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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효율성과 통솔력이 좋은거 아니냐고??
게시물ID : sisa_4505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AIA
추천 : 2
조회수 : 50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1/06 23:33:33
잔소리 말고 딱 결론부터.  
독재를 하면 효율성과 사회기강확립을 통한 국력신장이 될거라는 논리는,
공산주의를 하면 평등한 협동을 통한 지상낙원이 될거라는 논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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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나 정말 몰라서 묻는건데,
 민주주의도 옳은 말이고 인권도 옳은 개념이지만,
 강력한 정권이 독재로 국민들을 콱콱 찍어눌러
 잡소리들을 막아버리고 사회의 힘을 하나로 모으면
 그건 좋은거 아닌가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아주 많은 모양입니다.
   
독재를 찬양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실제로 "근데 독재가 왜 나쁜거라는 얘기지? 남들이 나쁘다니까 나쁜줄 알겠는데, 그 근본 이유는 모르겠네"라며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어 보입니다.
   
민주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들은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 가장 선행되어야 할 가치가 바로 민주주의와 인권인데, 일단 여기서는 그 가치와 당위에 대한 모든 얘기들 다 그만두고 실무적, 실익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측면에서 보더라도, 독재로서 국가를 잘살게 하는게, 그게 그렇게 이론대로 쉽게 되는게 아닙니다.
   
독재와 철권정치를 통하여 국민의 발언권을 틀어막는 것은 확실히 딴 소리를 막을 수 있고 이견을 봉쇄할수 있어서 힘을 집중할 수 있죠. 그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따지면 과거 동구권 공산주의정권이 독재 및 철권정치는 잘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 때문에 서방세계보다 더 앞선 경제적 성장을 거두는데 성공한 시기도 일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인권과 발언권의 보장이라는 것은 그게 단순히 문서에 적힌 민주질서를 지키는 행위로 끝나는게 아니라 개인의 자아실현과 가능성에 대한 보장이라는 가치와도 연결되어 있는건데, 그걸 막아서 얻는 성장이라는 것이 항구적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 있어요.
국민이 뭐라고 제 할말을 마음대로 못하게 되면, 정책을 추진하다가 있을 수 있는 "특정계층의 입장 배려 부족"이나 그 외 실무적인 오류들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일을 다 진행해 놓고보니 아차 이걸 생각 못했구나 하는 일도 있을 수 있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지 뭐 하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해 봤더니 그게 소수 약간의 양보로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뒷일을 발목잡더라는 일도 생길수 있습니다.
   
또 있어요.
국민이 뭐라고 제 할말을 마음대로 못하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집권층이 다른거 걱정않고 열심히 소신껏 일할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그렇지가 않아서 집권층이 딴 마음을 먹고 이익을 위해서 국민의 권익을 무시하거나, 잇속을 위해서 부정부패를 벌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선 그런일이 생겨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국민들의 밤거리 안전을 보장해주기 위해 실탄이 장전된 총을 개개인에게 다 나눠준다면, 이론적으로는 총을 주었으니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겠지 하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총때문에 엉뚱하게 희생되는 사람이 더 생겨요. 그게 현실입니다.
국가집권층에게 절대권력을 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아주 운이 좋아서, 그런 부정부패나 실책으로 인해 얻는 손해가국민을 틀어막아 얻는 효율성보다 작더라는 일이 생길수도 있겠죠.그게 항상 그렇게 된다면 참 좋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운 좋은 일은 어쩌다 보면 한번 생기는거지, 항상 운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말해 국민을 확 눌러잡아서 효율성과 국력신장을 가져오는건 어디까지나 독재를 하다보면 생길 수 있는 부산물 중 하나일 뿐 독재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며, 그런 식으로 얻는 효율성과 국력신장이라면 민주질서와 인권개념을 확립하더라도 얼마든지 얻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한데, 독재권력이 무엇때문에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겠습니까.
   
물론 필요한 상황도 있지요. 사회가 굉장히 어렵고 혼란스러워서 최소한의 법적 구속력, 경찰력 등등이 모두 무너져버린 지옥도 상황에서는 절대권력이 나타나 사람들을 찍어누르고
"딴건 절대 터치하지 않을테니까, 최소한의 질서만 지켜라.
 도둑질, 살인, 강간, 모욕, 등등 이런 등등 범죄만 저지르지 마라.
 그런짓 하면 머리에 총알구멍난다" 라고 질서를 잡아야지요.
그러나 이런 일은 평시에 할 일은 아니지요.
   
추가 :
좀 더 깊이 알고싶은 분은,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보시면 궁금했던 것이 좀 풀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홉스는 강력한 독재권력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았던 사람인데, 그 홉스조차도 책을 보면 "권력이 지켜야 할 일들"을 엄청나게 길게 적어놓았습니다. 거의 법학책을 보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강력한 권력의 등장을 비난하는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본 사람조차도 "이러이러한 것을 다 지키는 권력이 들어서야 사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다"고, 굉장히 많이 토를 달아 놓았습니다. 이 책은 절대권력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의미에서 왜 유용한 것인지 조리있게 설명해 놓은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보면 "이런 의미의 독재권력이라면 나라도 찬성하겠다" 라는 마음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앞뒤가 맞게 잘 써 놓았습니다. 그러한 이 책조차도 아주 엄격한 조건들을 다 갖춘 절대권력만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다는건, 독재로 사회발전을 이룬다는 발상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것인지를 역으로 알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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