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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직 살아있다. 4
게시물ID : panic_664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리보은
추천 : 46
조회수 : 339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4/03/31 12:31:02
그해 가을에 엄마와 이모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엄마는 문득 물었다.
"아빠가 많이 보고싶었나?"

나는 대답했다.
"아니 별로, 그냥 궁금하다 아이가."

사실이었다. 건달아빠는 나에게 건달아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자의로 나와
떨어져 사는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떨어져
살다보니 뭔가 느껴지는건 딱히 없었다.

이모 병실에 도착하니 이모는 없고, 뭔가
어수선 하고 약봉지며 뭔가 새 물품을 
감싸고 있던 비닐같은게 떨어져 있었다.

이모는 정신이 아팟고, 사람은 못 알아봤
지만 매우 섬세하고 깨끗한 성격이다.
한번도 방이 그런적이 없었다. 머리카락
하나도 떨어져 있는걸 보기가 힘들고,
이불도 항상 구김없이 잘 펴져 있었다.

그때 몇번 못 본 젊은 간호사가 허겁지겁
이모병실에 들어오다가 나와 엄마를 보곤
깜짝 놀라며 인사를 건냈다.

나는 이 병원에서 좀 안하무인으로 통했다.
그때 나의 키는 이미 168쯤 됐었고, 담당의
사나 간호사가 면회시간이라던지, 이런것
은 사오시면 안된다던지 그런말은 신경도
안쓰고 이모가 좋아할만한건 무조건 사가서
이야기 하고 공유하기 바빳다.

나는 뭔가 잘못됐음을 확실히 느낄수 있었
고, 인사같은거 없이 다그쳐 물었다.

"우리 이모 어디갔는데요?"

라고 물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했다. 곧이어 간호사 한명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간호사는
쓰레기 봉투를 들고 다니지 않았다. 따로
청소하는 아줌마가 매번 돌아다니시는걸
나도 많이 봤다. 두번째 들어온 간호사는
나도 몇번 본적이 있는 못되쳐먹은 김병미
간호사였다.

환자를 면회 온 가족들을 몇번이나 싸가지
없게 내쫓는걸 본적이 있다.
나는 그 간호사가 뭐라고 하든 몇번 무시 
해버렸더니 그 다음부터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시 물었다.
"이모 어디갔냐니까요?"

김병미 간호사가 대신 답했다.
"치료 받을것이 있어서 잠깐 나간거니까
 기다리면 올겁니다. 앉아 기다리세요."

라고 명령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미쳤나 싶어서 김병미 간호사 손목을
잡고 말했다.

"지금 바로 안가면 외할아버지 부를껍니다."

외할아버지는 이 병원 이사진들 중에도 
친구분이 계시고 원장님과는 꽤 잘 아는
친구라고 들었다.

두 간호사 모두 어쩔줄 몰라했다. 엄마역시
내가 너무 강압적으로 나오니까 당황하셨고
나는 빨리 가자고 협박조로 말 했다.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 김병미 간호사가
이동했고 나는 바로 옆에서서 계손 표정을
뚫어져라 감시했는데 당황한 표정이 역력
했다.

잠시뒤 두 구간에 걸쳐 문을 열고 들어갔고
복도 끝에 이모가 휠체어에 묶인체 앉아
있었다. 내가 간호사를 엄청난 표정으로
꼬라봤던것 같다. 김병미 간호사와 새로온
간호사는 정말 잘 모른다는 말만 했다.

이모는 나를 보더니 처음으로 먼저 이름을
부르고, 질문을 했다. 이모는 이전까지 절대
의문을 갖는다던가, 뭔가 물어본다던가
하는 사고를 할 수 없었다.

"보은아, 이모야. 이모 기억하겠어?"
라고 나에게 말했다..

이모가 난데없이 말을 건내니까 정신이 더 
아파져서 급히 치료가 필요했던건데, 내가
섣불리 행동 한것 같아서 괜히 이상했는데
알고보니 이모는 정말 구간구간 정신이
돌아온 상태였다. 엄마도 알아봤고, 
외할아버지 안부도 물으셨다. 표정까지 
누가봐도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엄마는 너무 기뻐서 울고, 이모도 울었지만
나는 울지않았다. 의사가 아닌 나도 정상에
가깝게 돌아온것을 알겠는데, 왜 담당의사
와 간호사들은 이 기쁜소식을 바로 알리려
하지 않았는지 생각하느라 겁이 나서 
울 수 없었다.

사람이 울면 흥분하고, 격앙되어 깊이 생각
할 수 없게된다. 울음이 나오려는걸 꾹 참고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했고, 외할아버지와 
형사 두분이 같이 오셔서 담당의사와 
간호사 둘을 연행했는데 이모의 진술이 
필요했고 나도 이모를 부축해 경찰차를
타고 이동했다.

생각했던것보다 화가 치미는 일이었다.

정신병원이라는게 애초에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격리하여 인권없이 
매 시간 약을 투입하여 강제 치료하는 병원
이다.

이것은 다른말로 그 병원 안에서 환자를 
상대로 어떤일이 벌어지더라도 환자는 
증언이나 반론을 할 수가 없다..
정신이 아프기 때문에..
정상인은 환자의 말을 신뢰하지 않기때문에.
의사는 마음만 먹으면 환자이기 이전에
그 사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것이다.

이모는 사람을 못 알아보고, 표현을 못
할 뿐이지 가만히 있을때 보면 이쁘다.
얼굴은 작고 계란형에 피부도 참 하얗고, 
눈은 반달이고 속눈썹도 짙다. 
웃으면 입꼬리도 올라가는 예쁜 얼굴이다.

외할아버지께 이모를 본인이 모시고 살겠
으니 허락해달라는 동네 남자도 꽤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당연히 서로를 생각해 거절
하셨다고 들었지만, 어쩌면 이모는 그사람
들과 사랑하며 사는게 훨씬 행복했을수도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작하셨듯이 이모의 담당의사는 이모를 
성폭행만 안했을뿐 자위도 시키고, 몸을 
만지고, 문지르는 등 이미 오래전부터 이모
를 환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정신병원은 매일 아침 기상 후 두시간의 
여유가 있는데, 이모의 담당의사는 그때 
아침 점검이라며 이모에게 그래왔던 것이다.

그런데 엄마와 내가 이모를 보러 갔던 그날,
담당의사는 또 이모에게 몹쓸짓일 하는차에
느닷없이 이모가

"여기 어디예요?" 라고 물었고..

담당의사는 본인의 환자가 정신이 돌아왔
다는것에 기뻐하진 못할망정 자신의 행위가
밝혀질까봐 이모를 더욱 깊은곳으로 배치
시키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던것.

외할아버지는 인맥을 총 동원해 받을 수 
있는 최고형을 주려고 안간힘을 쓰셨지만,
또 다른 환자에게 그랬다는 심증만 있고
물증은 부족했다.

간호사들과도 이미 몸을 섞었고 자신들
은 그저 시키는대로만 했을 뿐이며 더이상
여기에 엮이고 싶지 않아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의사는 초범이었고... 법은 관대했다.
여러가지 감형이 적용되어
고작 1년6개월의 형을 받았다.

나는 의사에게 복수를 하는데, 좀 뒷 이야기
라서 다음에 할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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