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가 빠져있습니다.
국민들이 투표를 할 의지가 있고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정책적 대안을 찾아 헤매고 그러다보면 정의당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
허나 상황이 그렇지가 않으니 문제입니다.
지금의 정의당의 방향은 그냥 야권에 애초부터 관심이 있거나,
8년간의 불만때문에 선거에 참여해볼까하는 사실상의 잠재적 지지층을 나누어 갖는 정도밖에 안되어 보입니다.
정책적 대안 보다 앞서서
지금의 시대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그리고 정의당이 평범한 사람들과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의 옆에 서있다는걸
귀에 못이 박힐정도로 반복적으로, 또 감동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게 우선입니다.
지난번 정의당이 [정의당은 다릅니다]라는 슬로건을 채택했을때, 개인적으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습니다.
뭔가 구체적, 일상적이지 않고, 바로 와닿지 않는 슬로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끼리는 다르다는건 다 아니까요. 뭐가 다른지 쉽게 말해줘야지요.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 슬로건은 엘리트 좌파같은 느낌도 듭니다.
[나는 다르다]는 말은 사실 2,3도 정도만 돌려들으면 [나는 잘났다]는 식으로 들립니다.
아마 그 지점에서 유작가도 대중정당같은 느낌을 받지 못해서 불만이었던거 같습니다.
지난 대선이후로 한국정치를 포기했었습니다만, 작년 8월부터 버니 샌더스의 선거운동을 보면서
한국의 진보도 저렇게 접근하면 되지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샌더스는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게, 겉치례 하나없이 직설적으로, 미국경제와 정치의 문제를 쉽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대중들에게 설명합니다.
저런 연설들을 들으면 뭔가 잘못된게 아닌가 싶은 사람들은 피가 끓기 마련입니다.
그의 핵심 슬로건도 상당히 공격적입니다.
Enough is Enough. 더는 안된다. 참을만큼 참았다 정도로 번역되는 말이죠.
정의당의 얌전한 슬로건과는 많이 다릅니다.
열심히 살아도 삶이 나아지지 않고, 참기 어려울정도로 나빠만 지고 있는 세상이라
기존의 여권지지층들조차도 화를 넘어 체념하는 상황이 작금의 시대입니다.
더 낮게, 더 쉽게, 더 대중적으로 가야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자극적인 문구도 서슴치 않아야합니다.
체념의 상태에서 깨어나기만 한다면, 굳이 뒤에서 밀지 않아도 알아서 변화가 올 겁니다.
같은 편이 있다는걸 알려주고, 이런 되먹지 못할 세상에 분노할 동력을 줘야지
가르치려들고 타이르려하고 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