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10시간 넘게 진행하신 필리버스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 성남 중원구의 더민주 후보라서 더 관심있게 지켜봤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단어도 놓치지 않고 다 들었습니다.
단순한 테러방지법에 대한 얘기를 하신 것 뿐만 아니라 왜 테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
고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갈등과 분열의 결과로서의 야만적 테러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었던 모두가 어째서 왜 복지국가로서의 변혁을 꾀했었는지.
그리고 6-70년대 산업화를 이룩하고 8-90년대 민주화를 이루었던 눈부셨던 지금의 우리 사회는 왜 혐오와 분열 갈등의 시대로 가고 있는지.
은수미의원님께서 말씀하시는 10시간 내내 저는 그 가운데 "사람"이 있음을 봤습니다.
당신에게 정치란 약육강식이라는 동물의 왕국에서 살고 있는 나약한 인간을, 그 인간의 존엄을 지킬 마지막 보루라는 그 말은 그간 정치에서 느껴왔던 저의 갈증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포기할 수 없다고 하셨던 "겁많은 국민"이, "돌아갈 곳이 없을지도 모를", "경쟁으로만 20대를 보낸" 그 사람이 바로 저라는 걸 깨닫고 의원님의 마지막 발언에 그간 수많은 정치인들에게서는 받아본 적이 없는 큰 위로와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정말 큰 가슴의 위로가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