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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시하나..
게시물ID : humordata_1464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갈아만든척추
추천 : 6
조회수 : 82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10/31 15:57:48
스며드는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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