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1) 지정학적 이유:
중국은 자국에 적대적인 세력과 국경을 마주하고 싶지 않음. 특히 미국(남한)은 베트남 따위의 소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 그리고 결정적으로 베트남이나 인도와는 달리 북한은 북경과 너무 가까움. 따라서 가능한 한 완충지대를 넓게 확보하고자 함.(2) 정치/경제 안정의 이유:
북한이 붕괴한다면, 2천만명의 난민이 발생. 지금 시리아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난민 문제라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자원을 빨아들이는 폭탄임. 훨씬 더 선진적인 경제와 제도를 갖춘 유럽 전체가 시리아난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북한이 붕괴하면 중국으로서는 헬게이트임. (3) 외교적 협상력 강화:
북한이 말썽을 일으킬 수록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강화됨. 북한의 목줄을 쥐고 있는게 중국이므로 중국은 북한을 통해 대미, 대한 협상력을 굳힐 수 있음. 6자회담에 집착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임. 그럼 어떻게 해야 중국의 인센티브 체계를 바꿀 수 있는가?먼저 (3) 부터 건드리자면, 북한의 말썽이 중국의 영향력 강화보다 오히려 중국의 부담으로 작용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2) 번은 북한난민이 중국의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걸 설득. 남한이 그 모든 부담을 온전히 안고 가겠다고 해야하죠.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어려운 건 (1) 번. 과연 대한민국이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는가? 과연 미군이 38선 이북에 주둔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국은 그런 말을 하는 한국을 믿을 수 있는가?
(1)번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중국은 북한에 계속 인공호흡기를 붙여놓을 것입니다.
이게 한반도를 둘러싼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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