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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스포일러o] 분석글
게시물ID : movie_665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10
조회수 : 1627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7/05/06 0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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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난 예전에 500일의 썸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뒤늦게 이해했고, 그걸 써본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썸머가 말을 불분명하게 하듯이 모호하게 전달될 것이다)
어느정도 영화를 아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 것으로 생각하겠다.
 
 
톰은 영화 졸업을 잘못 해석해서 운명적 사랑을 믿게 된다.
영화 졸업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나타내는데, 표면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즉, '졸업'의 진짜 주제는 운명적 사랑이 아닌데 톰은 운명적 사랑을 '졸업'의 주제로 이해한 것이다.
사실 초딩이 진짜 주제를 간파한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거다.
톰은 영화 졸업을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처음에 500일의 썸머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듯이.
우리들이 처음에 500일의 썸머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듯이.
 
썸머는 부모의 결혼이 파탄이 난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다.
썸머는 자신의 예쁘고 검은 머리카락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을 쉽게 잘라낼 수 있고 아프지 않게 잘라낼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랑했다.
여기서 머리카락은 연애 상대다. (남자라고 하기에는 썸머의 두 번째 연인이 여자)
썸머는 톰과 만나기 전에는 절대 상대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러니 상처받지도 않았다.
그러니 톰과의 연애에서 톰보다 상처를 적게 받은 것처럼 보여질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둘은 너무나도 다른 종류의 사람이란 걸 알 수가 있다.
 
톰은 썸머를 보고 첫 눈에 호감을 가진다.
왜냐하면 썸머가 예뻤기 때문이다.
썸머는 톰이 듣는 노래를 알게 되고 호감을 가진다.
왜냐하면 톰은 자신과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둘의 관심사가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톰은 주로 썸머의 외적인 걸 좋아했고
썸머는 주로 톰의 내적인 걸 좋아했다.
 
썸머와 톰의 대화 중...
톰은 건축을 좋아하는데 감사카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썸머는 톰에게 괜찮은 결과물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톰은 카드 얘기를 대답한 거고, 썸머는 건축 얘기를 물어본 거였다.
톰은 현실적인 걸 말했고
썸머는 좋아하는 걸 물었다.
여기서도 둘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톰은 현실적인 선택을 했고,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좋아하는 걸 포기했다.
썸머는 상대방이 비록 현실적으로 속박돼 있지만 그의 꿈과 취향에 관심을 가졌다.
둘 중 누가 옳다고 말할 수 없는,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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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술집에서 얘기를 하면서 톰의 마음이 친구에 의해 드러나게 되었다.
썸머는 톰에게 질문한다. "나 좋아해?"
톰은 대답한다. "...ㅋㅋㅋ 응"
썸머가 질문한다. "친구로서? ㅎㅎ"
톰은 대답한다. "음... ㅋㅋㅋ 그것까진 생각 안 해봤네. 응. 맞아. 근데 왜 물어?"
 
이 대화는 둘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서로가 이해안될 수 있다.
일단 톰의 입장에서 얘기를 한다.
 
1. 톰의 입장
술집에서 썸머는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말한다.
자기는 사랑을 믿지 않고,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되는 게 불편하고 누군가의 무언가가 되는 게 불편하다고.
톰은 그걸 주의깊게 듣는다.
그리고 술집에서 나와 썸머가 질문한다.
"나를 친구로서 좋아해? (아니면 여자로서? 연인으로서 생각하는 거야?)"
톰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자기는 썸머를 이미 여자로서 좋아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건 썸머의 생각과 정 반대되는 것이다.
썸머의 말이 모두 진실이라고 한다면
톰이 썸머를 여자로서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썸머는 그런 불편한 관계가 싫고, 그런 불편한 관계를 추구하는 톰이 부담스러워 떠날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톰은 일단 친구로서 좋아한다고 고민고민하다가 말한 것이다.
 
2. 썸머의 입장
썸머는 자기 생각을 술집에서 말했으나 톰에게 감정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톰이 더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썸머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뛰어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뭐 더 자세히 말하자면 썸머는 저 상황에서 자기가 한 시간 전쯤에 한 얘기는 중요하지 않다.
저 때의 감정상태는 이미 논리가 필요하지 않다.
그냥 톰이 마음에 들고, 톰이 그냥 자기를 여자로서 좋아한다고 말하면 좋겠는 거다.
 
 

이후로 복사실에서 썸머가 뜬금없이 톰에게 진한 키스를 하며 둘은 연인과 비슷한 관계로 발전하는데
둘은 계속 저 굴레에 갇히게 된다.
썸머는 톰에게 먼저 다가가고 연인과 같은 행동을 하지만 말로는 친구로 지내자고 한다.
썸머는 톰이 자기를 설득해서 자기의 생각을 바꿔주길 바란다.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마음이라 톰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톰은 썸머가 연인처럼 행동하지만 말로는 계속 친구처럼 지내자고 하니까
썸머와 연인관계를 정립하고 싶지만 썸머가 떠날까 하는 두려움에 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썸머의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썸머의 그 말을 너무도 존중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톰은 썸머를 존중하지 않는 인물로 널리 알려진 멍청이지만
 자기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에 한해서는 너무나도 상대를 잘 존중하는 사람이다)
썸머와 관계를 맺기 전, 화장실 거울을 보고 톰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에서 톰의 이런 생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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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가장 가장 중요한 것은 링고스타다.
링고스타는 썸머가 좋아하는 걸 대표하는 상징이다. (그 외에도 미술관에 있는 현대미술도 있음)
썸머는 몇 번이고 링고스타가 좋다고 얘기하지만 톰은 뭐 그런 가수를 좋아하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화면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톰은 ㅋㅋ 거리고 있고 썸머는 0_0...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자, 여기서도 톰과 썸머의 입장을 둘 다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영화는 썸머의 입장만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다.
톰이 왜 저런 행동을 했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솔직히 보통 2가지 평으로 영화가 귀결된다.
1. 썸머는 나쁜 년
2. 톰은 답답한 놈
1이든 2든 반쪽짜리 감상일 뿐이다.
 
1. 톰의 입장
톰은 썸머가 좋아하는 걸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냥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만약 입장을 바꿔서 썸머가 톰의 건축에 대한 관심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
톰은 왜 건축이 좋은지, 썸머에게 길~게 설명했을 것이고 (썸머가 굳이 듣고 싶어 하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썸머가 건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면 싸웠을 것이다.
그러므로 톰은 이것과 똑같이 생각한 것이다.
"만약 썸머가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쁘다고 말하거나 굳이 날 붙잡고 링고스타에 대해 길게 얘기하겠지." 라고 말이다.
왜냐면 톰에겐 이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고,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면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은 대화로 풀면 된다.
굉장히 합리적이고 솔직한 방법이다.
그러나 예의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톰에겐 예의보다 솔직함이 더 중요한 것이었을 뿐이다.
사실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한 것에 가깝다.
 
톰의 이런 성향은 500일의 썸머 초반부에서 드러난다.
톰이 썸머와 잘 되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얘기를 하는 부분에서 친구들은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톰은 그런 친구들에 대해 '나한테 이런 중요한 일이 있는데 왜 너희들은 게임이나 하고 있어? 정말 속상하군' 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상대방이 집중하든 말든 하는 거고
상대방이 들을 때까지 기다려서라도 말을 하는 것이다.
톰의 친구들도 톰이 중요한 얘기를 하는데 게임을 한다거나 하는 행동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톰은 이게 살아왔던 상식이었던 거고 썸머의 상식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2. 썸머의 입장
썸머는 이미 몇번이고 링고스타가 좋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톰은 계속해서 자신의 취향을 무시한다.
기분이 나쁘다.
여기서 두 갈래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1. 기분이 나쁘다 -> 대화를 더 한다.
2. 기분이 나쁘다 -> 대화를 피한다.
1이 톰이고 2가 썸머다.
대체로 1이 남자고, 대체로 2가 여자다.
썸머는 2를 선택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담아둔다.
혼자서 자신은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어쩌면 톰과는 인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키운다.
그런데 이걸 왜 톰에게 얘기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상식이고 당연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이걸 얘기한다는 건 마치 '착하게 살아' 처럼 너무도 당연한 얘기라서 얘기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도 있고
굳이 이걸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얘기했다가 싸워서 괜히 자신이 상처받을까봐 등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톰은 이런 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톰의 인간성 자체를 혼자서 평가한 후에
'이건 바뀌지 않는 인간성이로구나' 하고 생각을 한 것이다.
이걸 만약 자기가 얘기를 해서 바꾼다는 건 상대방을 바꾸려는 시도가 될 수 있고
만약 그렇게 해서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끝에서 썸머가 바라는 대로 톰이 바뀌었음을 암시하고 있고
이 영화의 목적 자체가 우리들을 이해력이 넓은 사람으로 바꾸는 것,
여름에 있는 사람에서 가을에 있는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해서 톰이 바뀐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은 좋은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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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둘이 현대 미술전을 관람하는 것인데 굉장히 톰의 입장에서 전개되므로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1] 숫자는 위의 장면의 번호해석이다.
 
1. 톰의 입장
[1] 썸머가 난해한 미술작품을 보며 추상적인 설명을 한다. 일단 톰은 이 전시관에 흥미는 없음.
[2] 썸머를 보니 그다지 재미있어 하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썸머를 위하고 있음)
[3] 똥을 보는 둘
[4] 똥 ^0^
[5] 이쯤되면 썸머도 재미없어할 것 같으니 영화관에 가자고 한다. (썸머 위주로 생각은 하고 있음)
[6] 0.1초만에 썸머는 '응'이라고 대답하고 톰은 자신이 정확하게 썸머의 마음을 캐치했다고 생각하고 옅을 미소를 띈다.
[7] 영화관에 가니 역시 썸머도 웃고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역시 난 천재.
 
2. 썸머의 입장
[1] 자기는 작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데 톰은 아무런 질문도 없이 멀뚱하게 가만히 있는다.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2] 날 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좀 보라고... (정도를 의미하는 장면)
[3] 똥이다... 이걸 보면 톰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4] 똥 ^0^
[5] 톰이 영화관에 가자고 한다. 역시... 톰은 내가 좋아하는 거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6] 그래 가자 영화관이나 가자고 이 답답아.
[7] 짜증은 나는데 일단 영화나 보면서 별 생각 말아야지. ㅎㅎ..ㅋㅋ... 별 생각 없는 영혼 없는 웃음.

톰의 입장을 보자면 방법이 완전히 잘못됐을 뿐이지
1~7까지 전부 썸머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미묘한 어긋남이 쌓여서 썸머의 마음이 떠나게 된 것이다.

반면에 톰이 건축에 대해 얘기할 때는 썸머는 관심을 갖는다.
썸머가 건축에 관심이 있어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톰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진 거다.
때문에 톰은 썸머가 건축에도 관심이 좀 있을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후에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건축책을 선물한 것이다.
톰은 썸머가 흥미가 별로 없는데 흥미를 보였다고는 생각을 못한 것이고
솔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부분이 둘의 오해를 낳았다.
만약 영화 속 두 인물이 지금 내 글을 읽었다면 둘은 잘됐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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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헌팅남의 등장씬
이 때도 둘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1. 톰의 입장
어? 이새낀 뭐야...
썸머한테 작업 걸잖아??
내가 나서서 꺼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썸머는 날 남친으로 인정해주지 않았어.
그러니 나에게 썸머의 자유로운 연애를 막을 권리는 없다.
근데 썸머는 이 남자랑 계속 대화를 하네?? 이건 도대체 무슨 개 같은 상황이야??
오... 그렇지. 역시 썸머가 별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네. ㅋㅋㅋ 나대더니 고소하다.
작업남 : (톰을 보고) 이 남자랑 일행이쇼?
나한테 말거네??
톰 : 톰입니다~
작업남 : whatever~(뭐그러든지 말든지...)
뭐야 x발... x나 무시하네...? 빡치네...
근데도 계속 썸머한테 작업을 거네. 이거 미친거 아냐? 썸머도 계속 싫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내가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상황이지...
톰 : 어이 친구...
근데 썸머가 나서서 가라고 하는군. 뭐 그럼 상황을 지켜보자.
근데도 안가네? 참나 ㅋㅋㅋ 이쌔끼... 존나 째려봐서 쫓아야겠군.
작업남 : (떠나며) 저런 놈이 남친이라닠ㅋㅋㅋ
와 열받네... 내가 나서고 싶지 않아서 못나섰냐..? 썸머가 남친이라고 허락을 안 해주니까 못 나섰지.
썸머를 존중하려면 나서선 안되니까... 그러니까 못 나선 거 아냐?? 아 씨발 존나 답답...
일단 나한테 시비걸었으니까 이건 싸워도 되는 명분이 있음. 넌 뒤졌다.
 
 
2. 썸머의 입장
어? 뭐야 이새낀...
나한테 작업 걸잖아??
흠... 내가 이놈이랑 얘기하면 톰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한데??
쩝. 구경만하고 있네? 톰은 도대체 뭐하는 거야? 왜 가만히 있는 거야. 진짜 짜증나...
이제 이 남자도 좀 꺼졌으면 좋겠다...휴...
작업남 : (톰을 보고) 이 남자랑 일행이쇼?
톰 : 톰입니다~
작업남 : whatever~(뭐그러든지 말든지...)
아... 얘 뭐야. 싫다고 했는데도 안 가네. 톰은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저 남자랑 시시껄렁한 대화나 하고 있고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 톰은 뭐 하는 거야???
멋지게 나서서 쫓아내야 하는 거 아닌가.
아 좀 가라고....
휴... 이제야 가네. 진짜 톰... ㅠㅠ 톰아...ㅠㅠ... 어휴...
작업남 : (떠나며) 저런 놈이 남친이라닠ㅋㅋㅋ
톰 : (작업남과 치고 박고 싸움)
??? 이게 무슨 상황임.
저새끼가 나한테 찝적댈 때는 가만~~히 있더니
쟤가 가고 상황은 다 끝났는데 왜 싸우는 거야. 황당...
톰한테 욕해서 싸우는 건가? 톰은 진짜 이기적인 거 아냐??
내가 곤란할 땐 가만히 있고, 자기가 약간 짜증나면 싸우고??
 
 
 
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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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장면이다. 오른쪽 장면인 현실부분을 보면 된다.
 
[1] 썸머가 얘기한다.
'톰은 건축가가 되고자 마음 먹었다면 위대한 건축가가 됐을 거예요'
이 말은 많은 부분을 상징한다.
만약 톰이 썸머의 남자친구가 되고자 마음 먹었다면 썸머의 남자친구도 됐을 것이고
썸머의 남편도 됐을 것이다. 어쩌면 말이다.
 
[2] 톰은 카드 문구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변명을 늘어놓는다.
자기 꿈을 포기한 걸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서이다.
썸머는 솔직하지 못한 톰을 보며 씁쓸하게 웃는다.
 
[3] 말을 끝낸 직후 톰은 썸머를 본다.
 
[4] 썸머의 표정을 보고 톰은 느낄 수 있었다.
썸머는 톰의 거짓말을 안다는 사실을.
톰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한 부끄러움과 썸머의 시선 때문에 표정이 굳는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톰의 성격을 좀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이다.
톰은 썸머에 대해서는 썸머 위주로 배려를 했고 타인의 무언가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러나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얘기를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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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졸업을 보고 썸머가 우는 장면은 해석이 굉장히 어렵고 그 해석도 사람마다 너무나 다양하다.
참고로 500일의 썸머 첫 부분에 팬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바로 영화 졸업을 보고 난 직후의 상황이다. (옷이 같음)
즉, 썸머는 영화 졸업을 보고 난 후에 톰과 작별을 고했다.
여기서 썸머가 우는 이유를 두 가지로 해석 해봤다. 이 외의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참고로 썸머가 울기 준비하는 단계는 영화 졸업의 가짜 주제가 끝난 상황이고
썸머가 본격적으로 우는 단계는 영화 졸업의 진짜 주제가 드러나기 시작할 때라서 해석이 더욱 어렵다.
 
1. 썸머가 영화 졸업의 진짜 주제를 간파했다.
썸머는 톰이 늘 영화 졸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익히 들어왔고 영화 졸업이 톰에게 미친 영향을 알 수 있었다.(이런 부분은 영화에는 없음)
근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톰이 영화를 완전히 잘못 해석했단 걸 깨달았다.
톰의 운명적 연애관과 자신의 연애관이 완전히 다르단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의 불화들이 이런 멍청한 영화 해석으로 인해 생겼다는 거에 생각이 닿으니
자기가 톰이랑 만난 시간들이 너무 멍청하게 느껴지고 자기가 너무바보 같이 느껴진다.
근데 이 해석은 내가 혼자서 해본 해석이긴 한데 약간 비약이 심할 수 있다.
 
2. 썸머는 영화 졸업을 잘못 해석했다.
썸머는 영화 졸업에서 주인공 둘이 운명적으로 도망치는 장면을 보며
그동안 톰의 소극적인 모습들이 떠오른다.
"저 영화속의 남자는 결혼 도중의 여자한테까지 찾아와서 나와 같이 살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데
이 톰새끼는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이 영화 좋아한다면서 왜 저렇게 행동은 안 했었지? 바보냐...
정말 이 남자랑 같이 지내왔던 내가 바보 같다...
근데 우니까 속이 정말 시원하고 뭔가 뭉친 게 내려가는 것 같고 머리가 맑아지네?
음... 생각해보니 톰이랑은 정말 안 맞아. 내 취향에 관심도 갖지 않고.
팬케이크나 먹으며 연인으로서는 끝내자고 얘기해야겠어."
 
 
---추가3---20170509
3. 썸머는 영화 졸업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캐치했다.
영화 졸업은 벤자민이라는 남자가 일레인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내용인데
벤자민은 일레인의 결혼식에까지 찾아와서 일레인과 함께 도망친다
둘은 도망칠 때 아무 버스나 닥치는 대로 잡아탔는데
그 안에서 둘의 표정이 약 30초?정도 보여진다.
영화가 둘의 표정 변화만 굳이 길게 잡았다는 것은 이 표정에 감독의 의도가 함축돼있다는 뜻이고
이 표정의 미묘한 변화는 아주 중요하다는 뜻이다.
벤자민과 일레인은 둘을 열렬히 사랑하긴 했지만 둘은 서로의 무엇을 사랑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둘은 버스 안에서 표정이 조화된다기보다는 서로 전혀 다른 무언가를 각자 느끼고 있는 느낌이 아주 강하다.
어쩌면 벤자민과 일레인의 사랑은 서로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혼잣말과 같은 두 사람이 만난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썸머도 이런 생각에 도달했다.
그래서 썸머와 톰의 사랑이 마치 이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
 
 
 
------------------------------------- 글 추가 -------------------------------------
 
마지막으로 벤치에서 톰과 썸머가 만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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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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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톰의 입장
 
[1] 우리 불쌍한 톰... 처참하게 상처받고 혼자 벤치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굳이 톰이 어디있는지 찾아와서는
자신의 결혼을 면전에서 알려주는 우리의 썸머!! 톰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영화이기도 해서
남자들은 대체로 이 부분에서 썸머의 사이코패스성을 의심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굳이 저렇게까지 잔인하게 톰을 짓밟을까??'
 
[2] 그런 썸머를 보는 톰. 순간 썸머가 약간 무섭기까지 하고 썸머에 대해 적대적이다.
그래도 멘탈을 다잡으며 대화를 하는 톰. 근데 뭐 일단 어조나 표정 등으로 봐서 썸머가 나쁜 마음으로 온 것 같지는 않고
일단 대화를 해보며 톰의 표정도 금세 자연스러워진다.
 
[3] 이 부분들은 긴 대화라서 한 캡쳐로 요약을 할 수 없어서 사진 없이 적겠다.
톰은 썸머에게 '우리가 헤어지고 난 후 우리가 만났을 때 왜 같이 춤을 췄냐'고 묻는다.
즉, '너는 애인이 있었는데 왜 나한테 오해가 생기도록 그런 행동을 해서 내 마음을 후벼팠니?' 정도의 의도로 톰은 물어봤다.
썸머는 '왜냐면 그러고 싶었으니까'라고 대답한다.
여기서 많은 남자들이 분노로 치를 떨었을 것이다.
 
그리고 톰은 논리적으로 따져묻는다.
넌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지 않았다며? (그래서 나랑 깨지기도 했잖아. 널 그토록 사랑한 날.)
근데 지금은 누군가의 남편이라고? (ㅋㅋㅋㅋ 참나... 후...ㅋㅋ ㅠㅠㅋ ㅋㅋㅋ)
썸머는 대답한다. "톰... 너랑 있었을 때는 절대 확신할 수 없었던 걸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됐어"
이 때의 톰은 고개를 돌린다. 정말...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상상도 안 갈 정도로 괴로운 표정이었으리라.
많은 남자들이 여기서도 또 한탄을 하며 썸머를 욕했을 것이다.
이미 상처받을 대로 받은 톰은 사랑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4] 썸머는 그런 톰을 보고 귀여운 듯이, 안타까운 듯이 바라본다.
대략 이런 느낌이려나... '우쭈쭈... 우리 톰 애기 삐졌어요? 이긍ㅎㅎ'
 
[5] 톰은 그런 눈빛의 썸머가 거슬린다. (눈을 왜 그렇게 뜨니??)
 
[6] 썸머는 톰과 만날 때는 인정하지 않았던 '사랑'을 결혼 상대와 만나서 알게 됐다고 한다.
톰은 이미 상처를 받은 뒤라서 썸머의 말을 부정한다. 톰은 사랑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처음의 둘과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화면은 이 상황이 어이없을 수밖에 없는 톰이 쓴 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7] '네가 옳았어, 톰.' 썸머는 톰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지금 와서 어쩌라고 이 x친년아!! ㅠㅠ 엉엉...)
 
[8] 자기 마음대로 톰에게 손을 포개는 썸머
 
[9] '이건 뭐야? 이 x발...ㅠㅠㅠ.... 이건 도대체 무슨 의미냐고... 너 손에 결혼반지도 있잖아. 제대로 x친년 ㅠㅠ... 후...
근데 이 느낌은 뭐지? 썸머의 표정, 손으로 전해지는 이 따스함...
머리로 이해는 안 가지만 썸머는 진정으로 날 위해주고 있음이 느껴져....'
 
톰은 떠나가는 썸머에게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준다.
 
 
 
 
 
2. 썸머의 입장
 
[1] 썸머는 톰의 덕분에 결혼을 성공하게 되었다.
자신이 영원히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를 사랑에 대해서 말해준 사람이 바로 톰인 것이다.
그래서 썸머는 톰이 그립다. 고마운 사람으로서 참으로 그립고, 그런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그래서 톰을 찾아온 것이다.
 
[2]
 
[3] 썸머는 톰과 춤을 췄을 때 정말로 그냥 춤을 추고 싶었다.
이 때 썸머의 상황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1) 썸머는 톰이 아직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1의 경우라면 썸머는 톰이 자신에게 더 적극적으로 대시해주길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다른 남자친구가 있지만 청혼을 받지는 않았고, 톰에 대한 호감은 아직 있다.
하지만 1의 경우로 생각하긴 조금 애매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미 톰과의 연애에서 둘이 맞지 않음을 썸머가 너무나도 잘 깨닫고 있기 때문이고
톰이 그다지 변하지 않았단 걸 링고스타와의 대화를 통해서 알았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링고스타와의 대화 직후 톰과 춤을 춘 것을 보면 아마 연인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긴 힘들다.
그래도 굳이 해석을 하려면 1의 해석도 불가능하지는 않겠다.
       2) 썸머는 톰이 마음을 모두 정리했다고 생각했다.
2의 경우가 좀 더 가능성이 있다.
톰은 썸머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헤어진 후 톰은 썸머의 메일을 씹고, 썸머가 우연히 본 톰에게 커피나 하자고 할 때 톰은 처음에 거절한다.
그러니 썸머 입장에서는 톰이 완전히 정리됐구나 생각을 하고
공통된 추억을 공유하는 오래된 친구의 느낌으로 춤을 춘 것이다.
썸머가 톰을 파티에 초대한 것도 오래된 친구를 위하는 정도의 의미였을 뿐.
 
그리고 썸머는 누군가의 남편이 될 수 있었던 건 톰의 덕분이기에 그 고마움 등에 대해 말하려고 톰에게 온 것이다.
썸머는 아무래도 톰의 마음이 정리된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뭔가 공격적인 톰의 태도를 통해서 썸머도 슬슬 톰의 마음을 눈치채기 시작했으리라.
 
[4] 톰이 아직 상처를 받아서 유치하게도 '사랑따윈 없어!' 하고 칭얼대는 모습이
썸머의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너무 귀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저런 표정이 가능하다.
썸머의 입장으로 쭉 본다면 썸머의 저 표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앗? 모야모야 얘... 아직 나 좋아하는 거야? 그리고 나한테 상처받아서 사랑 따윈 없다고 칭얼 대는 거야? 으이긍 >.<...귀여워라)
 
[5]
 
[6~7] 썸머는 톰의 덕분에 사랑을 이룰 수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썸머는 그런 톰에 대한 고마움과, 아직도 상처를 갖고 있는 톰에 대한 애잔함을 느낀다.
 
[8~9] 썸머는 톰에게 손을 포갠다. 어쩌면 자신의 진심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손길로 톰의 상처가 치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혹은 상처받은 톰에 대한 미안함으로.
혹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톰과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기에
마지막으로 톰이라는 좋은 사람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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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아픔을 통해 성숙해지고 발전을 한다.
500일의 썸머는 끝난다.
여름에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드디어 가을이 왔다.
가을 1일.
우리들의 썸머는 가을에 맺을 결실을 위한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이런 아픈 여름날은 500일의 썸머를 통해 미리 배우자. 현실에서 겪지 말고)
(또 만약 당신이 '썸머는 나쁜년' 혹은 '톰은 답답한 놈' 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당신은 여름에 있을 확률이 높다)
(둘 모두의 상황이 각자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음을 생각해보자)
 
 
 
 
 
참고 : http://youtu.be/Ln29hZ9hhZ0
링크는 시드가 낸시를 찔렀을 때의 상황을 두 주인공이 연기한 단편이다.
 
500일의 썸머 처음쯤에 팬케이크를 먹으며 톰과 썸머가 얘기하는 부분.
둘은 시드와 낸시를 얘기하는데 이 부분은
영화를 거의 완벽히 이해한 후에 본다면 유머포인트라는 걸 알 수 있다. [톰 : (멍청한 표정으로) 내가 낸시야? ]
위에도 썼지만 500일의 썸머 첫 부분의 이별 장면이 바로 500일의 썸머 중후반부의 영화 졸업을 보고 난 직후의 상황이다
즉 500일의 썸머 이별 장면에서 썸머가 말하는 시드와 낸시는
바로 500일의 썸머 영화 중후반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비유다.
톰이 낸시처럼 행동한 부분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썸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썸머가 좋아하는 링고스타의 앨범을 뒤늦게 들어서 썸머의 애정을 얻으려고 하는 부분,
톰이 썸머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 부분 (거절당한다)
썸머가 톰에게 볼 키스를 하는데 톰이 뒤늦게 입술키스로 바꾸려는 하는 부분 (미묘한 동작인데 자세히 보면 보인다)
톰이 썸머가 뭘 먹고 싶어하는지 혼자 궁리하다가 '팬케이크 먹고 싶지?' 하는 부분
정도가 있겠다. 즉, 톰이 썸머의 애정을 얻으려고 감정적으로 매달리는 부분들이다.
 
 
 
 
 
내가 글과 몇 장면으로 500일의 썸머를 분석 했지만
배우의 연기를 영상으로 보지 않는 이상
그 미묘한 감정을 캐치할 수 없다 (정말 대단한 배우들이다)
그러니 꼭 영화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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