려들어 왔을 때도
엄마는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5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18:05.29 ID:Ax0QvrS80
이혼 후에도 엄마와 아버지는 같은 집에 살았다.
엄마와 우리가 살 집이 정해질 때까지는 동거 생활을 했다.
그때는 왜 엄마가 나가야 돼?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야쿠자가 모르는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그때 우리집은 매일 장례식 분위기였다.
니트인 나, 집에 돌아오지 않는 오빠.
요실금에 걸려 혼자 우는 여동생. 술을 마시고 우는 아버지.
어두침침한 집안에서 엄마만은 혼자 건강했다.
6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21:50.88 ID:Ax0QvrS80
어느날 그런 장례식장 같은 집에 회사 유니폼차림으로 돌아온 엄마.
한 손에는 주택 정보지를 들고 나, 여동생, 아버지에게 웃으며 말했다.
「발표가 있습니다!」
「집이 정해졌습니다!」
엄마는 주택 정보지를 펼쳐
3LDK 맨션을 보여주며 「이제 여기가 우리집이야」라고 했다.
집세 13만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엄마 월급으로는 무리였다.
* 역주.
3LDK = 방 3개 + 거실(Living) + 식당(Dining) + 부엌(Kitchen)
6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27:31.50 ID:Ax0QvrS80
역에서 도보 10분. 새 건물은 아니지만, 오토록(자동 잠금) 맨션.
저번 세입자는 동네 여의사였다.
사진을 봤는데 정말이지 너무 깨끗했다.
장판도 쫙 깔려있고, 제일 좁은 방도 3평 정도는 되고.
「이런 집은 빌릴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버지가 딱 잘라 말하자, 엄마가 말했다.
「당신, 내 월급이 얼만지 모르죠?」
「알아. 애들 앞이니까 액수는 말하지 않겠는데…」
「그럼, 내가 주임이 된 건 모르죠?」
엣헴, 하고 만화에 나올법한 의성어를 쓰며 콧바람을 내쉬는 엄마.
7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30:51.22 ID:Ax0QvrS80
굉장하잖아! 라고, 말했는지 안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에에에에에에에에에?!」한 건 기억난다.
이혼이 정해지자 일에 더욱 전념하고
열심히 노력해 사무 주임 자리까지 오른 엄마.
아이 세 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거의 잠도 자지 않고 일을 했던 것 같다.
그 때 처음으로 엄마가 상당히 말랐다는 걸 깨달았다.
원래도 말랐지만 더욱 왜소해졌다.
8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36:37.56 ID:Ax0QvrS80
실수령 18만~20만엔 정도의 월급이 20수만엔까지 오른 엄마.
알바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른 것은 굉장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아직 집세 13만엔짜리 맨션에서 살 수 있을리 없었다.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엄청 걱정했다.
이만큼 벌어 버리면, 시나 나라에서 주는 모자 가정 수당도 받을 수 없고.
하지만
그런데도 엄마는 말버릇처럼「아무튼 어떻게든 되겠죠」하고
억지로 그 맨션으로 이사를 결정해 버렸다.
8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2009/04/16(木) 04:35:34.87 ID:NeZiAaeh0
안 자고 일만 한거야? >>84 부기 자격증 따서 자격 수당 받거나
비서 시험 봐서 일 늘리거나 여러가지 있는 것 같지만 잘 모르겠어.
9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41:13.23 ID:Ax0QvrS80
이사 당일 아버지는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엄마가 「잘 되면 다시 함께 삽시다」라고 얘기하니
표정이 약간 누그러졌다.
결국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당시 엄마의 그 말은 아버지에게 다른 무엇보다 큰 격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마지막 밥을 먹었을 때,
엄마가 돈을 대서
아버지가 아주 좋아하는 스끼야끼를 만들고
오랜만에 오빠도 함께 가족 다섯이서 밥을 먹었다.
그 날만은 여동생도 기저귀 하지 않았고
모두들 웃으며 보냈다.
10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47:46.04 ID:Ax0QvrS80
새 맨션은 어쨌든 깨끗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엄마는 짱구엄마 같은 엄마니까
내 상상이 덧붙긴 했지만 어쨌든 허세를 좀 부려.
수입이 좀 늘었으니까
싼 연립 주택같은 데 살면서 돈 더 모아서 집 사면 좋을텐데.
「더러운 집은 싫다!」(연립 주택에 사는 사람은 미안)
...라든가 말하면서 어쨌든 깨끗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엄마가 굉장한 건 여기부터.
깨끗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할수록 당연히 돈도 더 들었다.
「돈이 없으면 벌면 돼!」라고 말하고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겨우 주임인 주제에 사장에게 직접
「회사를 더 좋게 만들자」라며 기업 개혁 제안을 하거나
일하고, 가사 돌보고, 계속 기저귀차는 여동생을 병원에 데려가고, 공부했다.
엄마는 도대체 언제 자는 걸까?
난 변함없이 니트였다.
11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52:26.83 ID:Ax0QvrS80
그런 엄마를 보고,
고교졸업을 코앞에 둔 오빠는 졸업 하자마자 일하면서 엄마를 돕겠다고 했다.
엄마는 깡말라 홀쭉한 얼굴로 활짝 웃으며
「너(오빠)가 대학교 졸업할 돈 정도야 모으고 있으니까 대학 가」라고 했다.
오빠는 왠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그저 내 일만 생각하던(웃음) 니트인 나는,
왜 오빠가 울고 있는지, 왜 엄마가 웃는지 잘 몰랐다. 진짜로.
12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4:57:00.23 ID:Ax0QvrS80
그렇지만 결국 대학에 가지 않고 프리타(알바족)가 된 오빠
취직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최근에야 이야기해 주었는데
아무래도 그때는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부모님이 이혼했으니까
그런 일은 취직 활동에 불리할 것이고
원하는 기업체에 붙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로 벌면서 엄마에게 돈을 보태는 오빠를 보고
「훌륭하다」고는 생각하면서도
나도 일해서 엄마를 도우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엄마의 일이 바빠질수록 심해지는 여동생의 요실금.
여동생은 결국 초등학교에 등교하지 않게 되었고
매일 니트인 나와 함께 포켓몬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13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06:01.59 ID:Ax0QvrS80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엄마에게 주는 오빠를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난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 무렵이 되자
엄마는 현장 책임자 역할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지게차 작동 방법부터 다른 전문 기계 조작 방법까지
날마다 공부했던 것 같았다.
14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09:53.58 ID:Ax0QvrS80
당시 엄마의 하루.
아침 5시 기상.
등교거부 여동생과 니트인 나, 그리고 오빠를 위해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를 만들고
도시락을 만든다.
점심시간 12시 쯤 반드시 귀가.
여동생, 나와 함께 도시락을 먹는다.
먹자마자 회사로 돌아간다.
밤 9시 쯤 귀가.
가사를 돌보고 저녁 식사 만들기.
그 후 공부.
아침 5시 기상.
그런 생활이었지만 엄마가 나약한 소리를 한 적은 없다.
지금도 그때 별로 괴롭지 않았다고 우긴다.
14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12:32.96 ID:Ax0QvrS80
여동생의 요실금이 심해져 등교거부가 수개월 계속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동생이 병원에 가야하는 날도 많아졌다.
끝내 현장 책임자가 된 엄마는 일을 빠지는 대신
유일한 휴식 시간을 이용해 여동생을 병원에 데려가곤했다.
넌 니트니까 너가 병원에 데려갈 수 있잖아, 라고 생각하겠지?
아, 지금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은 조금도 안했다.
단지 엄마 참 힘들겠네, 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15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15:57.75 ID:Ax0QvrS80
그런데 어느날 한밤중에 엄마의 기침소리를 들었다.
엄마는 가벼운 감기라고 우겨댔지만
얼굴이 새빨갛고 목소리는 가래 끓는 소리고 온 몸에는 소름이 돋고
아무래도 독한 감기몸살 같았다.
「너가 노력해서 “사회로 돌아오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엄마가 노력해야 되니까 이런 일로 녹초가 되면 안 된다」면서
아픈 중에도 어려운 책을 읽으며 뭔가 필기 하고 있던 엄마.
그 모습을 보고 조금 마음이 움직였다.
15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19:31.24 ID:Ax0QvrS80
미리 말해 두지만 드라마같은 전개나 엄마가 죽었다는 엔딩은 없다.
마음이 움직였지만 뭘 해야 할지 잘 몰랐던 나.
아니, 일 하라구! 라고 생각하겠지만, 일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까.
집안일도 잘 모르고 요리도 못 했다.
뭐든 해봐야지,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않을까.
고민, 또 고민을 계속해봤지만.
그래도 뭔가 가슴이 요동쳤다는 이런 기분을 형태로 남기고 싶은 나.
하루종일 여동생과 포켓몬게임 하면서 생각하고 있던 중에
텔레비전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16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23:48.51 ID:Ax0QvrS80
피곤할 때는 단 음식이 최고! 특집으로
가정에서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과자 만들기!
와이드쇼에서 흔히 하는 프로그램 중 한 코너였다.
푸딩 만들기 특집이었는데
맛있을 것 같다… 고 생각하고
계란과 설탕과 우유라는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그 과자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아, 말해두지만 별로 엄마에게 만들어 주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단지 괜히 의욕이 솟았고, 맛있는 푸딩을 만들 수 있다면 어쩐지 내가 바뀔 수 있을지도!
같은, 아무 근거 없는 자신감 뿐 이었지만
분명 이 ‘뭔가 우선 해 볼까’ 하는 정신은,
니트 경험자라면 알아 줄 것이다.
16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27:27.62 ID:Ax0QvrS80
변함없이 기저귀를 차고 있는 여동생과 함께 푸딩 만들기를 시작했다.
푸딩을 좋아하는 여동생이 「만들면 나도 하나 줘」라고 귀엽게 부탁했기 때문에
내 몫과 여동생의 몫, 합해서 두개만 만들려고 했다.
푸딩의 형태 같은 건 없으니까 대충 사발에 넣고 만든 후 찜통에 넣었다.
그리고 거의 다 된 푸딩을 냉장고에 넣었을 뿐이지만.
아주 강한 성취감이 수마처럼 덮쳐 왔다.
어찌어찌 푸딩을 냉장고에 넣고 나서 여동생과 둘이서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잤다.
18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30:58.26 ID:Ax0QvrS80
깨어나니 완전히 늦은 밤이었고, 옆에서 자고 있던 여동생이 없었다.
잠이 덜 깨서 여동생을 찾는데, 여동생과 엄마가 부엌에 함께 있었다.
난 시력이 나빴고,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라 희미하게 보일 뿐 이었지만, 이것만은 알았다.
엄마가 크게 울고 있었다.
엄마 울음소리에 놀라 안경을 급하게 쓰고 부엌에 갔더니
그릇에 들어있는 푸딩을 먹으며 엄마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18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36:04.82 ID:Ax0QvrS80
기저귀를 찬 여동생이 「언니, 잘 잤어?」하고 웃으며
「나 혼자 다 먹을 수 없어서 엄마에게 푸딩 반 나눠줬어.
언니 몫은 냉장고에 있어」라고 했다.
왜 엄마가 여동생 푸딩을 먹으며 울고 있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왜 울고 있는지 묻자 엄마가 엉엉 울면서 말했다.
「피곤할 땐 단 게 좋다는 거… 텔레비전에서 보고, 엄마를 위해 만든 거지?」
아냐, 틀려-. 나는 푸딩이 먹고 싶어서, 날 위해 만든 거야.
라고는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기에, 우선은 그렇다고 한 나.
우는 엄마의 뒤에서 기저귀를 찬 여동생이 기쁜 듯 웃고 있었다.
20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40:54.43 ID:Ax0QvrS80
결과적으로 아홉 살짜리 여동생에게 뒤쳐진 나는
어쩐지 엄마의 우는 얼굴을 보는 게 괴로워서 허둥지둥 방에 들어갔다.
이상한 시간에 낮잠을 잤기 때문인지 침대에 누워도 잠이 전혀 안 왔다.
새벽에 DVD라도 보려고 거실로 나가니 엄마가 공부를 하고 있었다.
「아직 안 잤어? 벌써 3시야」라면서
엄마는 노트에서 눈을 떼지 않고
「네가 만들어 준 푸딩 덕에 앞으로 30시간은 안 잘 수 있다」고 농담했다.
엄마를 위해 만든 게 아니라고 말하려했지만
어쩐지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결국 입 다물고 방에 들어갔다.
21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46:39.95 ID:Ax0QvrS80
엄마 회사에는 사보 같은 것이 있는데,
어느날 엄마가 사보를 가지고 돌아와 내게 보여줬다.
사보 표제는 「과장님 따님은 세계 제일의 파티셰」
과장님이 업무에 지쳐 귀가했을 때 …
자랑스러운 따님이 직접 만든 푸딩을 들고 맞이했다!
엄마 「나는 세계 최고로 행복한 엄마입니다 (웃음)」
같은 기사가 실린 사보.
「전무한테 조금 자랑했더니 사보에 실어줬어」
라며 기뻐하는 엄마를 보며 기쁘다든가 부끄럽다든가 그런 기분보다
우선 엄마가 과장으로 승진한 게 제일 놀라웠다.
23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50:05.88 ID:Ax0QvrS80
우리 엄마는 평범한 고등학교 졸업 하고,
평범하게 고졸로 OL(Office Lady=사무실 여직원)되고
평범하게 결혼한 사람.
특별히 수재도 아니고, 특별히 뭔가 날고 기는 굉장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생활비를 보태려고 시작한 알바.
알바에서 사원으로, 사원에서 주임으로, 주임에서 현장 책임자로, 그리고 과장.
아니 이제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와도 이상하지 않겠는데?
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조로운 출세였다.
24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5:58:44.88 ID:Ax0QvrS80
잠깐 똥 싸고 올께
24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02:44.31 ID:Ax0QvrS80
사원수 60명 정도의 작은 회사라도 과장은 좀 굉장해.
아무튼, 엄마가 승진한 대신에 귀가 시간은 자꾸자꾸 늦어졌다.
이유는 간단. ISO인지 뭔지를
엄마를 필두로 회사 차원에서 취득하려고
엄마가 공부나 연수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25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07:55.26 ID:Ax0QvrS80
작은 공장이라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DQN(양아치), 파견직이나 알바 하는 아줌마뿐.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있다면, 편견 있는 말투 미안해)
몹쓸 인간들만 가득 해서 ISO취득과 동시에,
그 몹쓸 인간들도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 고 생각한 엄마는,
스스로 “24시간 전화 상담”인지 뭔지를 만들어서,
인간관계나 일에 대한 고민,
알바 아줌마들의 가정 고민이나 젊은 사원의 연애 사정까지
전부 다 상담해 준다! 같은 활동을 시작했다.
26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10:02.63 ID:VsMqHMs50
그만둬 엄마··· 당신의 HP는 이제 제로라구…
26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11:57.36 ID:oeaBDjXX0
해피엔딩인 거 확실해?
엄마가 걱정돼서 죽을 것 같아.
26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15:08.96 ID:Ax0QvrS80
매일 늦게 귀가하면서도, 전화로 고민 상담을 받는 엄마.
언젠가, 알바 아줌마가 「남편이 바람 피우는 거 같다」고 울면서 전화 했을 때
「지금 갈 테니까!」라면서 한밤중에 집을 뛰쳐나갔고
또 어떤 때에는 파견직이라서 장래가 걱정된다고 말하는 청년을
오전 휴가를 내고 핼로워크(공공 직업소개소)에 데려 간 일도 있을 정도다.
뭔가에 빠지면 주위가 안 보이는 엄마.
뭘 시켜도 항상 100퍼센트를 해내는 사람이다.
27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17:38.34 ID:W0yvrBGt0
ISO는 지금 조사해 봤는데 환경보호단체 인정 마크 같은 거구나.
27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18:54.40 ID:Ax0QvrS80
변함없이 니트인 나와 아르바이트로 바쁜 오빠,
거의 집에 있을 시간이 없어진 엄마
난 니트인데도 쭉 모아뒀던 세뱃돈(웃음)같은 거 깨고
때로는 오빠한테 용돈 받아서 자유분방하게 놀러다녔다.
집에 돌아가는 것이 싫어져서
기숙사 제공 되는 룸살롱에 근무하면 더 자유롭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 나.
까불거리며 놀다가 한밤중에 집에 돌아오는 날이 많아졌다.
28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0:47.43 ID:fLBFSjj20
이런 엄마의 딸이니까 이제 굉장해 지겠지
28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1:57.58 ID:DENcv6xB0
>>1이 계속 니트라면 별로 기쁘지 않은 이야기다
28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2:59.32 ID:VsMqHMs50
>>1은 이런 시간에 쓰고 있는 아이니까…
좋은 엔딩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28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4:10.51 ID:Ax0QvrS80
어느날 한밤중에 약속이 없어서
오랜만에 빠른 시간(이라고 해도 저녁 6시 정도)에 집에 돌아온 나.
집에 돌아오니 여동생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날 보더니 기쁜 듯이 「언니, 다녀왔어?」라며 달라붙었다.
변함없이 요실금이 계속 되고 있는지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는 여동생. 먼지가 덮인 가방을 보니
역시 아직 등교를 거부하는 것 같았다.
학교에 안 나가는 여동생이 다른 사람과 같이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겠지.
나는 집에 돌아오지 않고 오빠는 아르바이트 쉴 때 밖에 집에 오지 않는다.
엄마도 거의 마찬가지.
외로웠던 여동생은 「언니, 오늘은 이제 외출 안 해?」
「00(여동생)이랑 같이 포켓몬게임 해 줄 거야?」라고 끊임없이 물었다.
어쩐지 조금 눈물이 났다.
28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5:02.31 ID:XjXs/jyUO
읽고 있다 보니 불안하다. >>1 너무 똥같다
같은 니트지만 한심하다
28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6:42.32 ID:9YaYYHOH0
>>1 진짜로 여동생이 걱정된다
29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27:51.31 ID:Ax0QvrS80
어쩐지 여동생이 불쌍해보여서
나한테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여동생의 머리를 그 날은 쭉 쓰다듬고 있었다.
그날 제일 충격이었던 사건. 그건 여동생의 저녁 식사였다.
「언니 함께 밥 먹자」라며
여동생이 가져온 건 칼로리 메이트 4팩.
「언니 몫도 있어」라면서 나한테도 칼로리 메이트를 주고
여동생은 당연한 듯이 그걸 먹었다.
30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1:16.27 ID:Ax0QvrS80
「이게 저녁 식사야?」라고 묻는 나를 보며
여동생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칼로리 메이트 싫어해?」
「아니, 싫어하는 건 아닌데…」
「맛있어! 그리고 오늘은 언니랑 같이 먹으니까 평소보다 배는 맛있어!」
아, 난 그 때 여동생 얼굴이 지금도 뇌리에 박혀 사라지지 않는다.
기쁜 듯한, 정말 말할 수 없이 흐뭇하달까.
좋아하는 것을 앞에 둔 아이처럼 웃는 얼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욱신욱신 한다.
30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3:10.20 ID:DENcv6xB0
으아아아아아아···
30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3:16.66 ID:/fgqq0z90
일단 >>1이 최악이라는 건 잘 알겠다.
30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4:10.22 ID:Ax0QvrS80
엄마가 바빠지자 집안일을 돌볼 수 없게 되었나보다.
아침 식사는 준비하지만 저녁 식사까지 만드는 건 불가능했던 것 같다.
어느날 저녁 식사로 콘플레이크가 나오자 여동생은
「아, 엄마는 바쁘니까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이제 아홉 살 이니까, 혼자 밥도 사 먹을 수 있다」며
엄마에게 돈을 받았다고 했다.
엄마에게 받은 돈으로 산 것은 칼로리 메이트였다.
30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4:11.53 ID:0aB9MiwT0
위험하다
너무 울었다
분명 눈이 붓겠지…
31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5:55.30 ID:VsMqHMs50
우선 >>1을 후려갈기고 싶다.
31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38:37.03 ID:Ax0QvrS80
역시 여동생에게 돈만 주는 게 걱정스러웠던 엄마는
가끔 일하는 틈틈이 여동생에게 전화하거나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만들었는데
최종적으로 여동생은 그것조차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학교에도 못 가는 주제에 엄마에게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이웃집 아줌마가 저녁 식사를 만들어 주었다든지
계란말이를 혼자 데워 먹었으니까
오늘은 안 와봐도 된다든지,
그런 거짓말을 엄마에게 하며
「걱정 안 해도 되니까 일 열심히 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사실은 괴로웠는지
여동생은 훌쩍훌쩍 울면서 나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32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40:45.92 ID:PzT6JMCJO
이런 여동생이 삼차원에 있다니··
32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42:08.14 ID:Ax0QvrS80
나는 그런데도 일할 생각이 없었다.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할 생각도 없었다.
나쁘게도 이건 드라마도 뭣도 아니니까 미담은 없다.
미담은 없지만.
하지만 이런 생각은 했다.
여동생 저녁밥이 칼로리 메이트라니.
이건 위험하다.
다음날 나는 책방에 가서 요리책을 사 왔다.
이 책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간단한 도시락 레시피」라는 책이다.
33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44:53.89 ID:Ax0QvrS80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 식사는 만들지 않았다.
아침은 엄마에게 맡겼다.
점심도 엄마에게 맡겼다.
내가 조금 노력했던 건 저녁 뿐.
처음은 간단한 카레부터. 카레는 실패가 없으니까.
내가 처음으로 만든 카레를 먹은 여동생은
「칼로리 메이트보다 맛있다」며 몇 번이나 더 먹었다.
그저 기뻤다. 어쩐지 내가 약간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35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49:47.58 ID:Ax0QvrS80
도시락 레시피의 좋은 점은 어디까지나 도시락용 레시피라는 점이다.
도시락용 레시피= 만들 때 시간이 별로 안 걸린다.
즉, 니트인 나도 조금만 노력하면 만들 수 있다는 점.
여동생의 저녁을 만들고 여동생이 잘 때까지 함께 텔레비전을 보든지 게임을 한다.
여동생이 잠들면 놀러 간다. 놀러 나가는 버릇은 끊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집을 나갈 때 여동생이 깬다.
「언니 어디 가는 거야?」라고 울면서 쉬를 한다.
그때마다 약속 시간을 늦추고 여동생을 재운다. 이런 반복.
여동생은 귀엽지만 그때는 놀러 나가는 걸 방해받아 진짜로 걸리적 거렸다.
35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54:05.82 ID:Ax0QvrS80
아이는 굉장하다. 아무튼 그때는 나도 아이였지만(16세)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를 것 같던 여동생이
멍청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사건이 있다.
저녁에 일어나 저녁 식사 준비를 하려고 보니, 여동생이 없었다.
여동생의 기저귀도 없었다.
사재기 해놨던 칼로리 메이트도 없었다.
여동생이 좋아하던 포켓몬인형, 옷도 없다.
놀라 여동생 방에 들어가니 「가족에게」쓴 편지가 있었다.
36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56:04.60 ID:DENcv6xB0
>>359
잠깐 기다려···
우리들은 이런 전개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예상도 못했다.
37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6:57:57.08 ID:Ax0QvrS80
편지 내용은 잘 기억 안 나. 놀라기도 했고
어쨌든 빨리 엄마랑 오빠한테 연락해야 돼, 같은 일로 머리가 가득 찼으니까.
기억나는 건 「00(여동생)이 없어지면, 언니는 많이 놀 수 있습니다」같은.
밤마다 갓난애처럼 울어대는 여동생을 걸리적 거린다고 생각했던 걸
여동생은 보기 좋게 간파하고 있던 것 같다.
엄마에게 연락하자마자 바로 오빠와 엄마가 집에 돌아왔다.
오빠와 나는 얼굴이 새파래졌고,
엄마는 「가출은 사춘기의 훈장이야.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렸다.
37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02:22.49 ID:Ax0QvrS80
엄마는 여동생 가출 사건이 제일 괴로웠다고 한다.
아버지가 빚졌을 때보다 괴로웠다고 했다.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 회사를 크게 하고 싶다.
하지만 가족도 소중히 하고 싶다. 왜냐하면 편모가정이니까.
오빠를 대학에 보내 주고 싶다. 나를 사회로 복귀 시켜 사회인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지만 엄마로서 여동생을 돌봐 주고 싶다.
아아, 하지만 일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다. 좀 더 좀 더 출세하고 싶다.
그런 생각, 자책과 후회로 엉망진창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 역과 엄마 역 , 1인 2역을 해내는 엄마라서 그런 속마음은 내비칠 수 없었다.
39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05:54.78 ID:Ax0QvrS80
오빠가 경찰에 연락하려하자
「일이 커지면 00(여동생)이 돌아오기 힘들어진다」라며
엄마 혼자 여동생을 찾으러 나섰다.
오빠와 나는 여동생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집에서 기다렸다.
오빠가 자기도 여동생을 찾으러 가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 「이건 엄마의 일이니까」라며 오빠를 막았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여동생과 엄마가 돌아왔다.
작은 몸이 더 작아보였다.
그 몸에 어울리지 않는 큰 배낭을 짊어진 여동생을 보고 발작하듯 울었다.
안심했달까,「왜 그랬어」라며 마구 화내면서 울었다.
40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08:24.26 ID:0aB9MiwT0
무사해서 다행이다…
40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08:35.35 ID:2YYDPZ2OO
너가 화낼 입장이냐w
41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09:18.30 ID:Ax0QvrS80
엄마는 여동생이 어디에 있었다든가 어떻게 데리고 돌아왔다든가
그런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중에 여동생이 이야기해 주었는데
여동생은 전에 살던 집에 갔다.
아버지도 따로 이사한 뒤라서 방치 상태인 빈집에서
혼자 칼로리 메이트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엄마는 이 일로 굉장히 자학한 것 같지만
그런데도 맨 먼저 여동생이 어디 있는지 알아냈으니까, 엄마는 역시 엄마다.
41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10:01.39 ID:gg0WrFqzO
>>1
학교도 안 간 낙오 니트였는데 누구랑 노는 거야?
여동생은 나쁘지 않아.
41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10:26.81 ID:7sBqqTpDO
엄마 치트키 쓴 거지?
이제는 나와 같은 인간으론 안 보일 정돈데.
42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14:11.52 ID:Ax0QvrS80
에구구, 전에도 말했지만 낚시 선언은 하지 않아.
왜냐하면 낚시가 아닌 걸.
사실은 가족이나 아는 사람에게는 이 글 쓰는 거 들켰지만
우리 엄마도 여동생도 오빠도 써도 좋다고 말해 줬으니까 계속 쓰는 거야.
그런데도 낚시라고 하는 사람은 그냥 즐겨 주면 고맙겠다.
그 날부터 오빠는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가능한 한 집에 남았다.
수입은 줄었지만 대신에 엄마가
「더 출세하는게 좋겠지?」라면서 공부를 더 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집에서 공부했다.
조금이라도 여동생 곁에 있어 주려던 것 같았다.
나는 변함없이 니트로, 유일한 일은 가족을 위해 저녁밥을 만드는 일.
그런데도 오빠나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맛있다고 말해 줄 때마다 굉장히 행복하고 기뻤다.
44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19:10.44 ID:Ax0QvrS80
여동생의 등교거부가 반년 정도 지속되었을 때 합창대회 소식지가 왔다.
여동생은 전부터 노래하는 걸 정말 좋아했고, 그걸 아는 담임이
합창대회를 계기로 등교 할 수 있도록 신경써 준 것이었다.
엄마는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돼」라고 했다.
오빠는 「학교 안 가면 >>1처럼 될거야」라고 농담인 척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여동생은 이제껏 가지 않다가 이제 와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학교 가라」고 하는 오빠 앞에서 가만히 입 다물고 있었다.
45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23:42.01 ID:Ax0QvrS80
어느날 엄마가 목욕탕에 들어가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
회사 합창부에 들어갔댄다.
여동생을 의식한 게 뻔했지만
어린 여동생은 집에서 혼자 합창 연습을 하는 엄마를 보고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역시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가 여동생에게 「같이 노래할래?」라고 묻자
여동생은 머리를 크게 끄덕거리고 엄마와 함께 노래했다.
노래 제목은 잘 모르겠어.
음~음~으~음 같은 노랜데.
46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24:45.67 ID:nyxuxqlTO
>>457
음~음~으~음으로 알 리 없잖아! wwwww
47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28:33.72 ID:Ax0QvrS80
여동생은 노래를 잘 하는 게 아니다. 단지,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듯.
진짜 좋아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엄마는 여동생이 노래할 때마다
마츠무라 쿠니히로(개그맨)처럼 손뼉을 치며 여동생을 칭찬했다.
「머어어어~~~~~~~~~엇있다!!!!!!!」
「오오~~ 역시 우리집 여가수야.」
「TK프로듀서(아무로 나미에를 키운 소속사)에서 데뷔해도 되겠어!」
코무로 테츠야(아무로 나미에를 키운 프로듀서)를 모르는 여동생은
고개만 갸웃거렸지만 엄마에게 칭찬 받아 기쁜 듯했다.
엄마는 이렇게 잘 하니까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자랑스러운 딸을 더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여동생은 울기 시작했다.
「학교 안 가면 좋은 아이가 아니야」
「00(여동생)은 자랑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야」
48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2:35.37 ID:2YYDPZ2OO
여동생, 무리하지 않아도 돼(´;ω;`)
48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2:38.94 ID:Ax0QvrS80
엄마는 아이의 좋은 점을 최대한으로 부각시킨다.
엄마는 결코 아이의 인격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때도 그랬다.
「살아서 밥 먹고 똥 싸는 것 만 으로도 자랑스러워」
아, 어쩐지 글로 쓰면 아무것도 아닌 말 같지만
그 때 엄마는 굉장히 설득력이 있달까 진짜로
「아, 그렇구나」싶은 말을 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 말을 듣자 여동생은 바로 울음을 그치고
학교에 가면 더 자랑스러워지냐고 물었으니까.
「가도, 가지 않아도 다 좋아」라고 엄마가 말했다. 거기까지 지켜보고 나서,
난 또 놀러 나왔다.
49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4:57.20 ID:GnlNpR8AO
>>488
변함없이 쓰레기다 ww
49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5:54.94 ID:oeaBDjXX0
>>1은 이대로 각성 하지 않는 거냐wwww
50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7:11.45 ID:gg0WrFqzO
>>488
그러니까 어디에 놀러 가는거야w
50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37:22.64 ID:Ax0QvrS80
다음날 아침, 여동생이 가방을 멨다.
아침에 오빠가 흔들어 깨워서 일어났더니
노란 모자를 쓰고 빨간 가방을 멘 여동생이 명찰을 찾고 있었다.
학교 가는 거냐고 물었더니
초등학생은 모두 학교 가는 거라고 평범하게 대답해서 놀랐다.
현관 앞에서 몇 번인가 구역질하던 여동생.
엄마가 「무리하지 않아도 돼」라고 하자
아홉 살 짜리 어린 여동생은「괜찮아」라며 맨션 통학반에 섞였다.
*역주.
일본 초등학생은 등교할 때 ‘통학반’이 모여 함께 등교합니다.
51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40:55.79 ID:Ax0QvrS80
아이는 굉장하다.
오빠와 엄마와 나는 통학반 반장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지만
아무 위화감 없이 갑자기 섞인 여동생과 모두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눴다.
고학년 반이라면 달랐겠지만 저학년이 많은 통학반이었으니까.
그래서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여동생을 배웅한 엄마는 눈물을 글썽거리다가 회사에 갔다. 오빠도 알바 하러 갔다.
지금까지 여동생과 둘이 있던 집에 갑자기 혼자 남겨지자 어쩐지 서글펐다.
52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44:15.70 ID:Ax0QvrS80
놀러 가는 건 별로 어딘가 특별한 장소 같은 게 아니고 평범해.
중학교 선배 집이라든지.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아.
보통 양아치 느낌을 상상하면 돼.
나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생각했다.
어쩐지 여동생이 갱생… 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그렇게 작은데 노력해서 등교거부를 극복했는데 나는 아직껏 니트고.
즐겁지도 않은데 오빠에게 용돈 달라고 끈질기게 졸라서 놀기나 하고.
쓰레기 인생이다.
...라는 걸 이 때 처음으로 실감해서 울었어.
53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47:05.02 ID:Ax0QvrS80
난 아버지를 닮았다, 틀림없이 그렇다.
여동생과 오빠는 엄마를 닮았다. 나는 아버지를 닮았다.
가출할 사람은 여동생이 아니고 나였다-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슬퍼졌다.
슬퍼지니까 배가 고파서 밥을 사러 나갔다.
오늘 아침은 여동생을 배웅하느라 엄마가 밥 만들 시간이 없었으니까.
53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49:31.31 ID:PzT6JMCJO
슬퍼지니까 배가 고프대. 바보 같고 좋은데 wwww
53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50:37.58 ID:Ax0QvrS80
졸려 졸려
자고싶다
동네 도라○몽 초밥집에 가니 당연하게도 모두들 일했다.
카운터 보거나 초밥 만들거나 했다.
어쩐지 부끄러워서 초밥을 안 사고 가게를 나왔다.
그 다음에 슈퍼에 가니 역시 모두들 일했다.
여기서도 부끄러웠다.
어슬렁어슬렁 걷다보니 엄마 회사(랄까... 공장) 근처까지 왔다.
시계를 봤더니 좀 있으면 점심시간이라
같이 밥이나 먹으려고 회사에 들어갔다.
엄마도 일했다. 당연하지만.
54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53:29.47 ID:Ax0QvrS80
공장과 인접한 곳에 사무실이 있는데,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다,
어쩐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곳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실히 나와 어울리지 않았다.
날 본 엄마는 놀란 얼굴로
「여기는 회사니까 마음대로 들어오지 마」라고 조용하게 날 꾸짖었다.
또 부끄러워졌다.
좀 있으면 점심시간이니까 함께 밥 먹자고 했더니
엄마는「맛있는 라면 사줄께」라고 했다.
회사 근처에 맛있는 라면집이 있었다.
55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55:37.05 ID:Ax0QvrS80
사무실 밖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12시가 조금 넘자 엄마가 나왔다.
엄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왔다.
그 사람들은 모두 엄마가 목적이었다.
모두들 엄마에게 말을 건네고.
같이 밥 먹자고 엄마를 꼬셨다.
우리 엄만데, 왠지 빼앗긴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이고 화가 났다.
56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7:59:28.99 ID:nBCBxG73O
나 방금 엄마랑 할머니를 꼭 안아주고 왔어
너희들도 감사 인사를 잊지 마
56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00:15.48 ID:Ax0QvrS80
엄마는 모두에게 날 소개했다.
「자랑스러운 딸입니다」라고 말하고, 「우리집 요리사」라고 소개했다.
아무래도 엄마는 내가 저녁밥 만드는 걸 또 사보로 썼는지
모두 「아, 그 아이입니까」라고 금방 알았다.
「>>1이 만드는 요리는 세계 제일이야」
그걸 시작으로 엄마는 동료에게 과시하듯이 나를 칭찬해댔다.
그 중에는 고슴도치처럼 자랑해대는 엄마를 기 막혀 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쩐지 이 때는
칭찬받아서 기쁘다는 것보다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강했다.
57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02:54.81 ID:Ax0QvrS80
라면집에서도 역시 모두들 일하고 있고, 나는 라면을 먹으면서 점점 작아졌다.
라면집 구석에 붙은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지에 시급이 750엔으로 써 있었다.
그 날 내가 먹은 챠슈멘과 같은 금액.
내가 가만히 앉아서 먹은 챠슈멘은
이 가게에서 1시간 일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것이라는
그런 당연한 일을 새삼 깨달았다.
58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06:49.23 ID:Ax0QvrS80
그 날 집에서 엄마에게 말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왠지 부끄러웠다.
여동생은 노력하고 있는데 나는 뭘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밖에 나와 새삼 일터를 둘러보니 모두들 일했다. 그게 부끄러웠다.
내가 늘어놓는 지리멸렬한 말을
공부를 해야 할 엄마가 가만히 들어 주었다.
그 날 여동생은 합창대회 악보를 가지고 돌아와 즐겁게 연습하고 있었다.
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지금이라면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 일하자! 는 생각 전혀 안했지, 그 때는.
59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11:29.13 ID:Ax0QvrS80
목표가 없는 나에게 엄마는 조금 고민하다가 지금 뭐가 제일 하고 싶냐고 물었다.
조금 생각하다가 「매일 하루하루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엄마는 그럼 우선 집안일부터 시작하자며 이런 제안을 했다.
이제까지 저녁밥만 만들었지만 점심밥도 만들어 본다.
점심밥 준비가 익숙해지면 아침밥도 만들어 본다.
「그런 일 평범하잖아. 별로 훌륭하지도 않고,
그걸로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리 없잖아」
라고 하니 엄마가 화냈다.
「하려고 한 일을 완수하면 자신감이 생기니까 결과적으로 훌륭한 거야.
점심밥 준비가 평범하다고? 그럼 넌 왜 그 평범한 걸 할 수 없다는거야?」
아, 지당하다고 생각했다.
59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13:45.38 ID:Ax0QvrS80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할 수 없다.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뿐.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없어진다.
하지만 평범한 일이니까 할 수 있다.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 해 봐라, 라든지.
그런 말인 것 같다.
우선 엄마 공부를 방해 하면 안 되니까
거기서「알았다」고 하고 방에 들어갔다.
그 날은 어쩐지 놀러 갈 기분이 아니라서 방에서 빈둥거렸다.
60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16:23.82 ID:Ax0QvrS80
다음날부터 점심밥을 만들었다.
나 혼자니까 무지 간단한 것이었겠지만, (뭘 만들었는지 기억 안 난다) 만들었다.
아, 해냈다.
집에 온 엄마에게 점심을 만들었다고 말하니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엄청 꼭 껴안아줬다.
겨우 점심 식사를 만들었을 뿐인데 오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기뻤다.
60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21:08.53 ID:Ax0QvrS80
오빠와 여동생도 칭찬했다.
「너도 하면 되잖아!」
「언니 대단해」
라며 짝짝 손뼉을 쳤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서 다음날도 만들었다.
점심 식사를 스스로 만든 지 수주일이 흘렀다.
여동생 합창대회 날이 다가왔으니까 도시락을 만들어 주려고 했다.
그 무렵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밥도 만들곤 했으니까 하는 김에 하자고 생각했다.
「언니가 도시락 만들어 줄게」
이렇게 말하니 여동생은 100점짜리 미소를 지으며 반찬 리퀘스트를 써줬다.
튀김 요리를 먹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튀김에 약했던 나는
여동생의 리퀘스트를 위해 매일 저녁 몰래 연습을 했다.
연습한 튀김을 먹는 역할은 오빠였다.
매일 저녁 튀김을 먹느라 오빠의 체중이 3Kg 증가했다.
61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23:29.80 ID:Nd2zme4fP
3키로 www
얼마나 만들어댄거냐www
61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24:05.10 ID:Ax0QvrS80
합창대회 당일, 아침 6시에 일어날 생각이었는데
어쩐지 흥분해서 잠이 안 와 결국 4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었다.
아침 6시. 짭짤하게 튀긴 요리도 완성하고
제대로 사과토끼도 만든 나는, 어쩐지 긴장되어
거실에서 도시락을 앞에 두고 정좌한 채로 모두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도시락과 정좌한 나를 보고 엄마는 「뭐해?」라며 웃었지만,
난 어쩐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 예술가처럼 자랑스러웠다.
61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25:34.23 ID:Ax0QvrS80
나 졸려
정말 한계다
하지만 오늘 안에 어떻게든 끝내고 싶다
...라는 이유로 몇 시간 잘게
스레 떨어지면 또 마음대로 세울거야
62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08:28:06.83 ID:gg0WrFqzO
>>617
당연하지! 기다리고 있을게!
814 :1:2009/04/16 (木) 15:29:38.16 ID:Ax0QvrS80
안녕
미안, 잠깐 쇼핑가야 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폭로하자면 앞으로 10줄 정도로 정리해서 빨리 쓸 생각이었는데
이제까지 지켜봐 준 게 고마우니까 제대로 쓸게.
아마 17시 정도에는 돌아올 거야.
81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5:30:10.08 ID:7HdW3eXs0
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81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5:30:30.51 ID:7HdW3eXs0
···가 아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82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5:35:58.65 ID:zULV/TM0O
>>1은
쓰레기지만 이런 쓰레기는 완전 좋아><
82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5:36:47.34 ID:sOLMBTbaO
기다릴게(^q^)
868 :1:2009/04/16 (木) 17:02:39.84 ID:Ax0QvrS80
>>614 계속
여동생에게 도시락을 주자 기쁜 듯 웃었다. 어쩐지 나도 기뻤다.
도시락가방을 보물처럼 껴안고 나간 여동생을 배웅하고 나서
쓸데없이 의욕이 솟았다.
좋아! 난 할 수 있다! 같은 느낌.
86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3:11.07 ID:nyxuxqlTO
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 어서와!
87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3:57.90 ID:PjztfR8k0
어서 오세요―
87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4:13.14 ID:Cf24VsGN0
어서 오세요!
87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4:25.68 ID:BApbznaK0
어서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881 :1:2009/04/16 (木) 17:05:30.77 ID:Ax0QvrS80
조금 전에 이전에 쓴 걸 다시 읽었는데 오자, 탈자가 너무 심해서 똥마려워
엄마는 ISO인지 뭔지를 결국 따냈다. 어쨌든 참 힘들게 딴 것 같다.
ISO가 뭔지 잘 몰라서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중소기업이 이것을 취득하면 여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 카드같은 거냐고 물었더니 웃으며 「그래그래」했기 때문에
지금도 ISO=포인트 카드라고 알고 있다.
88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7:49.90 ID:PjztfR8k0
>>881
전혀 다르잖아wwwwwwwwwwwwwwwwww
취득하는 거 무지 어려운 것 같던데
88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06:37.85 ID:7HdW3eXs0
포인트 카드www귀엽다www
887 :1:2009/04/16 (木) 17:07:35.30 ID:Ax0QvrS80
매일 산처럼 쌓인 자료와 연수. 하지만 집안일도 해낸다.
최근에야 겨우 엄마 몸이 걱정 되었다.
왜냐하면 확실히 홀쭉해졌고 항상 거실에서 공부하고
그런데도 늦잠 잔 적 없고
혹시 24시간 내내 자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892 :1:2009/04/16 (木) 17:10:25.46 ID:Ax0QvrS80
엄마는 절대로 약한 소리를 하지 않아서 항상 건강한 엄마라는 이미지 밖에 없다.
지금도 그렇지만.
하지만 언젠가 그런 엄마가 우는 걸 본 적이 있다.
한밤중에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훌쩍훌쩍 울었다.
엄마는 아버지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이혼하고 나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아버지에게 전화하고, 반찬거리를 만들어 보내곤 했다.
아버지는 집에서 수십 분정도 걸리는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실은 그 아파트 이사비용도 엄마가 전부 낸 것 같다.
엄마는 친척이 없는 아버지를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다.
89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11:16.54 ID:0aB9MiwT0
아버지 좀 더 힘내라…
896 :1:2009/04/16 (木) 17:13:32.02 ID:Ax0QvrS80
엄마는 지금도 아버지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빚졌었는데? 가족을 파탄 낸 건 아버지인데? 라고 말하니
엄마는 이혼했든 안했든 부모님이 사이가 좋은 게
아이에게 제일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야쿠자가 위험하니까 지금만 떨어져 살고 있을 뿐이고
여전히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했다.
엄마는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한밤중에 혼자 우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강한 인간이 아니라는 당연한 일을 새삼 깨달았다.
897 :1:2009/04/16 (木) 17:16:40.51 ID:Ax0QvrS80
그래서 그 날 엄마 도시락을 만들어 주었다.
엄마는 눈이 튀어 나올 정도로 기뻐하면서
도시락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다. 부끄러운 사람이다.
엄마에게 도시락을 주다가 보니 엄마 팔이 나뭇가지처럼 앙상해서 놀랐다.
「제대로 자고 있어?」
라고 묻자 「자는 것보다는 출세하고 싶다」고 한 엄마.
「엄마 ISO따면 승진 할 수 있을 거야」라며
피로보다는 우선 눈앞에 보이는 승진이라는 빛에 대한 즐거움이 먼저라고 했다.
90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18:23.55 ID:nyxuxqlTO
엄마… 존경합니다.
901 :1:2009/04/16 (木) 17:20:07.65 ID:Ax0QvrS80
과장 다음은 무엇이 될 지 오빠에게 묻자 「부장이겠지」라고 했다.
엄마 마침내 부장인가… 그저 굉장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면서도 그 나뭇가지 같은 팔이 신경쓰였다.
그 날 바람이 강했는지 아닌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문득 머리에 바람이 휘유~웅하고 불어
엄마가 날아가버리는 이미지가 떠올라 무서웠다.
되도록이면 엄마는 베란다에 내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날은 내가 세탁물을 거두어들였다.
하는 김에 개서 정리했다.
그리고 저녁밥을 만들자 눈 깜짝할 순간에 시간이 흘러 있었다.
집안일은 어려운 것이었다.
90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20:49.55 ID:YM2oVEKw0
나…이 스레 끝나면 일한다…
조금 정도는 이 엄마를 본받아야지.
905 :1:2009/04/16 (木) 17:22:43.37 ID:Ax0QvrS80
저녁 하는 김에 엄마한테 줄 푸딩을 만들었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살을 찌워야했다.
더 살찌게 하고 싶어서 저녁 식사로 튀김을 만들었다.
돌아온 엄마에게 「세탁물 걷어놨고 냉장고에 푸딩 있어」라고 하자
아이처럼 만세를 부르며 기뻐했다.
그 날도 엄청 칭찬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 엄마한테 칭찬받은 기억 밖에 없는데.
914 :1:2009/04/16 (木) 17:25:59.27 ID:Ax0QvrS80
어느날 엄마에게 왜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거냐고 묻자
엄마는 「너도 자식 낳아 보면 알거야」라고만 했다.
예를 들면 사막에서 물을 마시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물은 한 병 밖에 없다.
그럴 때 엄마라는 생물은 고민하지 않고 아이에게 그 물을 준다고.
남자뇌, 여자뇌같은 게 있는 것처럼 엄마뇌라는 것도 있는 것일까.
엄마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고, 엄마라는 생물이다.
91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26:41.73 ID:gg0WrFqzO
>>1이 점점 성장하네! 훌륭한데?
난 내일 면접결과가 나와…취직 정해져서 월급 받으면
엄마에게 맛있는 거 사줄 거야!
918 :1:2009/04/16 (木) 17:28:40.99 ID:Ax0QvrS80
「오늘은>>1이 집안일 해 줘서 큰 도움이 되었다」
「엄마는 오늘 세계에서 제일 행복해」
겨우 세탁물이나 정리하고 밥이나 만들었을 뿐인데
엄마는 100만엔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뻐했다.
집안일을 하면 엄마가 기뻐하니까 다음날도 같은 일을 했다.
이번에는 목욕물도 받아놓고
그다음에는 방청소도 했다.
니트에서 가사 도우미로 승격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929 :1:2009/04/16 (木) 17:32:23.77 ID:Ax0QvrS80
어느날 엄마에게 연수입을 묻자 비밀이랬다.
실은 오빠가 엄마에게 더 이상 돈을 보태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는
이제 오빠가 돕지 않아도
집세 13만엔 짜리 집에서 살 수 있을 정도의 생활비를 벌게 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엄마 월급이 엄청 오른 건 아니었다.
엄마는 자신의 물건은 일절 사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돈은 쓰지만 엄마 자신에게는 일절 쓰지 않았다.
저금을 많이 했고 아이 셋을 위한 예금도 만들어 두었다.
나는 내 명의로 된 예금이 있다면 지금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93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33:59.90 ID:zzk/xYdy0
>>929
완전www 쓰레기 wwwwwwwwwwwwww
94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36:08.92 ID:nBCBxG73O
>>929 너임마ww질렸다www
943 :1:2009/04/16 (木) 17:36:44.41 ID:Ax0QvrS80
오빠에게 용돈 졸라대기도 어려워졌고, 엄마에게는 왠지 돈 받기 거북했다.
어쨌든 돈이 없어서 잠깐 나쁜 일을 생각하기도 했다.
나쁜 일 할까 생각하면 엄마 얼굴이 떠올라서 결국 할 수 없었지만.
일했으면 좋았겠지만 그 무렵에는 바깥세상이 무섭고 싫었다.
왜냐하면 중졸이고 아무 쓸모도 없고 밤낮이 바뀐 생활이고
나이 때문에 밤일도 할 수 없다.
어쩐지 의미 없이, 죽을까 생각했다.
94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39:19.01 ID:YZX4CcqEO
당시의>>1은 쓰레기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쓰레기였던 생각을 되돌아보고 변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고 있는 걸 보면
제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갔구나.
노력하고 있구나.
950 :1:2009/04/16 (木) 17:39:24.03 ID:Ax0QvrS80
엄마에게 투덜대자 엄마는 구인잡지를 산더미처럼 사 왔다.
폭로하자면, 구인잡지 보는 법을 잘 몰라서 읽을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한 손에는 연수 자료를 들고 내가 갈만한 직장을 찾아봐주며
「이 회사는 시급 얼마에, 이런 대우는 이런 의미로∼」하며
열심히 가르쳐 주는 엄마를 앞에 두고
「이제 됐어, 귀찮아」하는 본심을 말할 수 없었다.
95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41:23.88 ID:HCCfB6K70
>>950
기분은 알겠지만 wwwwwww 쓰레기 자식wwwww
960 :1:2009/04/16 (木) 17:44:18.02 ID:Ax0QvrS80
그러나 엄마는 초능력자.
내가 구인잡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걸 알아채고 곧바로 구인잡지를 치웠다.
「좋아! 엄마가 일자리 줄게!!」라며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그 날 밤에 엄마가 아직 ISO를 취득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올해는 이제 기회가 없다는 걸로 봐서는, 일 년에 몇 회 밖에 없는 것 같다.
다음 기회는 아직 엄청 멀었다고.
그렇게 공부해도 안 된다니, ISO는 대단히 어려운 것 같다.
96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VIPがお送りします: 2009/04/16(木) 17:45:43.02 ID:QN5fc53O0
좋아, 쓰레기 힘내라
그리고 여동생을 줘
966 :1:2009/04/16 (木) 17:47:39.86 ID:Ax0QvrS80
하지만 엄마는 전혀 패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번 건 좀 충격이었지만 어쩔 수 없잖아」같은.
반대로 다음 기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좀 더 공부할 수 있다!며 들떠있었다.
여동생은 엄마 머리를 그래그래, 하며 쓰다듬었다.
엄마는 우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좋아! 다시 힘 내보자!」라며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엄마의 에너지는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975 :1:2009/04/16 (木) 17:50:56.19 ID:Ax0QvrS80
앞으로 40 레스 남았네.
전부 내 레스로 채워도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만약에 다음 스레로 더 이어지면 미안.
깨끗하게 한 개로 끝내고 싶었는데.
* 역주
레스(댓글)가 1000을 넘기면 더 이상 레스를 남길 수 없습니다.
레스가 1000이 넘은 스레(게시글)는 트레픽 제한때문에 사라집니다.
잠시 후 엄마는 내게 「바자회 소식지」를 줬다.
여기서 물건을 팔면 돈을 벌수 있댔다.
하지만 니트가 팔만한 물건은 없다.
뭘 팔아야 할 지 묻자 「너 과자 잘 만드니까 과자 팔아」라고 했다.
바자에서 아마추어가 만든 과자라니 안 팔릴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엄마가 쓸데없이 의욕에 넘쳐있으니까 우선은 한다고 했다.
983 :1:2009/04/16 (木) 17:53:50.24 ID:Ax0QvrS80
바자회 소식지를 보다가
바자 주최 회장이 엄마 회사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당연히 주최도 엄마 회사다.
엄마 회사에서 사내 바자회를 언제부터 했냐고 묻자
「올해부터」라고.
아마 날 위해서 기획한 것 같다.
딸을 위해서 회사까지 끌어들여 바자회 열어버리는 엄마는
온 세상에서 우리 엄마를 포함해 몇 명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엄마만, 이라고는 감히 말 못한다.
989 :1:2009/04/16 (木) 17:57:59.00 ID:Ax0QvrS80
기업주최니까 아마추어 요리도 괜찮겠지! 라는 엄마.
보건소도 있고 여러가지로 괜찮겠다 생각했다.
간단한 시의 허가만 있으면 괜찮은 것 같다.
「사보에도 네가 만든 과자 맛있다고 마구 쓰고 있으니까 잘 팔릴 거야」라며
나보다 즐거워하는 엄마.
최악의 상황으로, 안 팔리고 남은 게 있더라도 엄마가 전부 사준다고 하고,
단 100엔이라도 벌면 좋은 거니까. 어차피 재료비는 오빠가 대주고.
라고 생각한 나는 바자회 참가를 오케이했다.
996 :1:2009/04/16 (木) 18:00:13.99 ID:Ax0QvrS80
잠깐 똥 싸고 올 테니까 다음 스레에서 계속 쓸게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