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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한 로켓썰(1) - OTRAG 로켓
게시물ID : science_662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olene
추천 : 5
조회수 : 4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09 1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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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스페이스X라던가 블루오리진이라던가가 뜨면서 민간 우주로켓 개척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냉전기, 그리고 그 이전에도 상업용으로 민간에서 로켓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많았습니다. 1930년대에 있었던 오스트리아에서 로켓으로 우편을 전달하는 실험처럼 많은 계획들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하고 잊히고 말았지요. 이번에 소개할 ORTAG(Orbital Transport und Raketen AG: 궤도 추진 로켓 개발 회사) 도 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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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 틸로 케이저(좌)와 발사대의 OTRAG 로켓(중간), 부스터 하나의 구조(우) (http://www.b14643.de, http://www.astronautix.com).

OTRAG는 1975년 독일 슈트가르트에 루츠 케이저에 의해 세워진 민간 로켓 회사입니다. 루츠 케이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의 로켓으로 싸게 위성을 발사하는 걸 목표로 두고 있었지요. 이른바 범용 로켓 모듈이라고, 간단하고 작은 구조의 로켓들을 수평 다발로 묶어서 발사하는 계획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저 원통 하나하나(지름 30cm)가 하나의 로켓이지요.

 
zotrstg.jpg
OTRAG로켓의 발사 방식(http://www.astronautix.com).

로켓 원통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부스터였고, 이 부스터들을 수평으로 클러스터링해서 더 큰 로켓을 제작하려고 했습니다.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펌프 대신 압축 공기를 이용해서 연료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공급했고, 연료는 초산이랑 케로신(등유)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로켓 노즐 근처에는 계산장치와 연료 조절용 밸브가 있어서 추력을 50%까지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원통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바닥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고, 로켓의 단은 껍질마냥 바깥쪽부터 분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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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로켓들과 OTRAG 로켓의 크기와 발사중량 비교(http://blog.livedoor.jp/janome_gotyou)

이런 단은 인공위성의 중량에 따라 최대 6개까지, 원통 블록을 최대 600개까지, 원통의 길이도 최대 40m까지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원통 블록은 생산 설비로 하루에 10개까지 생산할 수 있었고, 엔진도 흔한 소재에다가 단순한 구조였으며, 연료도 상당히 싼 편이었기 때문에 기존 로켓의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인건비를 20%~8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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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에서 3번째로 발사된, 그리고 실패한 로켓(http://www.astronautix.com).

1975년 12월에 로켓의 실제 실험을 위해 콩고민주공화국(당시 자이르)에서 시험장이 건설되었고, 77년이랑 78년 5월에 각각 20, 30km 고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1978년 6월의 3번째 발사때는 자이르의 지도자(독재자) 모부투까지 참관을 했는데 그 때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OTRAG 로켓이 성과를 보이자 투자도 꽤나 모였고,74년까지 독일 정부에서 600만 마르크를 지원받았었는데 1978년에는 7600만 마르크의 수익에 1000명의 투자자들을 모았습니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1978년에 OTRAG는 파리에 프랑스 연합지사를 설립했고, 위성궤도로 로켓을 진입시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사장인 루츠 케이저는 약 2000명의 인력을 동원해서 브라질을 포함한 7개국에서 공장과 발사 시험장 건설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 프랑스는 이를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OTRAG가 독일과 남아공의 핵 순항미사일개발의 일환이라는 프로파간다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고, 정확한 출처 불명의 '소련산' 가짜정보들이 미국 주류 언론들에 보도되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압박으로 독일은 OTRAG 제품을 수출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제를 하기 시작했고, 브레즈네프와 지스카르 에스텡의 압박으로 독일 정부는 총 1억 5천만 달러를 쏟아부었는데도 추가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79년 4월에 자이르도 소련의 압박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계약을 파기했고요.

결국 OTRAG는 개발지를 무아마르 알 카다피의 리비아로 옮겼고, 1981년 3월부터 82년 12월까지 14번을 발사했습니다. 준궤도 비행은 전부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일서 정권이 바뀌면서 개도국에서 로켓 개발이 금지되었고, 카다피는 로켓 설비를 불법적으로 점거해버렸습니다. OTRAG는 스웨덴으로 또 옮겨서 실험을 하게 됩니다.

1983년 9월에 스웨덴에서 마지막 발사가 이루어졌고 실패했습니다.

1986년에 설비들은 익명의 회사한테 팔리고, 주식회사 OTRAG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루츠 케이저가 뭔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997년에는 스위스랑 오스트리아로부터 리비아의 미사일 개발에 연관이 있다면서 입국을 금지당했습니다. 2002년에 교수 되서 리비아 과학 아카데미에 기술 교육 담당 이사도 지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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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RAG 컨셉 중 하나. 달 탐사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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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RAG-10000(http://blog.livedoor.jp/janome_gotyou/).

OTRAG-10000은 저궤도에 10톤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었습니다. 근데 이걸 개발하려면 약 5억 마르크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는데, 이럴 바에야 아리안 로켓을 개발하는 게 더 안정적이라 나가리되었지요.

기술적으로 보자면 싼 건 좋긴 한데, 여러 개를 묶어서 하나만 고장이 나도 전체 로켓 발사가 실패하는 구조였고, 포고 현상(로켓의 진동이 한 번 생기면 점점 심해지다가 통제권을 잃는 현상)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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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 카이저와 그의 아내(https://www.theguardian.com)
그런데 이 양반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심지어 포기도 안 한듯. 아르마딜로 에어로스페이스라던가 인터오비탈 시스템즈 같은 데에다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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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 1000 로켓(http://www.therefinedgeek.com.au/)

인터오비탈 시스템즈의 넵튠-1000, 10톤을 올릴 수 있는 로켓 시스템입니다. 보시다시피 OTRAG처럼 로켓들을 다발로 묶어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구글 루나 X프라이즈를 노리고 2018년 발사가 예정되어있다고 합니다.

출처 <세계 우주 클럽>, 바다출판사, 2010.
http://geek-mag.com/posts/246568/
https://www.bernd-leitenberger.de/otrag1.shtml
http://www.astronautix.com/o/otrag.html
http://blog.livedoor.jp/janome_gotyou/archives/5830125.html
https://www.theguardian.com/travel/2015/jun/13/naked-island-idyll-eccentric-couple-recall-life-rockets-dicta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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