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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착함
게시물ID : phil_73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nknownVodka
추천 : 0
조회수 : 47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10/31 19:40:30
제 생각에
오랜만에 철학 계시판에서 글들을 읽었습니다.
한 글에서 세상을 보았을때 미친것처럼 보인다면, 너가 미친것이다
라는 글귀를 읽자, 오늘 본 광경이 연결되네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청소하시는 할머님이랑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최근 동료의 부도덕한 행위에 진노하신 분이신데, 최근까지 화를 삭히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돌아다니 십니다.
얼마나 화가 나셨는지 요즘은 밥에 물을 말아먹지 않으면 
속에서 들끓는 천불을 다스릴수 없다면서 밥에 물말아드시고, 국 다드시고, 음료수 하나 뽑아 드십니다.
그래도 한이 남았는지 저와 같이 밥을먹던 동료한테 
한참을 자신의 응어리를 토해내시던 할머님이 갑자기 자신의 팔에찬 염주를 보고는 중얼 거립니다.
"아니 팔목에 계신 부처님은 그러면 않된다, 그러면 않된다, 니가 모두 끌어 안고 보듬어야지 그렇게 내치면 않된다 하는데
어구 내가 나쁘지 나뻐, 저걸 저리 구박했으니 제도 참 불쌍한 아이인데 부처님 어찌하면 좋을까요?"
밥을 코로 먹을뻔 햇습니다.
이분은 일년간 과연 자신이 동료를 혼낼 자격이 있는가 관찰하면서 아무리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동료들끼리 싸우면 주도해서 화해시키고 없는 살림에 회사가 어려운걸 알고 쌈짓돈을 사장님에게 빌려 드린,
저 처럼 불망나니가 옆에있으면 한없이 짜증이 치밀어오는 사람입니다.
그분의 분노는 정당하고 그녀의 동료의 부정은 숨을곳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걸 막고 할머님의 목소리에 귀귀울이는데 옆에서 잠자코 듣고있던 동료가 웃으면서
"아 할머님 거기계신 부처님 찾지 말어여, 부처님은 할머님 맘에 있어요, 속에서 천불이 끓어오르니 부처님이 얼마나 아프시것어"
"그런가?  어구 나가 나쁜년이지, 부처님을 천불에 던지다니 얼릉 숭늉이나 마셔야지"
하며 숭늉을 뜨러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올때는 제꺼까지 떠오십니다.
미쳣나? 라는 느낌과 함께 도대체 저런 경지에는 어떻게 오른것이지? 하는 생각이 망치처럼 뒤통수를 때리더군요
저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좇같은건 좇같은거고, 좋은건 좋은겁니다.
이분들은 지금 거지 같은 상황에서 최면을 걸고있다 !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분들을 알기에 이 생각에 동의 할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저는 불신에 기반한 지식을 읽고 몸으로 배웟고 살고있는 세상도 이것을 기반으로 건축된 기분이였습니다. 
그리고 불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수 있다라고 생각 햇는데
이분들을 보면 제가 미친놈 같습니다.
세상이 미친건가?  이분들이 미친건가? 내가 불망나니라 그런건가?
뭐가 뭔지 모르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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