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한국 요괴 이야기 (3) 이무기
게시물ID : humorbest_6685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spel
추천 : 41
조회수 : 6593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4/30 06:18:0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29 20:16:58









용오름 해보는 것이 일생일대의 소원!

 

 

~용보다도 유명한 인기요괴~

 

 한국 사람이라면 이무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무기가 이 되기 전 단계의 요괴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용이라는 동물이 알려진 아시아 국가중에서 용이 되고자 수련하는 이무기가 존재하는 나라는 오직 한국뿐이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용이 되려는 이무기의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다.1 그런 나라에서는 그저 '용이 되기 위해 수행중인 뱀'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2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반도에서는 용과 뱀 따위의 동물 사이에 중간단계가 반드시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무기는 뱀처럼 생긴 요괴로, 용이 되기 위해 수행을 하는 도중의 과정에 속해있기 때문에 여의주는 보통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만약 여의주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2개 이상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무기는 또, 용만큼은 아니지만 비와 구름을 다룰 수 있고, 강력한 힘을 내재하고 있다. 주로 늪이나 용소, 깊은 계곡 등에 숨어 살거나 깊은 물속에서 사는데, 물속에선 대적할 동물이 없어 왕처럼 산다고한다. 보통 헤엄치는 모든 동물을 지배하며, 물고기가 2500 마리 이상인 호수나 강에는 이무기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그런데 물고기 입장에서는 물고기를 잡아먹는 거대한 뱀이 왕 행세를 하고 있으니, 폭군이나 다름 없다.3 물고기가 많은 자리를 잡기 위해 다른 이무기와 싸우기도 하지만, 보통 서열 순으로 좋은 자리를 잡아 살아간다고 한다. 이무기는 수행을 하다가 어느 때가 되면 평생의 소원인 용오름(용트림도 해가면서)을 하면서 하늘로 승천한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무기의 성향이다.


 

~뱀이 아니어도 이무기가 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이무기에 대해서 오해하는 몇가지 사실이 있다. 그 중 첫번째로, 이무기는 뱀이 수행을 통해 변하여 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무기가 될 수 있는 동물은 뱀 뿐만 아니라 두꺼비, 잉어, 지네, 지렁이, 심지어는 우렁이도 이무기가 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런 동물들이 용이 되는 이야기가 있고, 극단적인 예로 일본의 어떤 게임(포◇몬스터)에서는 잉어가 용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어떤 조건에서든지 상관하지 않고 물과 가까이하면서 오래 살아 수행을 계속하면 이무기가 될 수 있다.4

 

 다음으로 오해하는 것은 이무기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이다. 이무기도 성격이 천차만별이다. 별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심형래 감독의 [디워]에서도 착하고 악한 이무기가 동시에 등장한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이무기가 수행을 계속하는 도중에는 그동안의 쌓아둔 공력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서 인간을 해치려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일부러 사람이 찾지 못하게 인적이 끊긴 오지에 사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용이 되기 위해 사람을 도와주기도 한다. 원청강이 오늘이 전설이 그 중 가장 대표적인데, 이무기가 여의주를 두개나 가지고도 용이 되지 못하여 고심하고 있는데, 오늘이가 이무기의 도움을 받고 그 이유를 알려준다는 내용이 있다.5 삼국유사에서도 보양법사의 불법교화를 남몰래 도운 이무기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여기서는 몰래 돕다가 천제에게 걸려서 법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등, 어째 용이 되기를 포기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무기는 왜 사람을 해치는가.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화가 났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수행을 하고도 승천하는데 실패하여 하늘에 오르지 못했으니 그 분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래서 이무기는 분풀이로 사람을 해치고 난리를 벌이는 것이다. 일부는 제 화를 이기지 못하고 그 열기를 외부로 분출하여 날 뛰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런 경우 제 존재를 유지하지 못하고 강철이와 같은 요괴로 화하게 되는 것이다.

 

 

~한 많은 민족에게서 생겨난 한 많은 요괴~

 

 흔히 한국인을 한(恨)의 민족이라고 한다. 민요에서도 한을 안으로 삭이며 부르던 가사들이 남아있고, 많은 민담과 전설에서도 한국인 특유의 한을 느낄 수가 있다. 이무기도 어쩌면 이런 한민족의 한의 정서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바라던 것을 이루지 못한 채 마음속에 한을 깊게 품게된 이무기는 옛 선조들과 매우 닮았다. 그러나 이무기는 그 한을 외부로 분출하면서 풀 수 있었다. 그런 동질감과 부러움으로, 이무기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출처 : [은여우 공작소]




  1. 중국에서는 이무기가 용과는 전혀 상관 없는 뱀 종류의 요수인데다가 하는 짓도 영 진상이고, 일본의 미즈치(水ち)라고 불리는 괴물은 본디부터가 물의 신이었다가 단순한 괴물로 격하된 케이스. 묘하게 취급들이 안 좋다.(...)
  2. 중국의 고사에서는 거슬러 오르기만 해도 용이 된다는 폭포가 있는데다가, 일본의 어떤 게임(포켓몬☆터)에서도 중간단계 없이 용이 되는 경우도 있고...
  3. 폭군 티라노사우르스?
  4. 지네나 지렁이도 축축한 땅 속에서 사니까 물과 가까이 사는 게 맞다.
  5. 이유는 여의주를 '2개' 가지고 있어서다. 욕심을 버리고 1개만 가졌더라면 진즉에 승천했을 것이라고. 안습.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