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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관찰은 무한대라고?
게시물ID : science_66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2
조회수 : 121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8/01/22 15: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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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상한 골목을 지날 때였다.
 
 
 "어이. 뭘 그리 바삐 가시나?"
 
 
 괴상하게 머리가 크고 음침한 마귀였다. 난 모른 척했다.
 
 
 "짜잔!"
 
 
 마귀가 내 앞으로 갑자기 나타났다.
 
 
 "원하는 게 뭐야?"
 
 
 "재밌는 게임이 하고 싶어!"
 
 
 "장난해? 난 도박 때문에 빈털터리가 됐다고."
 
 
 "이건 도박이 아니야."
 
 
 "맘 없어."
 
 
 마귀는 몸집을 크게 하더니 위협을 하였다.
 
 
 "안 돼! 죽거나 나랑 게임을 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끄덕)"
 
 
 "히히히. 날 이기면 니가 원하는 무엇이든 줄게."
 
 
 "오오?"
 
 
 "그리고 게임 룰도 마음에 들 거야. 너한테 굉장히 유리하거든."
 
 
 "룰이 뭔데?"
 
 
 말을 마치자 마귀가 커져서는 나를 잡아먹었다.
 
 
 
 
 
 
 
 
 
 
 
 
 
 
 깨보니 공간이었다.
 
 
 "여긴 어디지. 마귀는 어디로 간 거야."
 
 
 앞에는 항아리가 있었다.
 
 
 안을 들여다 봤다.
 
 
 이상하게도 안이 보이지 않았다.
 
 
 "에헴! 내 목소리가 들리시나?"
 
 
 하늘에서 마귀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여긴 어디야. 날 내보내 줘."
 
 
 "게임을 끝내면 보내줄게. 참고로 여기는 너한테 유리한 공간이라고. 시간도 흐르지 않고 배도 고프지 않고 죽지도 않아."
 
 
 "... 게임은 뭐야?"
 
 
 "간단해. 항아리 보이지?"
 
 
 항아리를 내려다 보았다.
 
 
 "항아리에는 공이 들어 있어. 공의 색깔을 맞추면 승리!"
 
 
 "개소리!"
 
 
 "왜? 문제 있어?"
 
 
 "색깔은 엄청나게 많잖아. 이건 불리한 게임이야."
 
 
 "아아, 공 색깔은 빨간색이나 까만색뿐이야. 그리고 한 종류만 들어있을지도 몰라."
 
 
 "그게 뭐야. 확률은 50대 50이잖아."
 
 
 "그러면 너한테 유리하지 않지! 너는 한 번 도전할 수 있는데 도전하기 전까지는 마음대로 공을 꺼내봐도 돼! 천 년이든 만 년이든"
 
 
 "에?"
 
 
 "궁금한 건 또 없어?"
 
 
 "만약에 내가 지면 어떻게 되지?"
 
 
 "최악이지. 그럼 도전할 때 불러!"
 
 
 목소리가 사라졌다.
 
 
 최악이라니, 무슨 말일까?
 
 
 어쨌든 항아리에 손을 넣어보았다.
 
 
 보이진 않았지만 공이 만져졌다.
 
 
 꺼냈다.
 
 
 
 
 빨간색이다.
 
 
 
 "빨간색 공..."
 
 
 
 
 
 
 또 공을 꺼내보았다.
 
 
 
 
 
 
 두 번째도 빨간색이다.
 
 
 
 "빨간색 공..."
 
 
 
 
 
 
 
 
 
 
 
 
 
 
 
 .....
 
 
 
 
 
 
 
 
 
 
 
 
 
 
 
 
 
 또 공을 꺼내보았다.
 
 
 삼십억 번째도 빨간색이다.
 
 
 "빨간색 공..."
 
 
 "으으... 으으으!!"
 
 
 "이 미친 마귀놈아! 빨간색 공밖에 안 나오잖아!"
 
 
 "도전할 거야?"
 
 
 목소리가 들렸다.
 
 
 "으으으!!"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이 겁쟁아. 변죽만 울리지 말고 어서 도전 하라고."
 
 
 "꺼져! 더 할 거야."
 
 
 목소리가 사라졌다.
 
 
 
 
 
 
 
 
 
 
 
 
 
 
 계속,
 
 
 계속 반복했다.
 
 
 여전히 빨간색이었다.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다.
 
 
 "도저히 못참겠어... 마귀야! 도전이다"
 
 
 "드디어 도전이군?"
 
 
 "이번에 나올 공은..."
 
 
 "오오?? 과연 무슨 색으로 말할 거야??"
 
 
 "이번에 나올 공은...
 
 
 
 
 
 
 
 
 
 
 
 
 
 
 
 
 
 
 
 
 
  빨간색이야."
 
 
 "에... 너무 시시한 대답이잖아."
 
 
 마귀가 씨익하며 웃고 있었다.
 
 
 불길하다.
 
 
 천천히 공을 꺼냈다.
 
 
 공의 색은....??
 
 
 
 
 
 
 
 "에??!"
 
 
 마귀가 놀라서 소리쳤다.
 
 
 "빨간색이잖아! 젠장. 마귀인 내가 지다니."
 
 
 "하...하하."
 
 
 "뭘 원해?"
 
 
 "일단 니가 죽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돈도 엄청나게 많이 줘."
 
 
 "한 100억 줄까?"
 
 
 "좋지."
 
 
 "소원은 하나만 가능. 그럼 난 이만! 하하"
 
 
 마귀는 돈을 주고 도망쳐버렸다.
 
 
 
 
 
 
 
 
 
 
 
 
 
 
 
 언제 정신을 잃었는지 모르겠지만 가만 보니 마귀를 만났던 이상한 골목이었다.
 
 
 "데려다 준 건가?"
 
 
 시계를 봤다.
 
 
 새벽 5시.
 
 
 시간이 하나도 지나지 않았잖아?
 
 
 들떠서는 집으로 향했다.
 
 
 돈 방석!
 
 
 돈 침대!
 
 
 돈으로 목욕하기!
 
 
 돈으로 영웅본색 따라하기!
 
 
 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오전 8시였다.
 
 
 피곤하다.
 
 
 슬슬 잠을 자야지.
 
 
 근데 이상하게 밖이 아직도 깜깜하다.
 
 
 이번에는 빨간색 공이 아니려나.
 
 
 
 
 
 
 
 
 
 
 
출처 귀납법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2018-01-22 15:24:14추천 0
단편을 올려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과학과 관련이 있는 소재 같아서 과게분들의 의견은 어떤가 하여 한 번 올려봤습니다. 성격에 맞지 않는다면 삭제하고 다음부터는 지양하겠습니다 ㅎㅎ 소재와 관련된 키워드는 귀납법 과학적 회의주의 과학적 실재론 과학적 비실재론 방법론적 자연주의 등입니다
댓글 1개 ▲
2018-01-22 15:26:59추천 0
라플라스의 악마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그런 권위가 있다는 뜻은 아님)
2018-01-22 17:08:04추천 3

공게에서 읽고 한마디 하려다 공게라서 말았는데

위와 같은 생각으로 쓰신 글이면

조금 화날 정도로 과학적 귀납법에 대한 이해도는 없으신 것 같긴 합니다
댓글 4개 ▲
2018-01-22 17:34:39추천 0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명제가 참인 것과 굉장히 신뢰할 만하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서 쓴 글이며 과학이 신뢰하기 힘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귀납 추론(歸納推論)은 1620년에 프랜시스 베이컨이 창안한 추론 방법이다. 베이컨 모델에 따르면 경험적 사실로부터 추측 혹은 가설과 원리를 생각해내고 경험적 사실로 참/거짓을 판단하는 방법을 말한다. 편견과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나 오로지 경험적 사실로부터 추론해 낸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하지만 1740년 데이비드 흄에 의해 많은 단점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 주 내용은, 이러한 귀납적 추론들이 인간의 관측 가능한 세계 밖에서는 의미가 없을 뿐더러 인간의 감각적인 인식으로는 영원불변해야 하는 과학적 지식들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태양이 매일 아침마다 동쪽에서 뜬다'라는 과학적 가설을 추론했다고 할 경우에 이것은 증명을 요구하는데, 매일이란 하루도 빠짐없이 과거, 현재, 미래를 포괄하는 단어이다. 과거부터 태양이 수억 번을 동쪽에서 떴다고 해도 내일 아침도 똑같이 뜬다는 보장이 없고, 그러한 판단은 이전의 관측 자료를 근거로 하는 것이기에 귀납주의적 접근으로는 이 추론을 절대 정당하게 증명하지 못한다.
출처 위키백과
2018-01-22 18:12:42추천 0
과게는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이 나올 것 같아서 쓴 글이니 화내지 마셔요 ㅠ 참고로 무교이고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ㅎㅎ 과학이 주로 종교와 대척점이 있어서 과학에 대판 비판이 민감한 걸 감안하고 쓰지 않은 제 불찰 같네요.
2018-01-23 00:15:37추천 1
수학적 귀납법만 생각해서 뭔 이야긴가 했네요.. (-수학과)

제가보기에 논리적으로 글에 문제가 있는건 아닙니다만 과학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이유를 지금까지 계속 떴으니까 같이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건그렇고 님이라면 https://namu.wiki/w/%EB%8F%84%EB%B0%95%EC%82%AC%EC%9D%98%20%EC%98%A4%EB%A5%98

이걸 읽고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시지 않을까 해서, 가져와봤습니다.
2018-01-23 01:17:07추천 0
감사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수학적 귀납법은 상당히 아름다운 논리 전개라고 알고 있습니다. (자세히는 모릅니다)
도박사의 오류는 알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제 글과 연관된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네요.
과학적으로 태양이 떠오르는 이유는 지구가 자전하는 관성의 법칙과 태양이 가지는 만유인력 등등이 원인이 있겠지요.
제가 알기로는 관성의 법칙과 만유인력은 모두 귀납적 추론으로 만들어진 법칙이고
이후로는 이 법칙을 제1대명제로 삼아 연역적 추론을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소재 감사합니다 ㅎㅎ
2018-01-22 17:45:29추천 1
그냥 악마 뱃속에서
악마랑 친구먹고

유유자적 살면 안되나

나가면 언젠가 죽자나
댓글 0개 ▲
2018-01-23 06:32:30추천 1
일단, 재미있어서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과학게시판과는 조금... 역시 꼭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철학게시판이 차라리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을거에요. 무서운 것 좋아하지 않아서 공포게시판에는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내용이라면 책게시판에도 올려주세요.
댓글 0개 ▲
2018-01-27 19:00:18추천 1
흰색나오면서..
"전자라는게 말이야..."
그러길 바랬는데...
댓글 1개 ▲
2018-01-30 04:39:42추천 0
옹?? 양자역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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