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게도 잠이 확 깨면서 은수미의원의 당당한 목소리톤으로 돌아왔네요. 심야로 영화 '동주'를 보고 들어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 상태로 필리버스터를 본지 딱 네시간이 됐습니다. 새벽 라디오 감성같은 촉촉한 목소리로 시작하셨지만 어깨부터 허리와 다리까지 전해내려오는 저림, 뻐근함, 통증에 목과 입술은 타들어가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정말 눈물 한 방울만큼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모금'조차 되지않는 물이 혹여나 남았나싶어 물컵을 한 번 더 입에 가져다보는 모습에 탄식이 나왔습니다. 점점 더 허리가 버티지 못해 단상에 의지하시는 것을 보니 '그래요. 그만하면 됐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었네용 ㅎㅎ 맹충이 이제 몇 시간 뒤면 영화 '귀향'을 보러갑니다. 사실 '동주'를 보고도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데 겁이 많이 납니다. 필리버스터 보면서 현 상황을 더더욱 직시하면 용기가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 하며 계속 보고있습니다! 신체적 고통과 졸림을 꾹 참고 발언 중인 은수미의원과 지금도 눈에 불이 켜진 채 다음 발언을 준비하고 있을 의원들, 그리고 이 들의 소리를 들어주고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새벽이 춥지가 않았습니다! (새벽에 영하였다는데 믿을 수 없군요 꺄륵) 순간 발언 중 생떼부리는 이름 모를 의원과 기회다싶어 관련없는 얘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의장이 어이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그 내용은 한 줄 남짓했네요. 껄껄껄 이런 식이니 전공 논문도 말아먹었지. 은수미의원님도 다시 고비가 오시고 계실 듯 합니다. 말이 꼬이고 혀가 말라가실텐데 제가 정성스럽게 뻘글을 쓰는 동안에도 계속 말씀 중이시네요. 국민들을 위해 힘내는 의원들 그리고 국회의사당 밖에서 진행되는 국민들의 필리버스터에도 관심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굳모닝합시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