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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 그리고 짧은생각
게시물ID : sisa_6653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7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23 16:34:01
 
 
 
 
길을 가던 중에 아는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무식하고 또 복잡한게 싫기 때문에 민주당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새누리당이 화끈하게 말을 잘한다"
 
그사람은 참 좋은사람이였다. 애초에 정치성향이 소위 말하는 (우리나라 기준에서의) 보수성향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로 말할 때나 일할 때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코드가 잘 맞아서 같이 다니던 사람이였다. 또한 남을 도와주고 챙기는 것에 대해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였다. 정치성향이 다른것은 애초에 서로 알고 있었고 그 부분은 터치하지 않기로 암묵적 룰을 지키며 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간혹 같이 술을 마시거나 사석에서 만나 이야기를 할때면 그사람은 진보세력 모두가 빨갱이와 같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내 눈치를 보곤 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데 넌 진짜 진보같다 모두 다 빨갱이라는 말은 아니야" 혹은 이와 비슷한 말로
 
내 기분을 상하지 않게 애쓰려 했다는 것이였다.
 
 
그사람은 아주 돈이 많은 사람이였다. 자수성가한 타입의 가족을 끔찍히 생각하고 동료들과도 잘 지냈다.
 
지방이 지방이다 보니(부산...) 정치이야기만 나오면 빨갱이니 종북이니 하는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곤 했지만 뭐 그뿐이였다.
 
 
 
 
그사람은 오늘 나에게 무식하고 복잡한게 싫어서 민주당 이야기를 잘 모르겠다. 민주당이 하는 이야기는 복잡하기만 하지
 
실제적으로 나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물론 내가 이사람에게 그 모든것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시도를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의 성격상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는 했지만
 
"야 근데 내가 오늘 신문에서 보니까 그건 아니던데?" 하는 식으로 신문을 굉장히 믿고 또 뉴스를 신봉했다.
 
근거는 이러했다. 배운사람들이 쓰는 것이고 보내는 것인데 설마 거짓말을 하겠냐 라는 것이였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뭘 알길래 그사람들의 말에 토를 달겠냐 하는 것으로, 내가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을 간혹 마땅치않게 여기며
 
정치에 신경쓰지말고 우리 일 하다보면 언젠가는 잘 살게 될거라고 정부말은 잘 들어두는게 좋겠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다. 세월호때 죽은 아이들은 불쌍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태도는 안타깝지만 어쨌든 새누리당이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런거지 그사람들 다 못되라고 그러겠냐고 한다. 아 머리가 아프다. 아는것은 또 떠오르는 말은 수백가지인데 그 말을 그사람에게 모두
 
하려고하니 어디서부터 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안타까운 경우다. 악의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건 이제 잘 알겠는데 수만가지 생각이 또 든다.
 
나는 오늘도 그사람에게 한치 설득도 못하고 그냥 또 겉으로 웃으며 헤어졌다.
 
이런 나도 방관자인가 아니면 그냥 멍청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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