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부터 일어서서 하나씩 싸워나갔던 '정치적인'사람이 아니라
'반정치'의 정치를 하는 사람이 결국은 국회의원이 되었다.
김지선과 같은 노동운동가, 그리고 아래에서부터 싸워나갔던 노무현과 김대중이 아니라,
'착한 자본가' 그리고 누구보다도 정치를 멀리했던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었다.
안철수가 이긴 것에 대해 다들 축제 분위기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른 안철수가 나올까 겁이 난다.
갈수록 스펙쌓기 경쟁은 심화되는 가운데
절반은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온실속의 화초로 쑥쑥 자라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싸워나가기에 지금 쥐고 있는 작은것이 너무나도 아깝다.
그래서 4000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월 40의 고시원에 살면서 시간당 4000원밖에 받지 못하고도 저항해 볼 용기조차 갖지 못한다.
아래에서부터 바꾸고자 하는 '운동'은 갈수록 망하고 있다.
그래서 '구세주' 안철수는 국회의원이 되었다.
아래로부터의 정치는 망했고, 위에서 하는 '다 똑같은 놈들'에게 믿을것은 없으며, '빨간 놈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그나마 '중립적인' 안철수가 우리를 구원해주었으면 하는가보다.
나는 이 안철수가 마지막 안철수였으면 한다.
아래에서는,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며,
'똑같은 놈들'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며,
'빨간 놈들'이 생각만큼 이상한 놈들이 아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해답은 구세주 안철수에게 있지 않다. 안철수를 제외한 나머지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