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년쯤 전에 저희 옆집에 아줌마랑 다섯살난 딸이 살았는데
계모같았어요 아빠는 있는지 없는지 그 아파트에 살동안 한번도 얼굴을 못봤구요
근데 그 계모같은 아줌마 매일 같이 딸한테 윽박지르고 던지는 소리 나고
제일 짜증나고 또 아이가 안됐던게 대문 열고 밖에 나와서 문앞에서 애를 파리채로 그렇게 때렸어요
복도에 사람들이 나와서 왜이렇게 시끄럽냐, 어린애 잡겠다 이런 말 하면
얘는 인성이 글러먹어서 동네 창피하게 밖에서 쳐 맞아야된다고 험한 소리를 해대기 일쑤고...
근데 십오년전에는 애들때리고 그러는걸로 경찰에 신고하고 그런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뭘 어쩌지도 못하고 애 좀 그만 잡으라는 말만했죠
애는 여름엔 양쪽 팔이 맞아서 피멍들어서 돌아다니고...
제가 옆집에 살고 그당시 고2였는데 학교 끝나고 학원 같은거 안가고 집에만 있어서
저희 집에서 데리고 놀고 그랬거든요 그 계모 같은 아줌마는 오후 늦게 나가서 새벽에 집에 들어오고 그랬어요
처음엔 왜 엄마한테 혼났는지 말 안해주던 애가 나중에 친해지니까 안물어봐도 술술 말해줬는데
그 내용들이 얼마나 기가막힌지, 밥을 많이 먹어서 맞고, 조금먹어서 맞고, 수도꼭지 빨리 안잠궈서 맞고,
엄마 자는데 부스럭 거려서 맞고.... 다섯살짜리가 피골이 상접해서 늘 어둡고 주눅든 얼굴로
얼마나 불쌍했는지 몰라요
그러던 어느날, 한겨울에 눈까지 오는데 또 밖에서 애가 맞아서 우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또 시작이다하고 말릴려고 문을 열었는데 옆옆집 남자가 문을 쾅 차고 나오더니
그 아줌마를 문으로 쾅 밀치고 지금 뭐하는거냐고 소리를 버럭!! 질렀어요
그랬더니 아줌마가 시팔저팔하면서 내 자식 내가 교육시키는데 뭔 관섭이냐고 지랄지랄
남자 머리를 막 밀치면서 남의 일에 신경끄고 꺼지라고 소리소리...
남자가 시끄러! 호통을 확 치더니 아직도 그때 그 남자가 한 행동과 말이 기억에 남아요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아줌마한테 잘 들으라고 하더니
니 새끼 니가 패는데 뭔 상관이냐고? 남의 집 애 패면 경찰에 잡혀가는데
니 애니까 안잡혀 갈거 같냐? 애가 니 소유물이냐?
내가 여기 이사와서 오늘이 삼일짼에 삼일 내내 니 애 맞는소리 들리더라
내가 왜 삼일동안 가만히 있다가 오늘에서야 기어나온 줄 알아?
가만히 있어 너
이러더니 집으로 들어가서 서류봉투를 하나 꺼내오더니 바닥에 쏟아붓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애가 맞는 장면 사진들을 다 찍어놓은거에요
그리고 녹음기로 녹음한 테이프도 나오고
모든 증거를 다 포착해놨고 너 내가 지금 아동 폭행죄로 신호한다고
내가 니 애 편에 설거야 이러는거에요
그 아줌마 콧방귀를 뀌면서 니가 뭔데 신고를 하냐고 경찰이 그런거 신경이나 쓸거 같냐고
그리고 어떻게 내 애편에 선다는 건데?
그랬더니 그 남자가 "내가 변호사니까" 이러는거에요!!! 깜놀!!
내가 니 애 변호인이야 오늘부터
이러면서 집에 들어가더니 경찰 불렀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결정타로 갑자기 그 아줌마 머리를 쌔게 세번 머리 떨어져나갈정도로 퍽퍽퍽 때리더니
너도 신고하고 싶음 신고해 이러는거에요!!!! 얼마나 속이 다 시원하던지
그리고 경찰오고 그 아줌마 잡혀가고 나중에 알고봤더니 친엄마가 아니더라구요
아이는 다른 친척이 데리고 갔다는데 변호사님 말 들어보니 괜찮은 친척 같다고
일주일에 세번씩 아이랑 밖에서 따로 만나서 아이 상태 확인하는데 아이가 밝아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변호사님 아니었음 애 때리는 계모 신고할 줄도 몰랐던 저나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도 못하고
아이는 계속 불행했을 거 아니에요...
오랜만에 한국에 나와서 오늘 뉴스에 갈비뼈 부러져서 죽은 아이 소식듣고 너무 마음이 아프면서
그때 그 아이가 생각나 글을 써봤습니다..
지금은 스무살이 되어있을 그 아이 잘 자라서 훌륭한 성인이 되어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