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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간 오빠와나기반 /내 동생이 덕질을 한다./
게시물ID : animation_1335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쉬크
추천 : 8
조회수 : 39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10/31 00:07:55
 
 위 소설을 사실에 기반 했으니 제반 내용이 픽션이며 작성자님의 직접적인 사연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비루한 필력이지만, 뭔가 머리에 콰콰쾅하는 계시가 내려서 소설로 풀어 봤습니다.
배경은 약 2009년으로 아직은 피쳐폰이 대세에 옴레기가 출하될 때라서 싸이를 등장시켰습니다.
나이차이는 마음대로 3살로 오빠님은 신입생으로 써봤어요.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32341 원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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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이 덕질을 한다. 1
 
 
   나에겐 여동생이 하나 있다. 사지 말짱하고 정상적으로 생겼다. 친한 친구들은 꽤 괜찮다고 하는 편이고, 동생이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소개시켜 달라는 녀석들도 꽤 있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약간 이상한 길로 발을 잘 못 들인 것 같지만, 그래도 여동생인지라. 어느정도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그날의 일은 결정적으로 내 친구들에게 동생은 없어!’라고 말하게 된, ‘사실 사촌동생이야.’라고 말하게 된 계기가 되는 사건으로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다.
 
   그때가 벌써 6년 전으로 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한창 방학 보충수업을 할 때, 나는 망쳐버린 교양학점을 매우기 위해서 여름학기를 듣고 있을 때 일 것이다. 가족사진이 싸이에 올라와 있어서 그걸 본 친구들 몇 놈이 소개 시켜달라며 설래 발을 쳤다.
 
 
, 김오빠 네 동생 괜찮네. 야 함 소개시켜주라.”
 
미쳤냐? 내가 왜. 뭐가 아쉬워서.”
 
그러지 말고 새끼야. 그럼 함 얼굴이나 봐보자. 이쁘드만.”
 
 
   나는 싫다고 짜증을 냈지만, 친구 두 놈이 자꾸 옆에서 치근대는 통에 귀찮아진 나는 알았으니까 닥치고 눈으로 보고 판단하라고 말하고 녀석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사실 소개시켜 주고 싶지 않은 이유는 내 여동생이라서, 아껴주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 이유는 일단 숨겨두고, 네들 눈으로 보고 실망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렇게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같이 가보기로 하고 수업을 마치고 나왔더니 녀석들 뒤로 두 놈이 더 불어나 있었다.
 
 
야 뭐야 이 미친놈들아 왜 이렇게 많이 가.”
 
얘들도 한번 봐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게.”
 
 
   나는 깊은 빡침을 느끼며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았지만, 막는다고 막아질 녀석들이 아니고 미행을 해서라도 따라올 녀석들이기 때문에 난 5명이나 되는 무리를 이끌고 집으로 향했다. 뱃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배가 자꾸 고프다는 녀석들의 말을 적극 수용해서 원래 소개 시켜 달라고 했던 녀석에게 라면을 사게 한 후, 한손에 달랑달랑 들고 집으로 걸어갔다. 행여 집에 없을까 싶어서 일단 전화를 했다.
 
, 김후에 너 집이냐?”
 
어 그런데 왜?”
 
됐다. 지금 곧 간다.”
 
엉 올 때 라면.”
 
 
   라면은 사서 가니까 네 입에도 하나쯤은 넣어 줄게. 그렇게 남자 다섯이 우르르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후끈한 공기가 느껴졌다. 마침 한 여름이라 공기자체가 후끈 한 것도 있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 집에 도착하니 다들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한 방울씩은 맺혀 있었다. [, 1층입니다]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거기에는 귀여운 여고생이 타고 있었는데, 다섯 놈이나 되는 숭악한 남정네들을 보고 순간적으로 [얼음!]같은 상태가 되 버려서는 흠칫 거리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내가 안 내려요?’라고 묻자 그제서야 여고생은 후다닥 도망치듯 엘리베이터네서 나와 현관으로 쏜살같이 뛰어 갔다.
 
   동생과 같은 교복인데 아파트에서는 본적이 없어서 혹시나 동생의 친구인가 싶어 올라가서 물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 동생을 드디어 보겠구나.’, ‘이제 매형이라고 불러야 하나?’라는 헛소리들에 하고 콧방귀를 뀌어가며 철벽을 쳤다.
 
아무리 정상적이지 않은 동생들이지만, 네놈들한테는 좀 아깝지.’
 
  이때 까지만 해도 아직 난 그날 내게 일어날 일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너무 많다고 돌려보냈어야 맞았을 것이다. 그날의 선택을 아직도 난 후회한다.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집 도어락을 누르고 문을 열었다. 평소 같으면 먹을 거 ~’라고 외치면서 뛰어 나올 녀석이 보이지 않아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다 같이 신발을 벗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왔는데도 조용해서 그 녀석의 방으로 향했는데, 수업은 진작에 끝났는지 교복은 방으로 가는 길을 따라서 널부러져 있고,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별생각 없이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는데, 난 이 때 노크를 하지 않은 것을 아주 많이 후회한다. 아직도. 아주 많이.
 
   약간 떡진 머리를 똥머리로 올리고 있던 녀석은 귀에 큰 헤드셋을 끼고 모니터에 이상한 만화를 띄워 놓고서 입으로 크게 외치고 있었다. 얼굴도 약간 번드르르 한 것이 수업이 상당히 빨리 끝난 것처럼 보였다. 다행이면 다행인 게, 닮긴 했지만 가족사진에서의 모습과 달랐다는 것이 지금까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동생은 뭔가 감정이 격발하는지, 아니면 미친것인지 직각으로 들어 올린 오른팔을 왼손으로 잡고서 말하는데. 아직도 대사가 귀에서 맴도는 듯한 착각이 든다.
 
 
괜찮아. 아프지 않아. 오기 부리는 게 아냐. 사실은 조금, 기뻐. 이제야 겨우... 카이토와 같아졌으니까. 그때의 카이토처럼... 아주조금, 위안이 되.”
 
 
   나를 포함해서 내 뒤를 따라서 방문 앞을 기웃거리던 친구들은 모두 굳어 버렸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페이스바를 누르고 헤드셋을 내려놓은 뒤 열려 있는 방문을 쳐다보고는 아까의 여고생보다 더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이 사색이 되어 굳어 버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몰라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내 뱉었다.
 
 
어 미진이 와 있었구나. 몰랐네, 후에는 잠깐 나갔나봐? 아까 집에 있다고 했는데. 라면, 아까 후에가 사다달라고 했거든? 후에 오면 같이 먹어. 재밌게 놀아.”
 
 
   친구 놈들 중 한 놈이 눈치를 챈 것 같았지만 일단 무시하고 오늘은 동생이 없으니 다음에 다시 오자며 친구들을 둘둘 모아서 집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날 내 친구들의 세계에서 내 여동생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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