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제 방 안에 문 닫고 쉬고있는데 남동생 방이랑 제 방이랑 마주보고 있거든요. 아빠께서 수시로 동생방 찾아가서 뽀뽀해주고 이것저것 물어봐주고 말 걸고 그런 소리가 문 닫고 있어도 다 들려오네요. 방금은 동생이 지나가듯이 배고프다고 했나본지 라면먹을래? 하고 저한텐 물어보지도 않고 동생 위해서 라면 끓이시고...동생이 애기도 아니고 나보다 키도 더 큰데. 그거 보던 엄마가 딸에게도 물어보라고 그래서 아빠가 물어보기도 전에 그냥 난 안먹어-하고 말았는데. 되게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급 서러워졌어요. 울컥해서 눈이 뜨거워지고.
저한테는 성적 얘기를 하시던가, 아니면 엄마 뒷담을 하시던가 아니면 그냥 잔소리만 하시던 아빠가 동생한테는 늘 달라요. 동생이 나보다 어리고 그러니까 그런가봐, 라고 생각해도 전 초딩 고학년때부터 어른 취급 받았거든요. 늘 뭐뭐 해야 한다. 뭐뭐 하지 말라. 넌 왜 말을 못알아듣냐 이렇게 해라, 라는 식의 말만 듣고 살았는데, 동생한테 너무 다정하고 살갑게 대해주시는 거 보면 자꾸 마음 한구석이 시리고 아릿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