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 ○○○선수 엉덩이를 스케이트날집으로 엄청 세게 마구 때리더니 ○○○선수가 엎드려뻗쳐 하고 있다가 못 버티고 쓰러지니까 목덜미를 잡고 계속 때렸습니다. …(중략)…머리채를 잡혀 쥐어 흔들리고 있으면 여자로 태어나 머리가 긴 게 원망스러운 적도 많았습니다.’
세계 정상에 올라 있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치들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훈련해 왔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했던 선수들은 10일 공개된 7장 분량의 자술서에서 거의 매일 코치들에게 구타를 당했고 심지어 아이스하키채로 맞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맞았다’는 대목도 있다.
이들은 또 “지난달 해외전지훈련을 했던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도 매를 맞았다”며 “이 때문에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너무나 소중하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스케이트를 제일 혐오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은 또 훈련이 끝난 뒤에도 휴대전화 사용이나 인터넷 채팅을 금지당했고 남자선수들과 얘기도 못하게 하는 등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통제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재명 남자 쇼트트랙대표팀 코치는 “평소 훈련 때 여자선수들에 대한 체벌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여자선수 지도는 여자팀 코치의 고유 권한이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인 최은경(한국체대) 여수연(중앙대) 변천사 허희빈(이상 신목고) 강윤미(과천고) 진선유(광문고) 등 주축선수 6명은 3일 저녁훈련이 끝난 뒤 태릉선수촌을 무단이탈했다가 대한빙상연맹 임원들의 설득으로 하루 만에 복귀했었다.
이치상 빙상연맹 부회장과 전명규 강화위원장은 당시 선수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코치진의 선수 구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자 대표팀의 최광복 김소희 코치는 8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빙상연맹은 이날 대책 회의를 열고 △코치와 선수 8명 등 여자 쇼트트랙 대표선수단 선수촌 퇴촌 △여자 대표팀의 월드컵 3, 4차 대회 불참 △박성인 회장을 제외한 회장단 전원 사퇴 등을 결의했다.
황익환 코치 인터뷰 “몸 상태가 거의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한 마디로 ‘견적’조차 안 나왔다. 무엇보다 자신감 상실이 큰 문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체력보다는 마음을 치료하는 게 급선무였다.”
황익환 코치는 지난 1월 러시아에서 안현수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을 이렇게 회상했다. 선수의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선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게 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훈련량을 적게 가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넌 이미 많은 걸 해봤고 해왔던 길을 다시 가기 때문에 그 길을 처음 가는 선수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황 코치는 처음 러시아대표 선발전 때 안현수의 성적은 꼴찌였다고 한다. 선수한테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절대 실망하지 말자고 다독였다고.
“대화를 나누면서 현수한테 상처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러시아 귀화 후 러시아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한국인 감독, 코치들과 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모양이다. 같은 한국인들이고 빙상계 사제지간이라 러시아대표팀에 한국인 지도자가 있는 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러시아연맹에서 그들을 퇴출시킨 후에도 현수는 한동안 그 상처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황 코치는 안현수가 대회를 거듭할수록 이전의 경기 감각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 안현수는 안현수이더라.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할 줄 몰랐다. 자신도 체력이 붙으면서 조금씩 스피드에 욕심을 내고 경기도 적극적으로 풀어나간다. 앞으로 5개 정도의 대회가 더 남았는데 잘 마무리해서 다음 시즌에는 완벽한 몸 상태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정원선수 어머니 인터뷰일부......................................................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된 최정원의 모친은 "2월 14일 첫 경기 시작 전 담당코치가 '너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 한다'고 통보한 후 망연자실한 딸에게 관람석에 올라가 다른 국가대표 동료들의 경기를 비디오 촬영 하라고 했다"고 밝히며 "그럴 거면 도대체 왜 캐나다까지 데려간 것이냐? 이는 엄연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정원의 모친은 "모든 일은 지난해 12월 갑자기 최광복 코치가 국가대표 팀 코치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면서 "그때부터 훈련과 연습에 전혀 참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