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좀 된이야기인데. 반말로 해야 무서우니까 반말로 할게. 미안해. 2006년 8월쯤이었을꺼야. 장맛비가 스산하게 내리던 날이었지. 게임방 알바를 하고 있었어. 내가 5시부터 12시까지 저녁타임 알바를 했거든 ? 저녁시간이 중간에 딱 걸쳐 있잖아. 집에서 먹고 오면 좋은데 그렇게 잘 안되더라구. 겜방에서 한끼를 때우곤 했는데 보통때는 컵라면 같은거 하나 먹고 말았거든. 근데 그날따라 날도 우중충 하고 비도 추척추척 내리는게 느낌이 이상한거야. 그래서 김치찌게를 하나 시켰어. 원래 돈가스나 짱깨같은거 많이 시켜먹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김치찌게가 땡기는거야. 우리동네에 라꾸라꾸 식당이라고 있는데. 라꾸라꾸 식당은 오래된 초등학교 정문 후미진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어. 그때가 라꾸라꾸 침대가 홈쇼핑에서 한창 유행할 때였거든 ? 근데 이 식당은 생긴지 몇십년도 더 된, 작지만 전통이 있는 식당이야. 이름도 한결같이 라꾸라꾸 식당이었구. 라꾸라꾸라는 말이 일본 말이잖아. 나도 뜻은 잘 모르겠는데 굉장히 무서운 뜻이있는것 같더라구. 어쨋든 그 식당에서 처음으로 주문을 했어. 예전에 사장이 거기서 뭘 시켜먹는걸 봤는데 맛있다고 하더라고. 1인분이라 걱정이 되긴 했는데 어두운 수화음이 울리더니 음침한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받는거야. 그때가 7시 조금 안됐을 시간이었거든. 목소리에 소름이 끼치면서 닭살이 쫙 돋는데. 김치찌게 1인분을 시켰어. 근데 김치찌게가 글쎄 5분을 기다려도 10분을 기다려도 15분을 기다려도 20분을 기다려도 안오는거야. 21분쯤 됐을까 기다리던 배달이 왔어. 어두운 얼굴로 음식을 내려놓는 음침한 목소리의 그 남자는 전화를 받았던 그 남자임에 틀림없었어. 장사가 잘 안되니까 혼자 전화도 받고 음식도 만들고 배달도 하고 그러나바. 설마 사장도 하진 않겠지 ? 어찌됐건 너무 무서웠지만 김치찌게가 맛있어서 잘 먹었어. 근데 정말로 그날 최고로 무서웠던건. 그 김치찌게를 거의 다 먹고 마지막 남은 건더기며 국물을 마무리 하려고 숟가락으로 퍼먹있는데 글쎄 맛있는 김치찌게가 담겨 있던 뚝배기 안에 당근이 들어있는거야. 라꾸라꾸 식당 사장님은 제게 어떤 메시지를 보낸것일까요 ? 이거 소송 걸려고 하는데 어느 법무팀이 이쪽 분야에 권위가 있나요 ? 소멸시효는 아직 안지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