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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주일 전, 예전에 김연아 무대의상 네일로 베오베에 가셨던 김가넷양의 재능기부 글이 올라온 적 있었어요.
저는 솔직히 한 번도 네일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회사다닐 땐 종종 받았었죠.
그러나 회사를 그만 두고나서 이런 일, 저런 일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가넷양의 글을 보고
네일을 통해 힐링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음가는대로 글을 휙휙 갈겨쓴 메일을 보냈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금방 답장이 왔습니다.
분에 넘치는 것 아닌가 고민도 했었습니다.ㅜㅜ
하지만, 지금 제 상황이 부모님께도, 친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 네일힐링을 받으며 가넷양과 적잖이 수다를 떨고 싶었습니다.
제가 네일을 힐링으로 생각했듯이 많은 여성분들은 손톱관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오유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여친이 화가 나면 네일샵에 데려가세요ㅋㅋ
그녀의 화가 눈녹듯이 풀리는 것을 보실 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었어요!
슬픈릴리트님께서 네일을 받으셨을 때는 혼자 계신 댁으로 찾아뵌 것이었지만
저는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별로 안 내켜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고민하다가 커피 한 잔도 대접할겸 영등포구청 이디야에 야외테이블이 있길래 그곳에서 뵙기로 했습니다.
가넷양께서는 본인을 미역두른 오징어라 칭하셨지만ㅋㅋㅋㅋㅋㅋㅋ
전혀 아니였어욬ㅋㅋ 왜 본인을 낮추신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미역두른 오징어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가 그 상상이 와장창 깨진 것을 봄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커피와 함께 손톱관리를 받기 시작했는데 유리 안 쪽에서 사늘한 눈빛이 느껴지더군요-_-++++
그러더니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직원분이 우리 가넷양에게!!!!!!!
뭐라뭐라 하는 것 있죠ㅜㅜㅜㅜㅜ
ㅇㄶ;ㅓㅁㄱㅎ;ㅁㅎ;ㅐㅓ;허'ㅔㅔㅓ해ㅔ'ㅔ허
전 가넷양의 표정이 서서히 굳는 것을 봤어요.
괜히 제가 고집피워 커피숍에서 뵙자 한 것 같아 적잖이 죄송했습니다.ㅜㅜㅜㅜ
다시 한 번 사과드려요 가넷양ㅜ
그래서 결국 집에 데려가려고 엄맣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으시더라고요.
옳타쿠나 싶어 바로 데려갔습니다.
짠♥
어떤 스타일을 할까 엄청무지완전젠장 고민하고 토론하다가
봄인데!
꽃폈는데!
살구색 계열로 하고 싶어서 요 색을 텤킛 했죠ㅋ
그리고 제가 스톤을 아주아주 옛날에 사놓곤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이 스톤 다 써도 좋으니 써달라고 하여
가넷양 스톤+ 제 스톤을 아주 후다다다 붙여버렸죠ㅋㅋㅋㅋ
그리고 스톤으로 텐션을 빠박 주다가 중간에 하트펄로 훅! 하고 텐션을 놓아버린 저 것, 보이시나용?
사랑에만 밀당이 필요한게 아니졀, 절대 아니졀ㅋ
네일에도 밀당은 필요합니다ㅋ
밀당을 사랑합시당♥
이쁘죠?
완전 이쁘죠?
빨리 이쁘다고 말해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제 자신의 손톱에 나르시즘에 빠져있는 도중
어머니가 등장했어요!
저랑 가넷양 둘 다 초긴장ㅎㄷㄷ
다시 한 번 가넷양께 죄송스런 순간이었어요ㅜ
저라도 긴장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원래 엄마도 받게 해드리고 싶다고 이 분이 그랬는데 엄마가 싫어해서 카페에서 하다 쫒겨났어ㅜㅜ
그냥 엄마두 일로 와서 네일 받아ㅜㅜ'
라고 얘기했죠.
가넷양께서 이번 기회에는 아니더라도 나중에라도 어머니 해주고 싶다고 하셨었거든요.
정말 천사심ㅠ
어머니도 여자이신지라 막상 제 손을 보니 받고 싶으셨나봐요.
울 엄마 항상 네일받고 싶어도 자신감없으시고 꾸미는걸 억누르는 스타일이셔서 한 번도 받지 않으셨거든요.
솔직히 저보다는 울 엄마에게 좋은 기회였어요.
핑꾸핑꾸♥
분홍에 고양이 실루엣이 어찌 보면 어린 사람들에게 더 어울리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머니의 소녀적 감성을 다시 한 번 자극시켜 드리기엔 정말 좋은 네일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오른손 약지는 잘 안 보이네요^^;
저기엔 장미꽃 모양이 그려져 있었어요ㅎㅎ
원래 꽃으로 하려다가 어머니가 고양이보시곤 더 맘에 들어하셨거든요.
다 받고 기뻐하시면 '덕분에 이런 것도 해보게 해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하셨어요.
맨 처음 저희 엄마가 갖고 계시던 인식을 바꿔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딸내미 덕분에 이런 것도 해봤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신다는 어머니 얘기를 듣곤 제가 그동안 얼마나 불효녀였는지
새삼 느꼈습니다ㅜ
조금 더 신경써 드릴 수 있었는데.....
항상 말투도 퉁명스러워서 제가 아까 엄마랑 얘기할 때도 가넷양이 싸우지 말라고까지ㅋㅋㅋ 했을 정도였거든요^^;;;;
제게 깨달음을 주시고 우리 모녀에게 힐링을 선사한 그녀, 김가넷.
그녀를 진정한 선녀라고 인정합니다. 땅땅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