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안 힘든 사람은 아마 없겠죠.
저 또한 그렇게 살고 있구요.
집에서 회사까지는 한 시간 반...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인데
여덟시 반 출근에 거의 아홉시 퇴근,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쉽지 않았어요.
결국 고시원을 구했습니다.
대학때도 고시원에 살았었어요.
그땐 직장만 구하면...이런 숨도 쉬기 어려운 공간에서는 살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다짐했었죠.
사실 고시원은 살기 좋은 곳이 아니에요.
아마 아실 거에요. 창문이 없는 방은 불을 끄면 문 위에 달린 비상구 야광 표식 말고는 아무런 빛도 없어요.
그마저도 잠들었다 눈을 뜰때쯤이면 빛이 다해서 완벽한 어둠이 되곤 했구요.
뭐...잠자기는 참 좋더라구요.
그런 공간에서 2년 버티면서 졸업하고 졸업식날 합격전화를 받았어요. 다음주부터 당장 출근해 직장을 다녔고,
힘들어서 결국 다시 고시원을 찾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직장인은 직장인인지, 이제는 바깥으로 난 창문도 있구요. 샤워실도 있습니다.
근데 그것보다 좋은건 아직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주인아주머니의 인심이에요.
위에 나와있는 사진, 지금 저희 고시원 주방이에요.
공용으로 쓰는 공간에 저렇게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사과를 준비해주셨네요.
사과 뿐만 아니라 지난 추석에는 송편을 한 봉지 가득 놓아두셨었구요.
일 힘들어서 오늘도 같이 일하는 언니동생이랑 막걸리 마시고 들어오는 길인데,
물 마시러 들어간 주방에 이런 게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훈훈한게 이런건가봐요. 자꾸 웃음이 나요.
살기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살기 싫은 곳은 아니구나...그런 생각도 들어요.
오유 여러분도 보고 기분 좋아지시라고, 사진이랑 올려봅니다.
*게시판은 고민 많이 했는데... 좋은 내용이 담긴 글이라면 좋은글게시판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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