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난 스트레스 따위는 받지 않는 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긴다고 생각하고 살았었는데.
요즘은 내가 패배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중학교, 고등학교때 시험을 못봐도
'뭐 어때 공부도 안했는데 못볼 수도 있지.'
'괜찮아. 공부로 성공할 것도 아닌데.'
어렸다.
꿈이 생겼다. 사진작가 / 건물을 짓는 사람.
생각해 보니 사진은 취미로도 충분히 내가 즐길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타협했었다.
'나는 내 이름 박힌 건물을 내 손으로 짓겠어.'
지지리 못난 성적이였지만 어떻게 국립대 토목과에 입학했다. 내가 생각 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맘에 들었다.
기초를 다지는 학문, 기술 정말 좋았다. 게다가 내 손엔 30만원에 산 중고 DSLR도 있었다.
매일 매일 카메라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다. 친구들 사진 풍경사진 눈에 보이는 건 닥치는 대로 찍었고
사진으로 상도 받았다.
그렇게 군대를 갔다.
키 172에 몸무게 57kg? 몸무게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몸무게 미달로 2급을 받았고
지원한 포병에 자원 입대하게 되었다.
군대갈때는 아무 생각 없었다. 친구가 지금 아니면 엄청 늦게 가야한다고 '그래'하면서 같이 지원했고
내가 먼저 입소하게되었다.
훈련을 받고 자대배치를 받고
난 살이 찌기 시작했다. 허리가 아프다는 느낌을 100일 휴가 다녀와서 느꼈다.
내 간물대에는 항상 초코바가 있었고 미친 듯이 먹었다.
맛있었으니까. 배고파서.
시간이 흐르고 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폭식을 했다는 것을 알았고
이상하다. 난 스트레스를 안받는 줄 알았는데 라고 하면서 아픈 허리 때문에 몸무게를 줄일려고 조금씩 줄였고
군대에 있으면서 3시 제끼 챙겨먹고 운동도 하니까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시작했고 몸이 건강해 짐을 느꼈다.
가장 큰건 '변비'가 사라진 것. 난 그전까지 내가 변비가 있는 지도 몰랐다.
그런데. 목소리가 점점 나오지 않더라.
쉰소리가 나고 목이 아프고 약을 먹으면 낳을 거라는데 똑같더라.
휴가를 가서 병원을 가니 역류성 식도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걸린다는 스트레스로 인해 많이 걸린다는
역류성 식도염 이놈 징하다.
기분이 좋을때 몸이 건강할때 정신이 밝을 때는 느끼지도 못하겠는데
조금만 신경쓰이고 고민되고 풀리지 않는 일이 있으면 가슴 속 깊은 곳 부터 쓰라려 온다.
앉아서 티비를 보다가도 고민이 심해지면 인상이 찌푸려 지면
내 식도를 따라 역류하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쓰라리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하는 이 시점.
고민이 많다. 남들과 같다.
학업, 돈, 진로, 취직, 미래
요즘들어 더 심해져 간다.
대한민국 국민이 잘걸린다는 병을 나도 걸렸으니 나도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인가 보다.
그래도 다들 살아 가겠지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살아가겠지
하지만 책속의 글귀도 동영상속의 힘내라는 강연자들의 말에도
내 식도를 타고 오르는 무언가를 막을 수는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